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거국적으로 둘러앉아 1차적으로 자기소개할 때 인상적이었던 녹차사랑님!
금촌리 이장님이었던가 면장님이었던가 친구로 함께 오셨던 양복입은 등발 허벅발 좋으셨던 님
자리에 일어나셔서 시선을 주목받으며 소개하시는데 그 얼굴이 불그레 달아오르시고
입에서 단내가 나오는듯 그 떨려나오는 목소리에 심장의 고동소리가 그대로 묻어나오니
얇은 한지 문풍지가 바람에 파라락 떨리듯 마치 녹차사랑님 심장이 내 가슴속에 들어온듯
내 가슴살도 파르르 잘게 떨리며 공명한다.
처음 정모에 발걸음하며 겪어보는 신선함속 그 파르라한 설레임이 참 수줍듯 깨끗하다.
신선한 떨림을 말하자니 또 한 분 떠오르는 님이 있다.
내멋대로해라 모둠토론 발표를 해주셨던 은은한님.
내멋대로해라며 다른 모둠의 진지하고 성의있는 시간빡빡토론을 웃으며
우리는 널널히 내멋대로한다는 토론모둠원들의 모습. 그 내용을 대표해서 발표하시는데
덩치도 녹차사랑님처럼 넉넉하시겠다 그 소리판이 크니 그렇게 은은한 가슴고동이 그대로
떨려나와 내 심근막을 상큼히 울려주시었을까.
토론할 때 즈그들만 유일하게 자지러지게 배꼽을 잡었노라고
배짱이 개미보고 웃듯 으시대는 얄궂은 모둠원들의 모습 그대로를 대표해서
염불보다 젯밥이라고 토론 결과보다는 그 웃음의 비밀을 공개한다는 비장함으로
입술을 깨무는 은은한.
꿋꿋이 표정관리를 하려는 애씀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그여 자기가 먼저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선다일미란 무엇이냐? 바로 선과 다는 맛이 일치한다는 것.
하이고메 기껏 한참 때지난 허무개그였구만 그려. 좋다 함 귀엽게 웃어주지 출발은 괜찮다 쳐주지.
그러곤 정견에 대해선 다른 모둠들의 정석적이고 관념적인 결론과는 다르게
일상 생활 속에서 예를 찾아 구체적으로 파고들었다면서 하는 말이
우리가 먹은 귤, 저 귤 한 박스가 얼마게요? 이에 명천님 2만원요 장단을 쳐주니
1만 7천원이랍니다. 싸죠? 바로 싸다 이것이 정견입니다.
입금자는 2만원, 그냥 온자는 얼마게요? 3만원이죠? 그럼 후박아저씨는? 예, 안냈습니다.
후박아저씨는 스리슬쩍 생깠다! 이것이 정견입니다.
그러고는 대견하다는듯 후달달 웃는 은은한.
그렇게 떨림 속에 후박을 은근히 청문회에 착석시켰는데 그들이 바로 후박나무조라...
후박나무 자기비리가 공개되고 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자기조 발표가 참으로 허를 찌르는 걸짝이라며 웃기만 바쁘네 그랴.
그토록 은은한 떨림속에 싱글싱글 수줍듯 발표를 끝냈던 은은한님에게서도
가슴 진동하는 깨끗한 설레임을 느꼈었지.
그렇게 저마다 자기들을 소개하고도 저녁은 멀고 정식 일정은 아직이라 이에 후박나무
족구 한번 하죠? 제안하여 남자들은 우루루 밖으로 나왔겄다.
가르치고 배울 내용이 농사다 보니 농사짓는 그 들판이 교실이겠고,
책걸상 없이 마치 도량처럼 한쪽에 정돈된 방석과 백보드판이 정숙한 분위기를 자아내고있는
강당으로 강의실로 쓰고있다는 오늘 우리가 한데 어울리는 큰 온돌방.
그 건물은 주차장을 마주하여 다른 온돌숙식시설(방마다 지리산 봉우리 이름이 붙어있었네)과
ㄴ자로 이어져
산을 등져있는 넓은 마당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한가운데로 족구 네트가 설치되 있었던 것.
후박나무 성큼 기량을 선뵈듯 날쌔게 공을 휙 차 넘기며 네트로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녹차사랑님 오른쪽 양복바지단을 훌쩍 걷어올리며 퉁실한 살에 양말과 구두발을 내세워 받아찬다.
