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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3일 스페인으로 출국하는 장지화(오른쪽) 진보당 공동대표. /장지화 페이스북
통진당을 이은 진보당 세력들이 민주노총 건설노조 등을 숙주 삼아 어떻게 세력을 키우고 횡포를 부렸는지 알 수 있는 한 단면이 드러났다. 진보당 장지화 공동대표는 지난 11개월간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민노총 건설노조 소속 ‘현장 팀장’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노임 3700여 만원을 받아 갔다. 그가 해당 기간에 집회·시위에 나가거나 외국에 간 날에도 현장에 출근해 일을 한 것처럼 처리해 건설사에서 일당을 타 갔다고 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통진당을 장악했던 경기동부연합이 건설노조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동부연합은 강성 주체사상파 운동권 그룹이다.
장 대표 외에도 통진당 출신 인사들이 민노총 건설노조를 통해 대거 건설 현장에 취직했는데, 상당수는 ‘정부 규탄 대회’ 같은 집회·시위에 참석하느라 일을 하지 않은 날에도 일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이름만 걸어 놓고 정치 활동을 하면서 일당을 꼬박꼬박 챙긴 것이다. 진보당은 이 보도에 대해 “단체협약에 따른 공식적인 노조 활동”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른바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이런 활동을 노조 활동이라고 볼 사람은 없다.
진보당은 ‘일하는 사람이 주인’ ‘민중주권시대’ 등의 겉 명분을 걸고 있다. 그래 놓고 진짜 일하는 사람들이 받아야 할 몫을 가로채온 것이다. 진보당을 만든 핵심 인사들은 통진당 멤버였다. 통진당은 애국가를 거부하고 유사시 국가 기간 시설 타격을 모의한 반국가단체였다. 대표 격인 이석기 전 의원은 내란 선동 혐의로 징역 9년을 받았다. 그 후에도 최근 드러난 간첩단 사건에 진보당 당원들이 연루돼 있다. 이런 세력이 건설, 택배, 마트, 비정규직 노조에 스며들어 돈을 챙겼다. 건설노조는 2020년 7월 ‘이석기 석방 시위’에 노조원을 최소 2000명 동원하기도 했다.
지난 5일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당선된 것 자체가 고장 나고 왜곡된 우리 정치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진보당은 지금도 간첩 당원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여야 정치권은 이들에 대한 경각심과 위기의식 대신 자신들의 얄팍한 정치적 이익 계산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