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울타리도 훌쩍 뛰어 넘고
땅 밑으로 구멍을 파서 탈출했던 토끼들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어요.
정말 귀한 야생화 싹들을 모조리 따 먹고,
나무란 나무 밑둥은 죄다 갉아 놓고
그것도 모자라, 땅을 있는대로 죄다 파 놓고....
작년에는 그 비싼 배추까지 몽땅 먹어버렸지요.
제발 산으로 가라, 가라...
빌어도 보았지만, 이 녀석들도 산모퉁이가 안전하고 좋은지는 알아서 그냥 눌러붙어 있더군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봄이 되자, 겨우겨우 네 마리를 붙잡아 탈출할 수 없는 우리에 집어 넣었어요.(토끼에겐 안 된 일이지만...)
그런데 마지막 남은 한 녀석....
어찌나 영리한지 붙잡히지 않아요.
눈치 살살 보면서, 요리조리 도망다니는 까망이...
드디어 잡았어요.
오, 놀라워라! 박신식 샘의 순발력......
달리는 토끼 잡기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두 귀를 꽉 잡으니 꼼짝 못해요.
토끼가 순한 것 같지만, 잘 물어요.
물면 이빨 자국이 깊이 나요.
요 녀석....
좋은 거는 다 잘라먹고 다녀서 힘도 세고, 달리기도 아주 잘 하고...
그런데 피터래빗이 있는 방에 넣으니
피터가 쫓아다니며 엉덩이를 계속 물어댑니다.
며칠 지나면 아마도 서로 잘 적응해서
잘 살 겁니다.
첫댓글 토끼가 자유로히 들판을 노니는 모습은 정말 낭만적인데, 실제로는 문제점이 상당히 많네요. 산채라든가, 좋은 화초라든가, 좋은 나무 등등을 마구잡이로 망쳐 놓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