녹차왕님 좋은차맛님을 따라왔다더니 더 신난듯 기활이 좋으신데
공을 잡아 튀겨보다간 뻥 서브를 넣고
핸섬가이 티토풀 나도 빠질 수 없다 적극적으로 튀어나와 받아내고
금촌리의 이장님도 질세라 몸을 푸는데 그 앞에서는 폴라리스가 가푼가푼 잘 받아찬다.
산울림도 크~음 오랜만에 몸 좀 풀어불까
손을 깍지끼고 어깨를 움씰움씰 풀어내다 고개를 좌우로 꺽어보며 폼을 잡았지.
공이 넘어오고 티토플이 올려줬겄다 바로 냅다 오른발을 치켜 꽂는다고 세게 찼는데
아이구메 홈런 되얐부렸네.
괜한 폼을 잡아놓았다간 어참 이것 몇년만에 만져보는 공인지원~~ 한소리 둘러댄다.
그래도 쪽수가 한 명 부족하다. 다들 차고 싶어할만도 하련만 그 실력이 어떨라나
좀 차는 솜씨를 봐서 내 꿀리지 않을 것 같으면 나서시려했을까...
하여간 선뜻 나서는 한 분이 부족하니 왕소금 과감히 끼어들었는데 적군인지 아군인지.^^
그렇게 편을 갈라 좋다님 네트 옆에 서서 주심을 보시겠다 본격적으로 수신호 보내시며
대뜸 하시는 말씀이 "오만원". 어마 뜨거라! 산울림 속으로
아따 스님도 참 누구 피틔기라고요? 가슴 떨려 제대로 실력발휘나 될런지...
부담 팍팍 갑자기 그만두고싶어지나 겨우 표정관리하면서 바짝 긴장하는데
후박나무 나서서 주심 너무 많아요 깍아줘요 만원으로 깍았지.
뭐~어, 5만원이든 만원이든 이기기만 하면 될 것이지만 문제는 왕소금과 같은 편이라
액수에 가슴 쫄지 않고 태연할 수는 없었단 말씀이지. ^^
부부함께 오신 부군님네들은 뒷짐을 지시며 족구를 관람하다
아~ 옛날이여! 혹시나 나이를 탓하셨을까? 주위경관을 둘러보시고
게중에 율리님은 나도 한번 차볼까 마음은 싶으나 젊은님네들 내기 걸고 찬다는데
도중에 끼여들기도 그렇고 내 몸이 날쌘 제비도 아닌 것이 구멍이 될까...
겨울풍경님 뭐 남자들만 신나게 차라는 법 있어? 나도 함 차볼까 싶은 마음을
옆에 있던 어느님네가 모리화님이었다던가 오만원인가 내기 걸렸데요 글쎄 하는 말에
그리 쳐다보다 그려 지들만 찰라면 차라 우리는 그냥 산오르며 산책이나 할까
율리 아네스 행운의구슬부부 모리화 겨울풍경 나그네 아줌마1 아란도
그렇게 구경꾼으로만 바라볼 바에야 헹~
우리는 우리 대로 산 위로 오솔길을 밟아보련다 오르는 산 등정길.
족구 끝나고 땀을 식힐 겸 풍광을 넓게 보려고
왕소금 폴라리스와 함께 올라가다간 앞선 느릿느릿 완만하게 풍광을 즐기며 올라가고 있었던
그 님네들을 따라잡으며 괜히 미안해져서 혼자서 짐작해본 생각들.
오르는 산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왼쪽으로는 꼭 공사장인듯 포크레인 중장비같은 기계음들이 메아리쳐와 사양하고
오른쪽으로 좀 더 올라가니 산 중턱에 절이 있고 그 앞으로 계속 길을 따르는데
도로 마을 쪽으로 내려가단 다 닿지 못하고 밭으로 끊겨있다.
이내 우리는 다시 돌아 오르며 절에 들렸지.
나그네 아란도 왕소금 산울림 아줌마1 님네들은 그 절 가장 큰 불전 대웅전이려나
거기에 안치된 황금 관음보살상에 삼배드리고 나왔네.
-개인적으로 귀밑까지 덮인 왕관 같은 모자를 쓰고 있으면 관음보살님으로 알고 있기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진을 찍어주다간 이젠 자신을 찍으라면서 뒤채는 왕소금과 함께
저만치 내려가는 님들을 뒤따르다 합류하여 도로 내려오며 산책은 끝났다.
주차장 한켠에서 검은색 승용차 뒤로 트렁크 문을 열고 한 님이 팜플렛 책자를 꺼내고 있다.
감감한 닉네임을 떠올려보았지. 아, 금촌리 이장님 뭐하고 계세요?
어? 저 이장 아닌데요? 금촌리 면장입니다. 금촌면장요. 하시며 웃는다.
