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 / 영암 스님
마음이 어디엔가 머물게 되면 망상이 생기고,
망상이 생기면 마음이 어두워져서
그 아무것도 볼 수가 없게 됩니다.
마음이 어두우면 결국 지혜가 결여되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켜도 손가락 끝만 보게 됩니다.
분명히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을진대,
그 달이 손가락 끝에 있는 줄 알고 손가락 끝만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나 지혜가 있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저 창공의 달을 볼 것입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에 달이 있음을
보기위해서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지혜가 있으려면 마음에 머무름이 있어선 안 됩니다.
마음이 머물게 되면 우리 마음 속에 법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業)에 따라 죄를 받게 됩니다.
업에 따라 죄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중생은
그것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 중생들은 재수가 없다느니,
또 선량한 일만 했는데 왜 나에게 죄를 주느냐는 등,
부처님을 무심하다고 원망만 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나에게 주어지는 죄는 분명히 전생에서
죄받을 짓을 했기 때문이요, 아무런 업이 없이
죄를 받는 것은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금생(今生)에 마음이 어두우면
내생(來生)에 또 죄를 받게 되니,
전생(前生)의 업은 어쩔 수 없는
인과응보라고 치더라도 금생에서는
내생에 죄받을 짓을 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그러려면 절대 마음을
그 어디에도 머물게 해서는 안 됩니다.
마음이 밝아야 그 무엇이라도 이뤄지지,
마음이 어두우면 될 일도 안 됩니다.
-영암 큰스님 [동쪽 산이 물 위로 간다]중에서-
출처 : 블로그 ‘나를 찾는 불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