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프레이트라이너의 프로토타입 트럭 ‘인스퍼레이션’에는 운전사가 필요하지만 장거리 운전 중 조종 등 여러 작업을 컴퓨터에게 넘길 수 있다.
컴퓨터들이 결국에는 트럭 운전사들의 일을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트럭 운전사들의 일을 더 수월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럭 제조사 다임러, 볼보, 나비스타 인터내셔널, 파카가 트랙터 운전에서 가장 지루한 요소 중 일부를 완화시키고 사고 방지와 연료 절약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자동화 시스템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트랙터 스스로 방향을 바꾸고, 느리게 움직이는 차량에 접근할 때는 브레이크가 작동하며, 운전사가 다른 차선으로 벗어날 때는 경고음을 내고 사각지대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제조사들은 장거리 운전 중 운전사들이 조종, 가속, 감속을 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동화 차량들의 수요를 개발하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매우 중요한 입문 단계로 여기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결국 완전히 스스로 운행하는 트럭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예측 전문가들은 트럭운송업계 임원들과 규제당국에게 자동화 차량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신시키기 위해 필요한 테스트를 고려하면 십여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트럭에 추가되고 있는 기능 중 일부는 승용차 기능들과 비슷하지만 일반적으로 상업 및 산업용 차량의 자동화 시스템은 대부분의 승용차 자동화 시스템보다 훨씬 앞서있다. 광산 차량과 군용 지게차는 이미 운전사 없이 작동한다.
다임러의 프레이트라이너는 지난 5월 대형 트럭 ‘카사디아’에 기반한 자율주행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운전사가 있지만 장거리 운전 중 조종 등 여러 작업을 컴퓨터에게 넘길 수 있다. 다임러 임원들은 이 기술이 운전사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운전사 피로는 트럭운송업계에서 고질적인 높은 이직율의 원인이 된다.
‘인스퍼레이션’이라 불리는 이 프로토타입의 시스템은 지속적인 조종이 필요한 언덕 지형과 바람이 부는 날씨를 보완한다. 짐 마틴 프레이트라이너 엔지니어는 “그런 환경이 운전사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며 “이제는 편하게 앉아 운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네바다의 한 고속도로에서 인스퍼레이션이 달리는 동안 그는 운전석에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다. 이 도로는 프로토타입 운행이 허용된 곳이다.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충돌 완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카메라와 레이더 빔이 도로를 스캔한다. 다른 차량을 감지하면 안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차에 탑재된 컴퓨터가 조절판을 조정하거나 브레이크를 적용한다.
프레이트라이너는 올해 팔린 카사디아의 약 46%가 충돌 방지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전년의 24%보다 오른 수치다. 브레이크 시스템 제조사 벤딕스 커머셜 비히클 시스템은 충돌 방지 시스템 판매량이 3년 동안 연 평균 24%씩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벤딕스의 경쟁사 와브코 홀딩스는 자사 충돌 방지 시스템 판매량이 올해 32%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에는 49% 늘었다.
운송업체 UPS는 올해 벤딕스 시스템을 갖춘 대형 트럭 2,600대를 주문했으며, 궁극적으로 1만6,000대가 넘는 고속도로 트럭 전체로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사각지대 경보와 차선 이탈 경고 기능도 제공한다. UPS는 이런 안전 기능들이 좀더 자동화된 운행 기술의 선구자 격이라고 보고 있다.
JOHN LOCHER/ASSOCIATED PRESS
인스퍼레이션의 대시보드
트럭운송업체 오클리 트랜스포트에서는 벤딕스 충돌 방지 시스템을 탑재한 트럭 250대가 2013년 말 이후 단 한 건의 후미 추돌 사고만을 일으켰다. 같은 기간 이 시스템이 없는 트랙터 250대는 8건의 사고가 났다. 피터 나티보 유지보수 책임자는 트럭 한 대당 약 2,500달러가 드는 이 브레이크 시스템이 최근 그 가치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어두운 환경에서 운전사가 도로 위에 놓인 바퀴들을 발견하기 전 시스템이 먼저 감지한 것이다.
충돌 방지 시스템 사용자들은 보통 운전사들의 도움 없이 클러치를 작동하거나 기어를 바꾸는 자동화 수동 변속기를 시스템과 함께 사용한다. 트럭 변속기를 판매하는 이튼코프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에서 만들어진 대형 트럭 중 40%에 자동화 수동 변속기가 장착됐다. 2013년에는 32%를 기록했다.
파라마운트 프레이트 시스템의 트렌트 다이 총책임자는 자매사 ABCO 트랜스포테이션이 트랙터 100대를 자동화 수동 변속기가 장착된 새 모델로 교체한 뒤 연간 최대 50만 달러의 연료 절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일부 트럭운송업체 관계자들은 좀더 광범위한 자동화에 대해 아직 회의적이다.
트럭시장 예측업체 ACT 리서치의 제임스 메일 이코노미스트는 “운송업체들은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며 “그들은 ‘효과가 있을 때 찾아오라’고 말할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자동화의 다음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테스트는 군집 주행이다. 이는 트럭 2~3대가 가까이 모여 운행하는 것으로, 뒤에 있는 트럭들은 앞차 덕분에 공기 저항을 덜 받으면서 연료를 약 1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각 차량은 속도를 유지시키는 최첨단 운항 조절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앞차도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이 트럭들은 모두 운전사가 탑승하지만 앞차가 모든 차량의 브레이크와 가속을 조절하고 운항 조절 시스템은 트럭들 사이에 정확한 간격을 유지한다. 간격은 9m까지 좁힐 수 있다.
군집 주행을 위한 제어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펠로톤 테크놀로지는 인텔, UPS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조시 스윗키스 CEO는 고속도로에서의 군집 주행 테스트가 올해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2016년에는 좀더 대규모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히 자동화된 트럭들은 아직 프로토타입 단계지만 군집 주행 기술은 준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컨설팅회사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군집 주행이 2020년부터 널리 사용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다. 해당 보고서의 저자 산딥 카르는 비용 문제가 더 다양한 기능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분적으로 자동화된 트럭들은 여전히 운전사를 필요로 하며 자동화 기술을 전부 갖추려면 총 3만 달러가 들 수 있다는 추산이다. 또한 이런 자동화 트럭이 2025년까지 북미에서 연간 3,300대 가량 생산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무인 트럭이 생산되기 시작하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카르는 “여전히 운전사에게 급여를 줘야 한다면 왜 무인 기술에 3만 달러나 지불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것이 현재 업계가 씨름하고 있는 최대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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