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군 개국이래 고려 초기까지 독창적인 문화권을
형성했던 우리 민족은 원나라의 침략 이후 중국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더구나 지배 계층의 학문과 이념이 성리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우리 민족은 중화사상에
함몰되고 의학도 그 영향권 아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동양의학의 최대의 집대성이라고 불리는
허준의 ‘동의보감’도 따지고 보면 중국의 한의학 이론을 빌어다 정리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고려 중엽 이후 우리의 독창성은 사라진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양반 계층이 사대주의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도 수많은 민초들은 우리만의 독창적인 사상과 의식을 지켜가고 있었다.
이렇게 면면히 흐르던 의식이 표출된 것이 조선 말기의 실학이며 동학 사상이다. 공리공론에 젖은 성리학을 과감하게 비판하면서 실사구시 정신의 실학과 백성이 중심이 되는 동학 사상은 그동안 주류로 인정받지 못하던 많은 분야에서 한민족 중심의 사상과 이론이 구체화되기 시작하였다. 의학도 마찬가지였다.
四象醫學은 모든 인간을 하나의 원형으로 발전해 온 여타의 의학 이론에 비해 인간의 체질을 크게 넷으로 나누어 그 체질과 성정에 맞는 음식과 약재가 따로 있음을 밝혀 냈다는 점에서 현대 의학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엄격한 의미로 우리 의학의 시발점은 이제마의 ‘사상의학’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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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7년(헌종 3년) 3월 19일, 함경남도 함흥의 둔지에서 출생. 자는 懋平, 子明 호는
東武
본관은 全州, 아버지 이반오의 3남 2녀 중
장남. 이반오는 4명의 부인을 두었는데, 이제마는 넷째 부인 경주 김씨에게서 태어났다. 그의 출생에 즈음하여 조부 충원공이
용마도하(龍馬渡河: 일설에는 좋은 제주말
한 필이 집으로 들어왔다 함.)의 꿈을 꾸었는데 그의 濟馬라는 이름도 이에서 연유했다고 함. 조부 충원공만이 서자 출신인 그를 각별히 생각해 적자와 다름없는 처우를
하도록 주변에 훈계했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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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고전을 통독했으며 글쓰기에 능했고, 무예를
즐겨 자신이 스스로 호를 東武라 하였다. 그러나 그는 열결반위증(식도협착증,구토증), 해역병(손발의 마비를 동반하는 다발성 신경염) 등 자신이 평생 지녀야 했던 병 때문에 고생했고, 그 때문에 한의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마는 13세(일부 기록 15세)에 표연히 집을 떠나 정처없이 유량을 시작했다. 국내 뿐만아니라 만주, 연해주 등을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혔던 것으로 추정되며, 30세 전후에 우연히 객사에서 한석지의 ‘명선록’(양명학 계열의
서적)을 발견하여 크게 감화를 받게 된다.
무위도통사 김기석의 천거로 40세(1876년) 늦은 나이에 무위별선군관으로 관직에 들고, 50세 때 진해현감으로 제수되었다. 을미사변이 일어난 이듬해(1896년) 최문환의 난(일부 학자들은 최문환을 의병장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진압한 공로로 고원군수로 임명되었지만(1897년) 이듬해
모든 관직을 그만두고 함흥 만세교 부근 보원국이라는 약방을 차려 말년을 보내다가 1900년 6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임종 때 ‘나는 이제 가지만 백년 후에 온
세상은 사상의학으로 귀일(歸一)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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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이라는 책을 통해 사상의학을 체계화시켰다.
사상이란 태극 원리에서 나온 철학적 용어이다. 만유가 음양 사상의
상대적 법칙에 의해서 생성되었다고 하며 인간의 장부구조도 음양 허실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이 사상의학의 요체이다.
이제마는 실제로 자신을 비롯, 많은 환자들의 임상경험을 통하여 기질과 질병,섭생(음식 기호),감정상태 등의 생활현상이 인체장기와 상호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고, 결국 오장육부의 기능과 강약, 크고
작음을 통하여 인체는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 등 4가지형의
체질로 분류된다고 단정지었다.
태양인 |
폐대간소 |
즉 인체장기중 가장 위쪽에 위치한 폐가 크고 실하다.
체형상 가슴윗부분이 발달되고 목이 굵고 머리가 크며,
간(중하초)이 허함으로써 하체가 약해 오래 서있거나 잘
걷질 못한다. |
심성 |
인간관게에 적극성, 진취성, 과단성이 있으며, 단점으로는 독선적이며, 계획성이 없고 여유가 없다.
항상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며 후퇴란 없다.늘 조급해하는 항심이 건강과 일을 망치게 된다. |
병증 |
척추장애, 식도협착증(구토증) 등 |
소양인 |
비대신소 |
심장아래 비장(중상초)이 실하고 신장(하초)이 허하다는
뜻으로 가슴부위가 발달.
소화기능이 원활한 반면, 배설기능이 약하고 하체가 가벼워서 민첩하다. 말이 많고 말 실수도 많다.체열이 많음. |
심성 |
일의 시작은 좋으나 마무리가 부실, 벌리기만 하고 거두진 못한다.
집안일이나 자신의 일에는 소홀하고 바깥일에 치중하므로
활동적,열성적이며 솔직하고 의협심, 봉사정신이 강하며,
인정 많고 이해타산적이지 않다. 성미가 급하며 지구력이나 끈기가 없고 싫증도 잘 내며 체념도 빠르다. |
병증 |
허리가 약함, 신장 및 방광 계열의 병이 많음 |
태음인 |
간대폐소 |
간이 실함은 빨아들이는 기운이 강함을 뜻하고, 폐가 허하다함은 내뿜는 기운이 약함을 뜻해 많이 빨아들이나 적게 내뿜음으로 해서 열이 몸에 쌓이게 되고 그로 인해 몸에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허리 부위가 발달하여 서있는 자세는 굳건하나 목의 기세는 약하다. 대부분 살이 쪘고 골격이 크며 입술이 두텁고
손발이 두껍다. |
심성 |
지구력과 끈기가 있어 쉽게 포기하지 않으며, 침착하고
보수적이다.
움직이길 싫어하며 소양인이 바깥에서 이루려하는 것과
반대로 자기안에서만 이루려고 하므로 가정적이다. 항상
겁을 내는 조심성이 있으며 심하면 울렁증이 된다. |
병증 |
땀이 잘 나면 건강하고 땀이 안 나오면 몸에 이상이 있다.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이 제일 많이 오는 체질. |
소음인 |
비소신대 |
비장(중상초)이 허하고 신장(하초)이 실한 체질을 의미하며 위장.소화 기능이 약한 반면 방광.배설기능이 강하다.
비교적 작고 마른 편이며 상체보단 하체가 발달되어 있다. 손발이 차고 피부가 보드랍다. 엉덩이가 크고 자궁이
발달되어 있다. 미인, 미남형이 많다. |
심성 |
소극적, 내성적이며, 유순하고 침착하다. 자기의견을 잘
표현하지 못하며 추진력이 약하다.
생각이 치밀하고 계산적, 현실적이다.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강하며 질투심이 강하다. |
병증 |
소화가 잘 되면 건강하고, 소화가 안되거나 땀이 많이 나면 나쁜 상태이다. 각종 위장 장애가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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