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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1 장/ 격돌(激突) ]---------------------------------
보름 후 절강성(浙江省)의 항주(杭州),
가히 물(水)의 고장이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고래(古來)로 대(大) 동해(東海)로 이어지는 양자강(陽子江)의 도도한 물
줄기인 전당강(錢塘江)과 서호(西湖) 등으로 유명한 고장.....!
또한 지난 진강에 쾌활림이 있었다면 더욱이 오랜 고도(古都)인 이곳에
는 보다 더 규모가 큰 쾌활림이 있었다.
아울러 옛부터 이곳 항주는 중원에서도 서호풍월로 가장 이름난 곳이었
고, 특히 항주(杭州) 내외(內外) 삼십 육(三十六) 청루교방(靑樓敎坊)은역대
로부터 천하에 으뜸이라할 만한 염명(艶名)을 떨쳐올 만큼 유명하다.
오죽하면 항간에 이런 노래까지 퍼지고 있었을까?
- 여보게, 항주의 청루교방은 합이 일흔 둘.
삼십 육 내교방(內敎坊)에는 금(金)같고 옥(玉)같고,
가무재색(歌舞才色)과 지조문장(志操文章)과,
청죽절개(靑竹節槪)까지 갖춘 기녀들이 앉았다네.
항주 제일교방의 문을 두둘겨 보았는가?
대면을 거절 당했어도 그녀는 당대의 미녀(美女),
결코 부끄럽다할 일이 아니라네.
오히려 설흔여섯 외교방(外敎坊) 쪽이 마음이 편하겠지.
지조문장과 청죽절개는 없다해도
가무재색은 갖춰있고 잠자리 함께 하기도 쉬우니까.
여보게, 그러나 가거들랑 잊지말게.
그나마 외교방도 하늘위의 별 따길세.....
항주의 내외교방은 성내(城內) 남문(南門)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었으며
바깥쪽에 자리한 것들을 삼십 육 외교방, 안쪽의 설흔여섯을 내교방이라 일
컫었다.
또한 외교방에 자리한 기녀의 수는 무려 수 백을 헤아렸지만 내교방의
가기는 삼십 육 청루에 도합 설흔 여섯 뿐이었고, 특히 그녀들은 나름대로
의 지조를 지니고 있어 스스로의 마음에 들지않는 한 아무리 금은보화를
산더미처럼 짊어지고 온다해도 결코 손님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습성이 있
었다.
* * *
미시(未時) 무렵,
"어허, 취한다.....!"
아직 술에 취해 비틀거리기는 너무 이른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추루한
청의장삼에 오랫동안 세면조차 않았는지 부슥부슥한 얼굴을 한 한 문사(文
士)차림의 삼십 대 사나이가 이 남문길을 따라 비척비척 접어들고 있었다.
사내의 이름은 손운(孫雲), 어딘가 다소 싱거워 보이는 듯한 호인풍의
커다란 체격의 인물.
술기운에 불과해진 뺨에 손에는 크다란 술호로를 들고 있었다.
"헛헛허..... 취한 눈으로 세상을 보니 뱅뱅 돌지않는게 없구만!"
하나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는 벌컥벌컥 술호로 속의 술을 연거푸 다
시 입속에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렇게 비척비척 갈 지(之) 자 꼴의 걸음을 옮겨 걷기를 또 한
참, 이윽고 그는 시진내에 맑은 모래를 깔고 정결한 물을 끌어들인 내(川)
에, 그림처럼 열두난간의 돌다리를 놓은 한 수려한 거리로 접어들었다.
분벽(紛壁)의 아름다운 담장과 꿈속에서 보는양 높고 푸른 누각이 즐비
하게 늘어선 그런.....!
이른바 삼십 육 청루(靑樓), 바로 항주 삼십 육 내교방(內敎坊)의 거리
였다.
하나 자신이 어딜 걷고 있는지도 모르는 듯, 손운(孫雲)은 비척비척 계
속 그 길을 따라 올라갔고, 그렇게 한 마장 쯤 걷자 이번에는 막다런 골목
이 나타났다.
"어라, 그런데 이게..... 대체 뭐가 어르신네의 걸음을 막아?"
이에 더 이상 걷지 못하게 된 손운이비로소 눈을 들어 주위를 살피자
막힌 골목의 좌측에는 또한 한 크다란 아름다운 청루가 있었고,
- 항주제일내교방(杭州第一內敎坊).
닫힌 청루의 대문 위에는 이같은 일곱 자가 수려하게 써여진 현판이 걸
려 있음이 시야 가득히 들어왔다.
결국 그는 취중에 무심코 천하에서 가장 유명한 항주제일기녀의 청루
앞까지 와버린 것이었다.