사이버 무슨 게임 동아리에 금촌이라고 있는데 거기서 면장으로 있다며 살풋 웃는다.
녹차사랑님과 친구로 원광대 대학원에서 녹차를 전문적으로 공부한다셨던
이번 다회에 오신김에 사이버대학에 대한 소개를 곁들여보고프시다며 그 준비를 하시는가보다.
그렇게 함께 들어와보니
아까 우루루 나갔었던 김해와 창원의 동방미인 하얀민들레 민들레친구 꽃잎향기 햇살마루 님들과
구릉님이 언냐 오빠 짝지 이렇게 아까 구름처럼 몰고왔던 민들레꽃님 은은한님 티토플님.
대전에서 온 훈민정음님과 처음 따라온 예쁜돼지님.
혼자 오지 못하리 숫기없다는 대구 명천님과 그 동행자 썩은목탁님.
광주에서 바람처럼 스사사삭 달려오신 바람처럼님. 그리고 강원도 흐름이어라.
울산에서 달려오신 신마녀님과 임경수님.
다포와 차를 가져오셔서 학해스님께 선물하시던 남순님.
그새 오신 님들로 북적북적 더 벌려지고 커진 원을 그리며 전부 빙둘러앉아 있다.
다시 거국적으로 2차 자기소개를 하였지.
그리고 저녁 식사 30분 전 그 막간에
녹차사랑님 아까보다는 많이 진정된 톤으로 원광 사이버 대학에 대하여 조목조목 설명하셨다.
후박나무 저녁먹고 7시까지 이 자리에 모이죠.
저녁 언저리에서 우리 모임의 가장 막내를 달고 오셨던 고불님.
저녁을 놓치지 않아 참 다행이다 하였습니다.
그 남아는 젊잖게 아버지 곁에서 토론에 참석하여 듣는 품이 의젓하였고
그 인형 같은 여아는 어찌나 깜찍하고 예쁘던지... 그 밤 우리들의 천진한 막내
참선 시간 그 아이들로 못내 미안해하시난닷 제대로 시간을 누리지 못하셨던 사모님.
한 강당에서 여기 저기 다섯 모둠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소리를 나누니
목소리를 가다듬지 않으면 서로를 듣고 답할 수 없었던 강당.
고불님의 낮은 음성에 바륵바륵 귀를 귀울여보지만 참으로 들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나이 지긋한 고불님께 차마 목소리를 좀 더 켜달라고 말씀드리지는 못하고
제발 좀 소리 좀 높여달라는 눈망울을 담아 고개를 앞으로 가져가보지만
고불님 자신도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음을 아시면서도 여전히 당신 톤으로만 말씀하셨었지요.^^
정견에 대해서는 오로지 하나 부처님 말씀 뿐이라시며 강한 목소리와 의지의 눈빛을 내셨던 모습.
경을 가까이 두고 무척 공부를 많이 하셨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그 밤 새도록 함께 이야기를 하고팠지만 그리 쉬이 동화되지 못하시고 일찍 잠에 드셨던
뒷모습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우리는 크게 둘러앉아 다시 거국적인 마지막 자기소개를 하였다.
누가 침묵은 금이라 하였을까?
처음 서로 모여서 말 뜸뜸히 침묵의 틈새로 번져나오는 어색한듯한 뻘쭘함을 느껴보노라면
왠지 좌불안석 마음이 민망해지고 괜시리 뒤꼭지에 땀 한줄기 흐르난닷.
전에는 나도 그 민망한 침묵으로 말을 일부러 지피려고 지피려고 쫓기듯 말을 찾아 마음이 달렸다.
헌데, 그것도 고정관념이고
말의 습관 속에 다져진 익숙한 하나의 패턴이었을 뿐임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마음 먼저 달려두지 않고 말이 나오면 나오는 대로 막히면 막히는 대로
그 순간순간을 조근조근 쪼개듯 씹는다.
말이 유연하면 그 유연함을, 침묵으로 뻘쭘해지면 그 뻘쭘함을,
말없이 서로를 그냥 보고 있자 괜시리 민망해져오면 그 민망함,
그대로 그대로를 잘근잘근 들여다보며 씹는다.
그러면 어색하기 이전에 참 기묘한 맛이 배어나와 그 깊은 맛을 되새김할 수 있었다.
그런 되새김의 內觀이
처음 만난 낯선 얼굴에 말이 끊겨지고 이내 기묘해져오는 그 어려웠던 침묵을
가푼가푼 소소하게 즐기게 해주는 힘이 된다.
