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을 아주 잘 잤고, 느긋하게 아침을 맞고 있는데...
(저는 아주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뒤, 노트북 음악을 켜놓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는데요.)
전화가 왔습니다.
여기 본부의 사무장이었는데,
"남궁 선생님, 지금 우리 아침 커피 시간인데 내려오시지 않으시겠어요?" 하기에,
"예? ... 근데, 난 아직... 씻지도 않았는데......" 하자,
"그럼, 천천히 하시고... 그 대신, 점심은 우리랑 함께 하는 걸로 하세요. 오늘은 조리장님이 출근하셨으니, 12시 정각에 식당으로 내려오세요." 하는, 반 강제적인 명령(?)이 와서,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하자,
"무슨 말씀이세요? 이런 거 저런 거 따지지 말고, 그냥 내려오세요." 하기에,
"예... 그러지요..." 하게 되었는데요,
창을 열어보니, 가는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기 베란다에 나가 보니, 눈이 내려... 먼 산은 보이지가 않더군요.(아래)
그래서 또 한참을...
바깥 풍경을 내려다 보고 앉아 있었답니다.(아래)
그렇게 오전을, 느긋하게 일(요즘 하고 있는 그림 작업의 동영상)도 하면서...
보냈는데요,
근데 사실은, 어제도 오후엔... 이 마을 외곽에 있는(구 도로를 타고 산을 오르는) '서자골'에 다녀왔었거든요?
거기서 내려다 보는 이 마을과 주변 산경관이 아름다워서, 그 사진을 찍기 위함이었지요.
그런데 눈길을 오르려니 힘도 들었고, 신발도 다 젖는 등... 어려운 산행이 되고 말았지만요.
그래도 원래의 목적이 그랬기 때문에(?), 가만히 머물로 있지는 못하겠더라구요.
나름, 제가 원했던 일을 했다는 겁니다.
그렇게 산 사진을 찍고 돌아왔더니, 제 숙소 문고리엔 김치통이 걸려 있었고... (여기 직원들 퇴근하면서 걸어놓고 간 듯)
그래서 혼자 밥을 해서 그 김치하고 밥을 먹었는데,
그래도 맛만 있드라구요.
그리고 다시 오늘로 돌아와,
점심이 되었고, 늦으감치 샤워를 하고 식당으로 내려갔더니...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여긴 늘 '뷔페식'이라, 본인이 알아서 밥을 퍼와 먹는데...
제 식사(아래)
근데요,
보기엔 별로 같잖습니까?
근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여기 조리장님의 음식솜씨가 너무 좋아서, 저렇게 간단한 것 같은데도... 맛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답니다.
(작년에 있을 때도 익히 알았지만, 일단 여기에 와서 식사를 한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아니, 음식 맛이 왜 이렇게 좋습니까?"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랍니다.
오늘의 메뉴도 아주 간단했는데,
저 '김치국'이요, 정말 환상적이었구요, 시원하고 담백하고......
'코다리 찜'도 있는데, 이 분의 대표적인 요리로...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에,
김치야, 작년에 우리 멤버들이 함께 담근 김장김친데... 여전히 맛이 있고......
너무 맛있게 점심을 먹고 올라오려는데,
"선생님, 이거 가져가서 드세요." 하면서 사무장이 내민 것은,
여기 농장의 딸기로, (아래)
"어제는 따놓았던 딸기가 없어서 못 드렸는데, 오늘 딴 거니... 맛있게 드세요." 하면서 주는데,
어찌 아니 고마울 수가!
이런 엄동설한에 산골에 왔는데, 딸기라니......
그렇게 점심을 먹고,
오늘도 밥값(?)을 하기 위해... 오후엔 한 차례 또 '이미지 사냥'에 나섰지요.
눈에 발이 푹푹 들어가는 눈길을...
그렇게 다시 작년 숙소 있는 곳을 간 다음, '산타마을'로 향했는데요,
제가 그랬던 데에는,
어제는 시간을 놓쳐 윗동네(서자골)까지 걸어올라갔지만, 오늘은 '농어촌 버스'를 타기 위해서였답니다.
더 멀리 가고도 싶었지만, 그러자면 돌아오기가 힘들어(하루에 두 차례밖에 없는 버스라, 몇 시간 뒤에나 막버스가 있기에)...
오늘도 '서자골'까지만 갔다가, 거기서 보이는 풍경 사진을 다시 찍기 위함이었는데요,
어쩌면 눈이 오기 때문에 버스가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5분 쯤 뒤에 버스가 나타나더라구요. (아래)
너무나 고마워서, 버스에 타면서는... (무료)
"이렇게 날씨가 나쁜데도 버스가 와 줘서 고맙습니다." 하고 말하며 탔는데,
젊은 기사는 그에 따른 대꾸 한 마디 없드라구요. (저만 머쓱했지요.)
그런데 역시나, 버스엔 승객이 하나도 없이... 저만 유일했는데,
그러고도 겨우 두 정거장 더 가서 내렸으니......
내릴 때도,
"고마워요!" 하고 인사를 했는데,
그는 역시 아무 대꾸도 없어서...
저만 민망하드라구요.
('예'라는 단 한 마디만 했어도 좋았을 텐데, 우리나라 시골 버스의 기사들은 대부분이 이렇게 무뚝뚝합니다. 안 그런 사람도 있긴 한데, 자신들이 '서비스업종'에 근무한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좋은 나라' 아닙니까?
이렇게 산골인데도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농어촌 버스'(무료)가 손님이 없음에도, (더구나 이렇게 악조건인 기상상태에도) 운영된다는 사실이요......
그렇게 오늘도 올랐던 그 곳에서선,
내리는 눈 때문에(여전히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답니다.) 보이지도 않더라구요. (아래)
물론 몇 컷의 사진을 찍고는 천천히 걸어서 내려왔지요.
근데요, 제가...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빼놓았는지) 모르는데, 이빨이 없드라구요.
점심을 먹고 올라왔는데, 뭔가 허전해서 보니...
'이빨 빠진 도장구'가 돼 있더라구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없는데... (해넣은지 열흘이나 됐을까? 한데요.) 어찌 한다지요?
작년 여기에 처음에 왔을 땐, 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안경'을 놓고 와서 애를 먹었었는데,
이번엔 이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