"허, 이건.....?"
그러자 손운은 뜻밖이라는 듯 자신도 모르게 눈을 꿈벅거리며 두어 번
현판을 살폈고, 곧이어 다시 크다랗게 너털웃음을 허트렸다.
"헛헛헛..... 이거 정신없이 걷다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그만 굉장한 곳에
오고 말았군! 암! 굉장한 곳이고 말고, 실로 이 항주제일내교방이라 하면
자색, 가무, 하물며 지조까지 두루갖춘 최고의 기녀가 있는 곳이니까!"
이어 그는 비로소 정신이 좀 드는 듯 다시 걸음을 돌렸다.
"헛헛헛..... 하나 나같은 파락(破落)한 서생(書生)따위야 어디.....!"
한데 바로 이때,
"어라..... 그런데 갑자기 이게.....?"
막 문전을 벗어나려 했던 그는 멈칫, 불현듯 심한 뇨의(尿意)를 느꼈다.
줄곳 퍼마신 술이 갑작스런 생리현상을 일으킨 것.....!
하나 이런 막다런 길에 측간같은게 당연히 있을리 없다.
"허허허..... 좋아! 하다면야 뭐 어쩔수 없겠지."
하지만 손운은 여늬 선비처럼 이런저런 예의격식을 따지지 않았다.
뇨의를 느끼자 바로 주섬주섬 고이춤을 내린채 그대로 항주제일내교방
의 담장에다 대고 오줌을 내갈기기 시작한 것!
"어허, 좋도다!"
염치불구하고 웃기까지 했다.
"담벼락이 천하제일의 것이라서 그런지 시원하기 또한 천하제일의 것이
로다! 오줌발 떨어지는 소리조차 일품입시고! 핫하하하.....!"
워낙 마신게 많아서 그런지 시간이 좀 오래걸리는 듯 싶었다.
한데 소피를 마시고 막 돌아서려던 순간,
"이크! 아니 그런데.....?"
그는 그만 크게 당황해 철퍽, 자신이 갈겨놓은 오줌을 밟고 말았다.
기실 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게, 저만치 뒤에는 언제부터인가 십 칠팔 세 가량,
시비(侍婢) 차림의 한 처녀가 서서 물끄러미 자신을 보고 있지 않는가?
이에 당황한 그는 냅다 처녀를 향해 고함질렀다.
"이것봐! 대체 당신 뭐야! 뭔데 젊은 여자가 그렇게 뻔뻔스럽게 남자 볼 일
보는 것을 지켜보고 서있는 것이지? 혹시 뭔가 야한거 볼 생각이라도 있어!"
순간 처녀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참 나,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더니.....?"
그러나 그것도 잠시, 처녀역시 곧 눈에 쌍심지를 돋우며 마주 소리쳤다.
"하다면 그러는 당신은 대체 뭔가요! 남의 집 문전 담벼락에다 대고 뭔
가 꽤 자랑스러워 할만한 일이라도 한것인가요!"
"그..... 글쎄, 그거야 어쩌다보니 워낙 볼일이 급해서.....!"
이에 손운이 비로소 계면쩍게 웃자 처녀는 다시 콧방귀를 날렸다.
"아무튼 더 길게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지만 잠시 함께 가셔요! 저희 아
씨께서 댁을 좀 보고자 하니!"
"아..... 아씨.....!?"
"그래요! 바로 이 집의 주인이신 소상아(小嫦兒) 설군(雪君)이세요!"
"소상아 설군.....?"
그러자 손운은 다시 한 번 크게 흠칫했다. 설군이라면 바로 항주제일의
명기로 불리우는 그녀임에 틀림없는 것!
하나 아무리 돌이켜도 그러한 여인이 또한 자신을 부를 까닭이 없다.
이에 그는 다시 아리송한 심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 글쎄? 하지만 난 전혀 그녀를 봐야할 만한 일이 없는데? 더우기
그럴만한 여유도 없고.....!"
그러나 처녀는 계속 냉랭히 내뱉었다.
"흥! 만약 안오시겠다 하면 전하라 했어요! 백주에 남의 집 문전에서 용
변을 보며 웃을 용기는 있어도 한갖 기녀를 볼 용기는 없으시냐고!"
"잉.....? 용기라고라.....?"
이에 손운은 가볍게 흠칫하는 기색을 떠올렸으나, 곧 다시 크다랗게 웃었다.
"힛핫핫하..... 거 걸작이로군! 좋아! 하다면 특별히 한 번 만나주도록 하
지 뭐! 어차피 남들은 한 번이라도 보지못해 안달인 터인데!"
