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이종범 "신참들 똑바로 해"

[수호천사]

이종범 "신참들 똑바로 해"

어린 후배들 '철없는 행동'에 쓴소리

“돈을 몇 억원씩 받으면 뭐하나, 어린 선수들이 생각이 없다.”

기아의 야수 최고참 이종범(35)이 15일 잠실 LG전에 앞서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팀 분위기를 개탄하며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종범은 해태 시절부터 타이거즈의 전성시대를 몸소 체험한 몇 안되는 선수중의 한명이다. 또 기아의 실질적인 구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종범은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강철민이 강판되며 공을 볼보이 쪽으로 집어던진 ‘불손한’ 행동에 대해 “예전같으면 선배들에게 엄청나게 혼나고,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갔을 것”이라고 따끔하게 얘기했다. 당시 강철민은 3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4실점한 뒤 교체되자 불만스런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고 다들 힘든 상황이라 선수들에게 별다른 얘기를 하지는 않고 있다”는 이종범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해태의 마지막 전성기 96~97시즌을 회상하며 “당시엔 선수들이 플레이할 때 긴 말이 필요없었다. 서로 알아서 플레이해 손발이 척척 맞았었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고참들은 고참들대로 팀을 이끌었지만 후배들도 참 열심히 했다”며 당시 어린 나이에 펄펄 날던 이대진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최근엔 뭘 좀 하려면 후배들에게 일일이 다 설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범은 “당시만 해도 경기에 나가면 80% 정도는 이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팀이 부진하다 보니 상대 팀들이 우릴 잡으려고 악착같이 덤벼든다”며 서글퍼 했다. 최하위로 처져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기아에겐 예전과 같은 ‘끈끈한 분위기’가 아쉬운 상황이다.

잠실=한준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