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령인구 감소로 2020학년부터 대학정원>고졸자
- 2021학년 대입 정원대비 고졸자 9만명 적어
- 서울 포함 17개 시·도 중 13곳서 역전현상 나타나
- “벚꽃 개화 순서대로 지방부터 폐교 속출할 것”
|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은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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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치러지는 2020학년 대학입시부터 대입정원이 고교졸업자(고졸자) 수를 초과하는 ‘대입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신입생을 채우지 못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하는 사태는 2년 뒤인 2021학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2021학년 대입에서는 대입정원이 고졸자 수를 9만 명이나 초과한다. 정원미달이 계속될 경우 재정난이 심화할 수밖에 없어 ‘대학 줄도산’ 사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국가 교육통계에 따르면 내년과 내후년에 대학에 들어가는 현 고2·고1 학생 수는 각각 52만2374명, 45만9935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대입정원은 현재 수준이 유지될 경우 55만5041명(2019학년 기준)이다. 2021학년 대입에서는 고졸자보다 대입정원이 9만5106명 많다. 연평균 재수생이 10만명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고졸자 대학진학률이 70%를 밑돌고 있어 대입정원은 10만명 이상 남아돌 것이란 분석이다. 고등학교 졸업후 곧바로 취업하거나 군입대 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고졸자 대학진학율은 2015년 70.8%를 기록한 이래 2016·2017년 각각 69.8%, 68.9%로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정원미달 사태는 지방 대학에 직격탄이다. 이데일리가 종로학원하늘교육과 공동으로 교육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1학년 대입에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을 포함한 13곳은 대입정원이 지역고교 졸업자 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들은 출신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도 대학 진학이 가능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는 다른 지역에서 신입생을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
대입정원 초과 현상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경북이다. 이 지역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2019학년도 입학정원은 4만1806명이지만 2021학년도 대입이 치러지는 2년 뒤 고교졸업자 수는 2만2274명에 불과하다. 대입정원이 고졸자보다 2배 가까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어 △대전 1.86배 △부산 1.81배 △충남 1.77배 △강원 1.74배 △충북 1.67배 △광주·전북 1.42배 순이다. 서울도 고졸자 대비 대입정원이 1.35배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신입생 충원이 어려운 대학 중 유학생을 유치하거나 성인학습자를 모집하지 못하는 대학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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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지방을 중심으로 학생 충원에 난항을 겪는 대학이 생겨나고 있다.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입학정원 10명 중 7명도 채우지 못한 ‘신입생 충원율 70% 미만’ 대학은 2016년 12곳에서 지난해 15곳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광주가톨릭대·대전신학대·서남대·수원가톨릭대·신경대·영산선학대·중앙승가대·한려대·한중대 등 9곳은 2년 연속 충원율 70% 미만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서남대와 한중대는 지난달 말 교육부에 의해 폐교가 완료됐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남쪽 지방부터 폐교 대학이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졸자 수는 2021학년 45만9935명에서 △2023학년 45만2231명 △2024학년 41만9506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 ‘벚꽃 개화 순서대로 문 닫는 대학이 나올 것’이란 예측이 있었는데 현실이 되고 있다”며 “일시에 수십 개 대학이 폐교하는 사태가 빚어질 경우 학생들 뿐 아니라 교수·직원들도 생존문제에 직면하는 만큼 교육부가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