그리고 일다경 쯤 후,
이윽고 손운은 처녀를 따라 저 유명한 항주제일의 청루기방 속으로 들
어섰다. 그러자 실내에는 곧 수월치않은 요리가 차려진 술상이 봐졌고, 그
를 데리고 온 처녀가 다시 곱지않은 눈초리로 내쏘았다.
"잠시 기다리세요! 곧 아씨께서 오실테니까!"
"헛헛..... 그러라면 또 그러지 뭐, 일단 뻑적지근하게 술상을 봐온게 마
음에 드는구면!"
털썩, 이에 손운은 화려한 병풍이 펼쳐진 안쪽 자리에 주저앉으며 제멋
대로 술을 따라 입속에 털어넣었다.
"커어, 술맛 좋다! 역시 고급 술이라서 그런지..... 이왕이면 몇 주전자쯤
더 갖다 놓지?"
순간 처녀는 한 번 더 안색이 싹 변했으나 더 이상 상대않고 바깥으로 나갔다.
"쳇! 진짜 뻔뻔스럽기도 하지! 대체 어디서 저런 예의범절도 모르는.....!"
그리고 다시 일다경 쯤의 시간이 흐른 후,
"대인께서는 안에 납시어 계시온지.....!"
홀연 은쟁반에 옥구슬이 구르듯 청아한 음성이 울리며 살풋 소리없이 실내 문이
열리고 궁장차림의 한 이십 대 여인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섰다.
옥같은 피부에 애리애리 그야말로 눈이 부실만큼 아리따운 자태를 지닌
여인.....!
분명 항주제일 명기이자 천하제일의 가기라 불리우는 설군임에 틀림없었다.
"우화! 이거 정말 대단하구먼! 자고로 옛말에 나라까지 망칠만한 미녀가
있다 하더니만.....!"
그러나 농담인지 진담인지,
손운은 괜히 눈까지 휘둥그레 뜨는 등 싱거운 행동을 보였고, 설군은 계
속 눈부신 자태로 다소곳이 그에게 큰 절을 했다.
"비천한 소녀 설군, 먼저 대인께 인사올리어요. 모쪼록 귀엽게 봐주시기
를.....!"
"헛헛헛..... 구태여 뭘! 그렇게 말 안해도 벌써 충분히 눈이 어찔해질 정
도로 귀여운데.....!"
역시 거반 농담에 지나지 않는 말,
"칭찬 감사드려요.....!"
하나 설군은 전혀 싫은 내색을 하지않고 살풋 미소지으며 눈같이 흰 섬
섬옥수로 주전자를 들었다.
그러나 또한 막 그의 잔에 술을 따루려 하자,
"헛헛..... 그만, 그 술 받아마셨다가는 경끼들겠소. 차라리 내 직접 따뤄
마시지!"
손운은 웃으며 냉큼 그녀로부터 주전자를 가로채 직접 술을 따룬 후 단
숨에 들이켰다.
"흠.....!"
또한 그러고 나자 갑자기 사람이 달라진 듯.....
대체 지금껏 주책맞던 그의 태도 어디에 이러한 모습이 숨겨져 있었냐
는 듯 그의 면면이 일순 무척이나 차분하고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조용히 설군을 향해 미소지었다.
"허허..... 자, 그럼 어디 한 번 말씀해 보시오. 느닷없이 보잔다고 해서오
긴 왔소만 대체 무슨 연유로 이런 한갖 무뢰배를 청하신 것인지.....!"
하나 무뢰배처럼 보였던 모습은 벌써 그전에, 지금의 그의 모습은 풍모
를 보나 기도를 보나 분명 예사롭지 않은 학사의 그것이었다.
"훗.....!"
그러자 설군은 마치 처음부터 그럴줄이나 알았다는 듯 다소곳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아리땁게 미소지었다.
"결례가 되었다면 용서하세요. 하오나 대인께서는 무척 특별하신 분이신
것 같아서.....!"
손운은 다시 술을 잔에 따루었다.
"특별.....?"
"후훗..... 그렇사와요. 실은 천첩, 우연히 누대에 올랐다가 대인께서 별원
의 담장에 용변을 보시는 광경을 보고 말았사온데..... 웃고 계시옵더군요.
백주대로에 선비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모습으로.....!"
피식, 손운은 가볍게 실소지었다.
"그게 무슨 대수로운 일이라고.....! 흔한 일 아니오? 술취한 주정뱅이가
한 다리 들고 개가 되는 것 쯤은.....!"
하지만 설군은 조용히 미소지으며 그를 응시했다.
"하오나 소녀가 뵙기에는 전혀 취해서 하신 일만이 아닌 듯 하옵더군요.
