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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경찰, 교회서 벌어진 흉기 난동 ‘테러’로 선언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입력 : 2024.04.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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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외곽의 ‘선한 목자 그리스도 교회’ 마르 마리 엠마누엘 주교가 설교 도중 검은 옷을 입은 괴한에게 공격을 받았다. ⓒ유튜브 영상 캡쳐 |
호주 경찰은 시드니의 한 교회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을 테러 행위로 선언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주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웨이클리 지역에 위치한 아시리아정교회 소속 ‘선한 목자 그리스도 교회’에서 설교를 하던 마르 마리 엠마누엘 주교가 괴한의 칼에 상반신과 머리를 찔리는 사고를 당했다.
현재 엠마누엘 주교는 수술 후 치료를 받고 있으며, 공격을 막아섰던 아이작 로엘(Isaak Royel) 신부와 다른 두 명도 함께 부상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16세 소년으로 과거 정신 병력 때문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알려지자 수많은 시민들이 교회 밖에 모여 시위를 벌였으며, 일부는 범인에게 직접 보복하겠다며 경찰과 충돌해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NSW의 크리스 민스(Chris Minns) 주지사는 보복이나 추가적인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천 명의 경찰관을 파견했다. 또 시드니 전역 종교 공동체의 지도자들과 회의를 갖고, 평화와 안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복음주의 지도자인 라일 셸턴(Lyle Shelton) 가족제일당(Family First Party) 전국대표는 “지난 밤 서부 시드니에서 마르 마리 엠마누엘 주교에 대해 벌어진 공격은 충격적이고 견디기 어려웠으며, 특히 주말 ‘본디 정션’(Bondi Junction) 학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라 더욱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모든 폭력은 정말 악하다. 주교를 상대로 한 대담한 공격에 대한 분노와 고조된 감정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일부가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폭력은 우리의 방식이 아니며, 경찰을 표적으로 삼아 부상을 입히는 것은 비난받을 수 있다”며 “안정을 촉구한 크리스 민스 총리의 의견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앤서니 피셔(Anthony Fisher) 가톨릭 대주교는 “이번 공격은 매우 충격적이었으며, 지역사회의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며 “이번 공격이 교회 내에서 예배 중 종교 지도자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후 교회 밖에서 발생한 폭력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나는 신자들이 이러한 사건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추가 공격에 대한 우려로 예배당을 기피하거나, 분노로 인한 보복 행위에 가담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폭력과 두려움에 대한 최선의 반응은 기도와 평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