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자랑, 마누라 자랑이 팔불출인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상담심리학이 우리의 생활상에 배이면서
자식은 내 욕구의 대리만족자가 아니며, 하나의 인격체이며, 축복의 통로다.
마누라도 격상시켜 아내로 표현하며, 인정과 칭찬으로 가정을 꾸민다고 한다.
물론 남편도 동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데 한국사회는 남에게 하는 칭찬을 늘 대문밖에 버리고 들어오니...
5권의 책을 읽고 하나의 원고를 적고 나니 문득 아들이 보고파
그 아들에게 메일을 적는다.
그러다가 어제 만난 사람들을 떠 올린다.
사춘기가 되면서 내 아들이 네 아들이 된 어색함이 힘들다던 이야기.
또 20대가 되니 그 아이와 나사이에 레테의 강처럼 깊은 골이 생겼다는 이야기.
이 시대에 워낙 만연한 이야기지만 워낙 꼭 꼭 숨겨두고 우리집 이야기가 아닌 듯 살고 있기에.
그 놈의 체면문화 때문에......
손이 옮겨지는대로 그냥 편하게 적어본다.
오늘 서울은 비
어제 에콰도르는 처음으로 한류의 날 행사..
예전 사회교과서에서 보았던 그 나라가 이젠 날마다 나의 관심사이며, 기도제목이다.
싸이덕에 세계가 들썩하더니
에콰도르의 택시 기사중 어느 양반은 아예 녹음해 다니면서 틀어 준다는 이야기.
참 세상이 좁다는 느낌.
작년부터 준비했던 코이카시험.
서류면접부터 6~7차례의 면접과 평가를 통해 추석연휴가 끝나는 날 출국한 아들.
지난 7월 논산훈련소 신교대 훈련을 통해 아빠와의 교감이 더 깊어져
아빠에 대한 자긍심이 더 자랐다고 한다.
훈련병일 때 훈련소 중사인 소대장도 하늘이었는데,
중령이 엄마아빠에게 경례하는 것을 보고( 장교 피앙새반지덕에) ,
아빠가 중위시절 드나들던 월악산을 오르면서 수 십년전 아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한다.
그리고 아빠가 내 아빠라서 자랑스러웠다고 하였다.
아들과 딸의 다른 점이 이런 것일런지도.....
늘 장교로 군생활하길 원하니 ‘공수부대지원가겠노라‘ 외치던 아들이
우연히 알려준 코이카를 품고 준비하였다.
상담과 발달심리학을 배우면서 10대의 아들에게 꾸준히 태권도로 스트레스를 풀게 하였더니
10여년 세월을 가정사역으로 봉사하며 강의하다보니 그걸 보고 자란 아들.
봉사의 삶을 간접적으로 보고 자란 탓에
울 아들은 30시간의 비행시간을 거쳐 해발 2700m의 땅을 딛게 하였다.
( 수도 키토는 해발 2700m 아들이 있는 곳의 뒷산은 4000m. 재미있는 것은 적도와 가까우나
추워서 지금 침낭속에서 zz 아이러니하다. )
한국에서는 도장의 연습마치고 밤 12시에도 자전거 타고 다녔던 아들이
그 곳은 집을 나서면서부터 긴장한단다.
가난이 집집마다 걸려있어 생계형 범죄가 난무하니
길가다가 쉽게 칼을 들이대고 “ 내 놔~~” 하니.
아들 준비물을 챙기면서 압력솥, 고춧가루, 간장, 된장, 온갖 생필품, 주방칼과 가위,
일회용 장갑까지 챙기었나보다. ( 그 나라에는 결코 없는게 일회용 장갑, 쇠수저)
정말 별의별 것 다 챙겼다.
마트가면 살 수 있는게 그 곳에서는 귀하니.
참, 그 곳은 쇠수저가 선물용품이기에 쇠수저도 사고 인사동에 들러 한국기념품도 샀다.
유학을 가도 어느 정도 갖춰진 곳으로 가니 금전만 있으면 되는데
우리나라 6,70년대 초의 사회상이라 감천의 옛 모습보다 더 낙후된 곳.
집에서 먹던 편안한 밥도 아듀~ 하며 나선 그 곳에선
직접 김치도 담구고, 세탁기가 없어 손빨래를 한다니....
엄마 마음이 안타까우니 어찌할 수 없는 모정인가 보다.
( 군대 갈 때도, 출국할 때도 안 울었는데
이젠 태평양 건너 소식으로 가슴 한 켠이 시려온다 )
엄마아빠는 큰 나라, 넓은 나라로 유학가길 원했는데
엄마아빠의 어린 시절이 그려진 그 곳으로 간 아들.
그 곳에서 아들은 이야기한다.
한국이 정말 좋은 곳이라면서.
그래도 이 곳 국민도 3개월이상 못 있는 곳에서 2년간 있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하니
(아들이 갈 곳은 세계 문화유산 1호 지역으로 보호구역이기에 거주기간이 제한된다. )
문득 오프라 윈프리의 감사일기가 생각난다.
아침에 일어나 맑은 태양을 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낮에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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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덕분에 내가 그 나라를 마음에 품고 한 번 더 기도해 줄 수 있음이 감사하고,
내 아들이 하나님 나라의 차출병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대사로서 그 곳에 파병되어 감사하고
내 아들이 그 곳에서 그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랑의 사람인 게 감사하고
내 아들이 태권도를 통해 한국을 전할 수 있음이 감사하고,
내 아들이 건강한 대한의 남아로 힘든 과정을 자원하게 감사하고
가장 감사한 것은 그 아들이 내 아들인 게 감사하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내 딸, 내 아들에게
“ 사랑한다. 엄마는 네가 자랑스럽단다. 넌 잘 될거야."라고.
첫댓글 그렇군요.. 엄마의 사랑이 절절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