실로 아무리 술취한 무뢰한 일지라도 남의 집 문전만은 피하는 법이온데
대인께서는 그러기에 전혀 망설이시지를 않았사옵고, 또한 얼핏 먼 발치에
서 뵙기에도 결코 예의범절을 잊으실만한 분이 아닌 듯 하셨사오라.....!"
손운은 부운 술을 다시 입속에 털어넣었다.
"허허..... 좋게 봐줘서 고맙구료. 하지만 이럴줄 알았다면 일 년 전에
용변을 내갈길걸.....!"
"일 년 전.....?"
"허허..... 그러하오! 더불어 그 까닭을 설명드리자면 나는 운남(雲南) 곤
명(昆明)의 사람, 본시 이 고장의 사람이 아니오."
동시에 그의 입가에 얼핏 한 줄기 자조섞인 웃음이 떠올랐다.
"한데 여기까지 온 이유는 지난 봄에 치뤄질 예정이었던 금릉, 어전과거
에 응시할 목적이었지. 또한 도착한 날이 다소 일찍었던 터에 하도 그대
설군의 자태가 천하일색이라 하기에 얼굴이나 한 번 보고자한 생각으로 잠
시 들렸었던 것이고.....!"
설군의 얼굴에 다소 의아한 기색이 스쳤다.
"그게 일 년 전이었단 말씀이신가요.....?"
"그렇소. 그러나 그때는 기세좋게 이 별원의 문을 두드렸다가 퇴박을 맞
고 말았었지. 하기사 그대같은 천하의 명기가 하찮은 유생을 안만나 줄것은
당연한 일이였겠지만.....!"
똑바로 그녀를 응시하며 웃음지었다.
"그러나 퇴박을 맞고 그냥 돌아서자니 자존심도 상하고..... 웬지 쉽게 발
길이 떨어지지 않아 내친김에 다음에는 제 이 내교방의 문을 두드렸었소."
"그럼 그곳에서는.....?"
"헛허..... 그야 뭐, 또 퇴박을 맞았지. 뿐만아니라 그 후로도 무려 삼십
육 내교방 모두에서! 아, 참, 그러고나자 사람 진짜 열받히데? 아무리 하찮
은 촌 유생이라 해도 그렇지 한갖 기녀들에게 이렇게 퇴박을 받아서야 무
슨 꼴인가도 싶고, 아예 과시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번 만나야겠다
는 오기까지 슬슬 뻗히는게.....!"
설군의 부용같은 얼굴에 잠시 어이없다는 듯한 빛이 떠올랐다.
"하오면 그로인해 지금까지 머무르셨다는 말씀.....?"
순간 손운은 다시 크다랗게 웃음지었다.
"핫핫..... 설마! 그랬었다면 나야말로 실로 쓸개빠진 인간이 아니었겠소?
이유는 전혀 다른곳에 있었소."
"어떤.....?"
"핫하..... 그건 말씀드리기가 좀 난처하구료. 다만..... 어쨌거나 설군, 이
렇게 보고나니 그대는 진짜 무척 아름답소. 과연 천하제일이라는 말이 어울
릴 정도로."
씨익, 다시 묘하게 웃음지었다.
"하지만 말씀이오? 솔직히 나는 이미 항주에서 그대보다 더 아름다운
기녀를 알고 있소. 실로 그대와는 비교도 않될 정도로!"
"예엣.....!?"
순간 소상아 설군은 자신도 모르게 뾰족한 외침을 터뜨리고 말았다.
ㅡ자신과는 비교도 않될 정도로 아름다운 기녀를 알고 있다!
실로 이는 도저히 상상치도 못한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기실 자신은 이미 오래전 부터 천하제일의 기녀라는 명성을 듣고 있는 몸! 한데
다른곳도 아닌 이 항주 바닥에서 자신보다 더 아름다운 기녀라니.....!
이에 설군은 적지않은 충격을 받고 급급히 손운을 향했다.
"대..... 대체 무슨 말씀을.....!"
그러나 손운은 계속 웃었다.
"핫핫..... 하지만 사실이오! 그리고 또, 그녀는 결코 그대처럼 이렇게 만
나기가 어렵거나 값비싸지도 않지! 약간의 돈만 있으면 누구라도 만날 수
가 있으니 만큼.....!"
역시 농담이 아닌것 같았다.
"하옵시다면 그분은 대체 어느 기루(妓樓)에 적(籍)을 두신.....?"
그러나 웃음뿐, 손운은 대답을 회피했다.
"핫하..... 뭐, 거기까지는 말씀드릴수가 없소. 다만 분명한 것은, 그녀를
알게 된 후로 나는 이곳을 떠날수 없게 되었고..... 또 어느새 이렇게 술에
찌들어 폐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오. 당연히 그로인해 과거(科擧) 역시
실패하게 되었고!"
