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무색케 하듯‘꼴찌’로 전락한 기아는 올시즌 이래저래 아귀가 맞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진도 부진이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많고 그 내용도 석연찮아 유남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속앓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간이 찌푸려질 정도로 황당무계한 부상 시리즈의 종합편은 최근 김주형의 부상 사연에서 찾을 수 있다. 김주형은 지난 15일 뜬금없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14일 뜻밖의 부상을 당해서다. 허슬플레이를 한 것도 아닌, 경기 전 훈련하다가 다쳤기에 더 가슴아팠다. 다른 선수들이 배팅볼을 칠 때 짬을 내 3루 수비 훈련을 하던 김주형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공을 밟고는 왼쪽 발목을 접질렀다. 14일 선발 3루수로 출전하려고 했던 것도 자연스레 물거품이 됐고 부상도 예사롭지 않다. 제대로 걷지도 못해 17일 결국 통깁스를 하고 광주 한국병원에 입원했다. 열흘간 통깁스를 한 채 안정을 취한 후 재활을 할 예정이어서 한달여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기아의 생뚱맞은 부상 사례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지난 5일 수원 현대전에 앞서 손지환은 타격 훈련을 하다 오른 엄지를 삐끗했고 1군에 막 올라온 홍현우가 단거리 달리기를 하다 갑작스레 종아리 근육이 뭉쳐 다음 날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가며 눈물을 삼켰다. 지난 10일 광주 현대전에서는 이종범이 안타를 쳤지만 부러진 배트에 오른 엄지가 찢어지기까지 했다. 부상이 경미하긴 했지만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기아를 가슴저리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