하나 민망한 것도 뻘쭘해지는 것도 아님을 스스로 받아들이며 그 낯설게만 느껴지는 침묵을
친숙하게 미소지으며 받아 하나하나 쪼개보며 들여보다 보면
그 색다른 맛이 참 달착지근해지노라며 스르르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게 말에 쫓기듯 마음이 달리지 않으니 말을 찾지 않아도 말이 나를 따르며
사람들과 친숙하게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 경험으로 님들이 침묵을 뻘쭘하거나 민망하게 느낄 것 같으면
침묵 사이 사이 그 어색한듯한 침묵을 그대로 맛보라며 말을 지피기도 하였지만
아직은 내 맘 같지 않으리~~
그래서 모두의 자기소개가 끝났을 때
박수리듬에 맞춰 자기 닉네임을 실어보자고 분위기를 내었었지.
하지만 나도 박자를 헤매고 있었는데 간간히 바람처럼님이 지원사격해주심으로
우리는 손바닥의 열기와 소리가 울려내는 하나의 파장 속에서 얼크러지며 서먹함을 예방할 수 있었을까^^
곧 후박나무님이 모셔온 귀농학원 원장스님 종묵스님의 인사가 있었다.
원장스님, 귀농학교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지요?
어느 님이 적극적으로 물으시는데 용감하시다. 그 님이 아마 아줌마1님이었을 것으로^^
7개월의 수료기간 동안 농사를 가르친다는 것은 말이 안되겠지요?
중요한 것은 가치관이예요.
기쁨으로 받아들이며 농촌시골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그 자신감이지요.
실상사 인드라망 속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그 자신감과 가치관을 전해주고 있음을 감사합니다.
게다가 커풀 탄생이 많아서 가연의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과외로 따라오는 수확이라면 수확이지요.
하시며 빙그레 웃음지으시는 종묵스님.
그 뒤 더 궁금하신 것을 거침없이 물으셨던 아줌마1님.
종묵스님 당황하지 않으시고 일일이 친절히 대답해주시다간 구체적인 질문이 계속 쏟아지자.
실상사 홈페이지로 들어오세요. 그럼 자세하고도 구체적으로 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요? 제가 컴퓨터를 잘 몰라서 그런데 네이버로 검색하면 되는가요?
에~, 저도 컴퓨터는 잘 몰라서~~~
그럼, 스님은 어떻게 들어가시는데요?
예, 즐겨찾기로 들어가면 되더랍니다.
그렇게 모두의 웃음을 사르시도다.
그리고 바로 나그네님의 차와 선에 대한 말씀을 청하다.
선방에 있다보니 차를 가까이 하며 마시고는 있지만 제가 뭘 알겠습니까?
제가 차에 대해선 말할 것이 없구요. 해온 것은 화두참선이니 그냥 선만 말씀드릴깨요.
첫댓글 .....힝힝.....왜,이렇게 짧어...지금 산울림님 보이네...휴...그러나 차마 말을 못 걸겠넸네.....지금 쓰고 쉬고있나 있나 생각하니 ..ㅜㅜ..차마 조르지를 못하겠네...마음편히 가지시고 기분가는대로 ,읋어 주시면 그 장단은 알아서 맞춰지리이다...
나 오늘 김장 담그러가는데 아란도 뭐 그리 부추기지만 말고 바톤을 함 이어가셔라우.^^ 졸라줌이 또한 흥겨움일세. 아란도도 느낌을 나눠주지 말이여~~ _()_
푸하하하..저가... 전국차회 안가고 객이는 이유 중의 절반은 산울림님의 글발을 믿기 때문입니다..감사합니다..생생한 중계방송~
ㅋㅋㅋ...어디 산울림 기억만 할라구여....김장 맛있게 담구고...너무 목마르지 않게 ^^...기억을 풀어 주시구랴....
김장 넉넉히 담그세요...ㅎㅎㅎ^^ 그러합니다님의 댓글 처럼 정말 글발이 참 맛납니다...^^* 즐거움의 여운을 가득 담아 놓으셨네요..
그러합니다님, 겨울풍경님 감사합니다! 시간 상 예서 일단 인사드리고요 못 다한 얘기는 다음에 다시 돌아와 이어보겠습니다. 아란도 목마르면 스스로 물줄기를 이으시오사! _()_
궁금혀요... 절여놓은 배추가 궁금혀요... ㅎㅎㅎㅎ
헉~~...산울림님의 글을 읽어보니..그날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담에 다시 ..만날것을 기약하면서 감기조심하세요~~그럼..바이~~
다시 놀라는 산울림의 기억력......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