참으로 기이한 일, 하다면 이는 그에게 있어 참으로 가슴아프고 뼈저린
일일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한데도 그는 아랑곳없이 웃고 있다.
마치 사람의 희노애락 쯤은 일찌감치 달관해 버리기라도 했다는 듯.....!
이어, 손운은 그녀에게 눈꼽만한 미련도 없다는 듯 훌훌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핫하..... 만약 그대가 일 년 전에만 만나줬어도 오늘 날 내 이 꼴은 면
했을 것인데, 여하간 문전용변은 용서하시오."
"아, 잠깐.....!"
그러자 깜짝, 설군은 이에 놀란 기색을 보이며 아직도 뭔가 더 물어볼게
있는 양 급급히 그를 불러 세우려했는데,
그러나 손운은 아랑곳없이 계속 호호탕탕 웃음을 터뜨리며 청루를 나섰다.
"핫핫하..... 아마 백 번을 되물어도 대답하지 않을 것이오!"
"..........!"
이에 설군은 더 이상 그를 불러 세울 엄두를 내지못하고 그만 말문이
닫히고 말았다.
처음에 판단한데로 그는 확실히 기개높은 선비,
또한 저만한 선비를 폐인으로 만들어 간다는 자신 밖의 절색의 기녀!
이 모든 것이 계속 그녀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던 것이며, 또한
비로소 그의 웃음이 눈물이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 * *
이 즈음, 그로부터 약 삼백여 리 하(下)에 위치한 동령관(桐嶺關).
본시 이곳은 항주가 있는 절강성(浙江省)과 안숙성(安淑省)을 가로지르
며 멀리 강서(江西)의 백제대산(白際大山)까지 뻗쳐진 동천목산맥(東天目山
脈)의 중간부분에 자리한 산성(山城)의 한 관문(關門)이었다.
즉 전란(戰亂) 등 유사시의 경우에 대비해 군부(軍部)가 쌓은 방벽의
한 관문(關門).
따라서 사방의 지세(地勢)는 하늘을 가릴 정도의 숲과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거칠기가 이루 말할바 없고, 방벽을 넘는 길은 대낮에도 심심찮게
화적(火賊)들과 맹수들이 출몰하여 행인들을 습격하는 그런 험악한 악로(惡
路)로 이어져 있다.
이에 일반인들이 이 길을 이용하는 경우는 실로 드물었으며, 만부득이할
정도의 급한 용무를 지닌 상인들이 가뭄에 콩나듯 지나기는 했었으나, 그나
마도 최소한 이십여 명 이상이 산 아래로 부터 무리를 지워 많은 무사들의
호위를 받지 않고서야 넘을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ㅡ주루(酒樓)!
그러했다.
이런 맹수와 화적들이 들끓는 인적없는 상식밖의 곳에도 주루가 있다
면 어불성설(語不成說)일까?
하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았다.
예로부터 중화에는 화적들이 들끓는 이런 깊은 산중에도 드물지않게
주루(酒樓)가 있었다.
게다가 강도에 화적들이 들끓으면 들끓을수록!
이는 바로 그렇게 무리지워 길을 넘는 상인들이나 행인들을 상대로 영
업을 하는 곳이라고 할 수도 있었으나, 실상 그들의 진짜 고객은 바로 그
일대를 휭횡하는 화적들이었으므로.....!
그들역시 사람인 이상 술과 여자는 필요했기에 주루를 덮치지 않는것을 불문
율로 하고 있었고, 이에 그런곳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시대 사람들은 그런곳을 흑점(黑店)이라고 불렀다.
미시 말경(未時) 말경,
뼈를 깍는 십이 월의 삭풍을 쓰고 백의에 깊숙히 죽립을 눌러쓴 한 청
년이 관문을 거쳐 묵묵히 이 거친 산로를 따라 걷고 있었다.
바로 노목삼의 집을 떠나온 왕우진이었다.
고산지대라 그런지 코끝이 시릴 정도로 한랭한 기온에, 주위에는 어느새
내렸는지 눈(雪)까지 쌓여진 상태.....
'흑점.....!'
이때 왕우진의 눈에 저만치 주루가 있음이 들어왔다.
그러나 주루라고 해야 그것은 너무 규모가 작아 겨우 두 칸 남짓한 조
그마한 초옥에 덩그라니 술 주(酒)자를 쓴 깃발이 문전에 꽂혀있을 정도.
".........."
이에 왕우진은 잠시 머뭇거림을 보였으나 곧 바람에 덜컹거리는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에그머니나! 이게 누구신가요!"
