병원에서 MRI 왜 자꾸 찍자 하는지 봤더니…
최근 국회에서는 "국내 대다수 국립대 병원이 내구(耐久)
연한을 훨씬 넘긴 중요 의료장비 수십 대를 사용 중에 있다"
고 발표했다. 특히 가장 대표적인 의료장비 자기 공명 영상
촬영(MRI) 기기(器機)를 내구(耐久) 연한(年限) 8년보다
몇 갑절인 20년이 다 되도록 사용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MRI는 최첨단(最尖端) 의료장비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
이다. 한때는 MRI 유무(有無)로 병원의 수준(水準)을
판단 하기도 했다. MRI 촬영의 결과는 그냥 믿어도 될 것
같은 막연한 신뢰감(信賴感)을 갖기도 했다.
지금도 적지 않은 비용(費用) 때문에 촬영 받고 싶어도
쉽게 마음을 내지 못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국립대학 병원조차 정부가 정한 내구(耐久)연한을 훨씬
넘게 사용하고 있다는 MRI를 민간(民間) 병원들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현재 시점(時點)으로 보면 20년 더 된
‘중고(中古) 장비(裝備)’다.
다른 곳에서 쓰던 것을 구입한 사례(事例)도 확인됐는데
그렇다면 수명(壽命)이 더 늘어난다. 이들 장비가 버젓이
첨단(尖端) 장비처럼 사용되고 있다니….
국내 병원에서 MRI가 일반화(一般化)된 것은 최근(最近)
이다. 2018년 10월 시행된 ‘문재인 케어’가 촉매(觸媒)
역할을 했다.
암(癌), 뇌혈관(腦血管) 질환 등 MRI 검사에 대한 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시행 2년 만에
MRI가 한국 의료에서 보편적인 영상검사 장비가 되었다.
상급 종합 병원의 MRI 촬영 환자는 3배 이상 늘었으며
총 촬영 환자는 불과 3년 사이에 약 10배 이상 증가했다.
MRI 촬영 건수와 의료비 지출은 폭증(暴增)했다.
MRI는 자기장(磁氣場) 세기(T∙테슬라)가 높을수록 더욱
선명하고 정밀한 영상(映像)을 얻을 수 있어 미세한 병변
(病變)이나 구조물까지 진단할 수 있다.
문제(問題)는 이번 국회의 지적처럼 노후화(老朽化)된
장비다. 내구연한 8년을 넘어 10년 이상인 MRI가 무려
40%가 넘는다.
의료계의 핵심(核心) 장비인 MRI가 이처럼 30년이 넘도록
병원 현장에서 사용되고, 최고 해상도가 아닌 중저 해상도
MRI가 주종(主宗)을 이루는 가장 큰 이유는 성능(性能)과
내구(耐久) 연한에 따른 차등 수가(酬價)의 적용이 없기
때문이다.
노후화에 따른 보상(報償) 역시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높은 보급률에도 불구하고 노후 장비가 다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국립 대학 병원들조차 사용 연한이 몇 배 지난
중고(中古) MRI를 버젓이 사용하게 된 까닭이다.
일본(日本)은 MRI를 비롯한 의료 영상 촬영 장치의 내구
(耐久)연한과 성능의 차이를 반영해 의료 수가(酬價)를
지불한다.
같은 모델의 장비 일지라도 내구(耐久)연한이 지난 것은
등급을 낮추어 자연스럽게 중고(中古) 장비들의 퇴로를
만들어 주었다. 이로써, 의료기관들이 자발적으로 고성능
장비에 투자하도록 유도했고 당연히 의료기관 간 고성능
장비 도입 경쟁이 일어났다.
높은 자장(磁場)의 신형 장비를 구입하면 질 높은 수준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보상 수가(酬價)가 많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가능하다.
환자 진료에 고해상도의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무엇보다 의료 기술의 변화가 즉각적으로 수가(酬價)에
반영되는 역동적인 수가(酬價) 체계다.
그 결과 의료 영상의 질적 수준을 높였고, 자국내 MRI 관련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한 셈이다.
의료 영상 촬영과 판독의 오류는 암(癌) 오진(誤診)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의료 현장에서 진료의 기본은 정확한 판단을
위한 검사이고 MRI 촬영을 통한 영상 진단은 그 중심에 있다.
MRI 의 성능과 내구(耐久)연한에 따른 수가(酬價) 체계를
재편하고 같은 연도의 장비라도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아
해상도(解像度)가 떨어지면 수가(酬價) 지불을 일시 중지
하며 연한이 지난 중고(中古) MRI에 대해서는 퇴출에 가까운
저 수가(低 酬價)체계를 적용할 경우 적어도 촬영으로 인한
오진(誤診)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환자들의 알 권리 차원과 환자 안전 면에서도 사용 연한을
초과한 MRI는 공개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수 개월 고액(高額)비용에도 어려웠던 부품 교체와 고장
수리도 한결 용이해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아도 만연한 병원들이 수익 증대에
혈안(血眼)이 되어 MRI 촬영을 남발(濫發)해 오고 있는데,
성능별 차등화는 오히려 병원간 최신 MRI 도입 경쟁을
촉발해 중복 촬영, 촬영료 증가 등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憂慮)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중고(中古) MRI 촬영료를 인하(引下)하고 동일
기종(機種) 혹은 동일 등급의 MRI로 촬영한 환자는 상급
의료기관 혹은 타 지역의 병원을 이용할 때 판독료만 추가
청구할 수 있게 해 중복 촬영으로 인한 폐해(弊害)를 방지
할 수 있다.
<출처 : 코메디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