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순환배치 ‘레디퍼스트여단’ 특수제작된 방독면·산소통 착용 수색훈련 북 7차 핵실험 앞두고 지난 23일 이례적 훈련 사실 사진 4장과 함께 공개
▲ ‘레디퍼스트여단’ 대원들이 지난 23일 지하 터널 주변에서 특수 방독면과 방호복, 산소통을 착용하고서 소총 등 개인화기로 무장한 모습으로 경계작전을 펼치고있다. 주한미군 2사단 트위터 캡처
주한미군 ‘레디퍼스트여단(Ready First Brigade) ’ 대원들이 북한의 대규모 야간열병식 이틀 전인 지난 23일 지하 갱도를 수색·점령하는 특수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레디퍼스트여단’은 미 육군 제1기갑사단 전투단으로 지난 2월 말 주한미군 2사단에 순환 배치됐다.
오는 5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시기와 맞물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지하 깊숙이 위치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등 군사시설을 장악하는 훈련을 진행한 것이다. 미국 본토에서 순환 배치하는 부대가 여는 통상적인 훈련이지만, 주한미군이 이 같은 훈련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공개한 것은 5년 만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진 공개는 흔치 않은 북핵실험을 앞둔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은 지난 23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특수 방독면과 방호복, 산소통을 착용하고 소총 등 개인화기로 무장한 장병들이 지하 터널에 진입해 수색하는 훈련사진 4장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훈련에 참가한 부대는 ‘레디퍼스트여단’이라고 밝혔다. 이 부대의 모 기지는 미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다. 주한미군은 미 본토에서 통상 9개월간 순환 배치되는 부대가 한국에 오면 이 같은 지하 군사시설 장악 훈련을 한 차례 이상 진행해왔다. 핵ㆍ미사일 기지를 포함해 북한의 군사시설 중 상당수는 지하 갱도에 있다.
훈련 사진은 일부 병력이 지하 터널 인근에서 사주경계하는 모습도 담겼다. 장병들이 착용한 화생방 장비는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은 최신형으로 지하 작전을 위해 도입된 신형 장비로 추정됐다. 이번 훈련은 유사시 적의 지하 벙커에 은폐한 지휘부를 색출하거나 지휘통제시설, 핵·미사일 시설 등을 장악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으로 추정된다.
주한 미 2사단은 이번 훈련 사진을 공개하면서도 훈련 장소나 구체적인 훈련 목적, 내용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실전에선 특수전 부대원들이 먼저 북한 지역에 침투해 핵ㆍ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기지를 장악하도록 계획돼 있다”며 “이런 훈련은 사실상 북한과의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 ‘레디퍼스트여단’ 요원들이 지난 23일 지하터널 수색점령 특수훈련 종료후 방독면과 방호복을 벗고 있다. 주한미군 2사단 트위터 캡처
주한미군이 지하 갱도 내 북한 수뇌부를 타격하기 위한 훈련 사진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2017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북한은 2016년 9월 9일 5차 핵실험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 단계“라고 밝혔고 2017년 9월 3일 역대 최대 규모 6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정권 교체기를 틈타 핵·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인 바 있다. 당시 미 2사단은 경기 의정부의 미군기지인 캠프 스탠리 훈련장에서 지하에 숨은 가상의 적을 소탕하는 내용의 훈련을 진행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2017년 핵·미사일 도발을 연이어 감행한 것처럼 정권 교체기인 지금도 ICBM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준비하며 고강도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미 측의 사진 공개 자체가 대북 경고 메시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