그러자 즉시 덕지덕지 요란하게 분을 쳐바르고 도깨비 화장을 한 설흔 살 가
량의 계집 하나가 옷조차 제대로 입은 둥 마는 둥 수박만한 젖통을 흔들어대며
호들갑스럽게 쫓아나왔다.
필시 화적들을 상대하는 흑점의 주인년일 것이다.
왕우진은 먼저 주위부터 살폈다.
관솔불을 지펴 검정칠을 한 듯 거뭇거뭇해진 사방벽에 얼기설기 통나
무로 만들어진 추루한 탁자 몇 개.
하지만 선객(先客)인 듯 놀랍게도 손님이 있었다.
늑대 모피로 만든 외투에 투박한 환도(環刀)를 어깨위에 두르거나 허
리춤에 꽂은 흉흉한 몰골의 사내 넷이 창쪽 자리에 앉아 주거니 받거니 술
잔을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꼬락서니가 역시 제대로된 신분의 인간들은 아닐것.
"오호호호..... 무사님께서는 정말 간담이 여간이 아니셔, 보아하니 혼자
서 산길을 넘으시는 모양이신데.....!"
수박만한 젖통을 흔들며 계집이 다시 입이 째지게 웃었다.
"약주를 올릴까요?"
이에 왕우진은 한 번 더 주위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아니..... 그보다는 길을 좀 물읍시다. 항주로 가려면.....?"
계집의 미간이 묘하게 찡그려졌다.
"섭하게시리! 술은..... 안하시겠단 말씀이신가요.....?"
왕우진은 품속에서 반 냥 쯤 되어보이는 은자 한 조각을 꺼내 아무렇게나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간단히 요기할거나 가지고 오시오."
"에구머니나!"
순간 계집의 눈이 찢어질 듯 휩뜨여졌다.
"오호호호..... 난 역시 이런 영웅풍의 호걸님들이 좋더라! 뭐 항주라면
야 산길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도착하겠지만.....!"
그러더니 이번에는 그 큼지막한 젖통을 왕우진의 팔에 부비적거리며
치근거리기 시작했다.
"흐응..... 그러나 아무리 잰 걸음으로 가셔도 내일 새벽이나 되야 도착
하실테니 오늘밤은 아예 여기서 쉬어가시는게 어떨까요? 끝내드릴께."
그러자 그 모습이 눈에 거슬렸던지, 창쪽자리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던
사내 하나가 즉시 눈에 쌍심지를 돋구며 그녀를 쏘아봤다.
"화냥년 같으니라고! 그저 반반하게 생긴 사내새끼만 보면 노상 바람난
암캐마냥 지랄병이니! 오늘밤엔 벌써 임자가 있다는거 잊었어?"
하지만 계집역시 만만치 않게 사내를 보며 독설을 퍼부었다.
"썅놈새끼 김새게! 임자야 내가 선택하는거지 네까짓게 뭔데.....! 따구나
면 주루고 뭐고 확 때려치우고 그냥 하산해 버릴까보다!"
"이것이.....!?"
그러자 사내는 울화통이 치민듯 쾅! 탁자를 치며 일어섰는데, 그 꼴을
또 다른 사내가 말렸다.
"치워. 제깟 년이 아무리 암내를 풍겨 봤자야. 보아하니 예사 인물이
아닌 듯 한데 저런 잡것에게 눈길이나 한 번 주시려고."
"개 새끼가 까고 자빠졌어!"
이에 계집은 한바탕 희얀꾸리한 욕설을 내뱉은 후 다시 왕우진을 가운
데에 위치한 탁자로 안내했다.
"흥, 무사님께서는 이리로 오세요. 마침 만두가 있으니 훗딱 쪄드릴께."
왕우진은 잠자코 계집이 권하는 자리에 가서 앉았다.
어차피 한 굴속의 너구리, 하는 꼬락서니를 봐서는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간들인 것이다.
그러자 계집과의 다툼을 말렸던 사내가 말을 건네왔다.
"허허..... 거기 젊은 무사님, 보아하니 항주로 가는 길이신듯한데 이리오셔
서 함께 한 잔 하시는게 어떻겠소? 괜히 논다니같은 계집 상대하시다가 몸버리지
마시고.....!"
왕우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맙지만 술이나 여자 생각은 없소. 요기만 하면 곧 갈터인즉 아무것도 괘념
치 마시구료."
시비를 피하고자 한 말이 분명한 것이다.
하지만 사내는 야릇하게 눈을 빛내며 계속 말을 걸어왔다.
"저런.... 괜히 빼시다간 후회하게 되실텐데....? 주막도 없는 황천길에 목이
말라도 괜찮겠소?"
황천(黃泉)!
"-- !"
순간 왕우진은 주위에 어떤 섬뜩한 살기(殺氣)가 내포되어 있음을 깨닫고 훅!
온몸의 신경이 깨어났다.
지금껏 기껏해야 화적 나부랑이의 하나일 것이라고만 생각해 왔던 저 사내들!
이제야 돌이키니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여유가 있다.
뿐만아니라 현재 자신의 몸을 조여오는 살기는 그들에게서 뿐만아니라
주루바깥, 사방에서 까지 느껴지고 있지 않은가?
다만 지금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계집년의 치근덕거림과 사
내들의 수작이너무 천연덕스러워서 였다고나 할까?
"대체 뭘하는 놈들이냐!"
순간 왕우진 비로소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찰나,
"오호호...! 뭘하는 놈들이긴! 바로 널 황천으로 이끌고갈 저승사자들이시지!"
"후웁! 아니.....!?"
돌연 만두를 가져오겠노라고 주방으로 들어갔던 계집의 요사스런 웃음이 들리
더니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화해가고 있었다.
그물!
그러했다.
바로 왕우진이 자리를 차고 일어서기 무섭게 돌연 주루의 천정위로 부터 쏴
아악! 내막을 알 수 없는 눈부신 은빛 그물 하나가 쏟아져 내리며 그대로 그
의 온 전신을 뒤집어 씌워버린 것이다.
뿐만아니라 그물은 그를 뒤집어 씌우기 무섭게 다시 물고기를 잡아끌듯 그대로
그의 몸을 휘감아 대롱대롱 주루천정으로 매달아 올리기에 이르렀으니.....!
쏴아악! .....!
"이..... 이런.....?"
순간 왕우진은 뒤늦을 새라 번개같이 장검을 뽑아 휘감은 그물을 후려
쳤으나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이 은빛그물은 석등마저 쪼갤정도로 예리한 그의
검기에도아랑곳없이 흠집하나 남기지 않고 계속 전신을 조여오기만 하지 않는가?
"호호호..... 염병할 놈!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질긴 서역의 만년천잠사
(萬年天蠶絲)로 짜여진 그물이다!
네깟놈이 아무리 하늘을 가르는 신검(神劍)을 소유했다 해도 소용이 없다!"
그와함께 주방으로 들어갔던 계집이 요사스럽기 짝이없는 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바깥으로 뛰어나왔다.
만두는 커녕 손에는 아귀(餓鬼)처럼 크다란 귀두도(鬼頭刀)를 쥐고 있었다.
"크흐흐흐..... 마침내 너를 잡고야 말았구나 흑보살!"
하지만 놀라운 일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계집이 뛰어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쾅! 주루의 문이 열어제껴지며 이번에는 바
깥으로 부터 무려 이십여에 가까운 불같이 시퍼런 눈을 한 사내들이 저마다 손에
장검을 움켜쥐고 뛰어들었다.
결국 왕우진이 느꼈던 바깥의 살기가 이것이었던 것인데.....!
농부의 차림을 한 자도 있었고 상인의 차림을 한 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행색으로서는 도저히 그렇게 볼 위인들이 아닌 것이다.
"명호를.....!"
이에 꼼짝없이 그물속에 갖히고만 왕우진은 눈에서 발작적인 불줄기를 뿜어냈다.
사내와 계집의 너스레에 속아 도저히 있을 수없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만것
이었다.
하지만 결코 냉정을 잃지는 않았다.
그는 곧 당황했던 심정을 추스르며 무용지물인 칼을 도로 꽂아넣은 후 얼음장같
은 시선으로 입을 열었다.
"대체 너희들은 누구냐?"
"호호호..... 누구냐고?"
계집이 눈에서 악귀처럼 새파란 인광을 뿜어내며 말했다.
"세상이 아무리 넓어도 살인귀 흑보살을 이토록 깨끗이 옭아낼 사람은 드물지!
너는 벌써 백루(白樓)를 잊었느냐!"
"백루.....!?"
계집이 다시 젖통을 뒤흔들며 요사스럽게 웃었다.
"오호호호.....! 그렇다! 바로 네가 피로 씻어내었었던 지난 백루! 우리는 전
역에 흩어져 있던 일원이다! 본녀는 이삼랑(李三娘)이라 부른다!"
왕우진의 눈이 더더욱 섬뜩한 불줄기를 뿜었다.
"나찰녀(羅刹女) 이삼랑....! 과연 들은바가 있는 것 같군....! 하지만 조직은
나로인해 이미 와해된 것으로 아는데.....?"
처음 말을 걸었던 사내가 결코 그에 못지않은 새파란안광을 지글거리며 앞으로
나섰다.
"크흐흐... 가소로운 놈! 하다면 네가 조직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었던것이지!
물론 본가(本家)는 네놈에 의해 끝이 났지만..... 점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던 우리
는 다시 모였다! 이후 의논을 했지! 백루를 새로이하기 전에 먼저 네놈을 처단하
기로!"
왕우진의 시선이 더욱 얼음알처럼 변했다.
"내가 이리로 지나가리라는 것을 알게 된것은.....?"
뽀드득! 계집 이삼랑이 요사하게 이를 갈았다.
"호호호.....! 그야 당연히 네놈의 행적 때문이었지! 실제로 불과 보름전에 마
문기의 도박장을 피로 씻어낸 네놈이 아니었더냐! 따라서 우린 진강을 중심으로,
살아있는 한 네가 지나갈만한 곳에는 모두 그럴싸한 함정을 파둔 터이였다! 어차
피 범죄자가 움직이는 길이란 뻔한 것이었으므로!"
사내가 다시 음산히 말을 받았다.
"흐흐흐..... 하나 행여 우리의 함정을 피했다 하더라도.....! 어차피 네놈은 처
단되고 말것이었다! 어느 파벌이 되건 결단코 배신자는 용서치 않는다는 우리 살루
의 불문율, 이에 흑막(黑幕), 청사(靑蛇) 등 현재 천하의 모든 살주들이 모두 네놈
을 뒤쫓고 있는 상태이니.....!"
이래저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것!
"영광이로군. 나 하나를 잡기위해 천하의 살주가 다 동원되었다니....!"
하지만 왕우진은 이런 그들의 살기가 전혀 두렵지 않는 듯 여전히 얼음장처럼
냉정한 눈초리로 그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며 그저 건성으로 대답했다.
아니, 지금 그의 신경은 오히려 그들보다 열린 주루의 문밖에 집중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이들의 함정을 전혀 위태롭게 생각하지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 누군가?
그는 분명히 느낀것이다.
지금 바깥에는 이들에 비해 백 배나 더 크고도 무서운, 살기같기도 하며
아닌 것 같기도 한 또 하나의 기(氣)의 파장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음을.....!
그것은 분명 지금껏 자신으로서는 단 한 번도 느끼보지 못한 그런 위기감이었다.
'대단한 놈이 오고 있다! 역시 백루의 한 놈인가.....?'
이에 그는 계속 문밖에다 온 몸의 신경을 집중시키며 급기야 허공에 매
달린 몸을 천천히 그네를 타듯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이쯤된 이상 이제 이것들의 다음 행동이란 불을 보듯 뻔한 것! 살검
(殺劍)을 피하자면 일단 몸을 움직고 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속을 들여다 보기라도 하듯, 젖통을 뒤흔들며 이삼랑이 다시
웃었다.
"오호호호..... 가소로운! 그물에 갖힌 다음에야 아무리 몸을 흔든들 목숨을 부
지할 수 있을까보냐? 네놈의 껍질부터 벗겨주겠다!"
뒤따라, 계집은 그대로 펄쩍 몸을 솟구쳐 츄와악! 보기에도 섬찍한 귀두도를
휘둘러 정확히 매달린 왕우진을 후려쳤다.
쩌억!
"키아아아악.....!"
순간 모골이 송연할 만큼 처절무비한 비명이 터지며 ㅊ! 실내에는 즉시
산지사방으로 검붉은 피가 뿌려졌다.
하지만 천만 뜻밖에도..... 뿌려진 피와 비명은 왕우진의 것이 아니었다.
그의몸이 두 쪽이 나려는 순간 돌연 열린 문으로 부터 전광석화와 같은 청의
인영이 하나 번뜩이는가 싶더니 오히려 계집의 허리가 두 동강이 나 철퍼덕 나뒹
굴게 된것이었다.
"후우웁.....!"
"아니.....?"
그러자 순간 지금껏 살기등등 왕우진을 노렸던 사내들은 그만 간담이
철컥 내려앉는 듯한 기분으로 아연실색해 이삼랑을 벤 침입자를 었는데.....!
동시에 애초 이삼랑이 서 있던 자리에는.....
깜짝! 실로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한 엄청난 인물이 모습을 드
러내고 있었다.
흡사 여자처럼 자그마한 체격에 예쁘장한 얼굴과 어린아이처럼 유쾌한
웃음을 머금은 동안(童顔)의 청년!
첫댓글 감사합니다.
즐~~~감!
감사합니다
즐독입니다
고맙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즐독 입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독입니다
천잠사에 매달린 왕유진은 어떻게 탈출할까~~~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보고 있습니다~~~
즐독이랍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