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 마루에서..
2008. 8. 25.
블랙 & 산죽
장곡사-사찰능선-칠갑산-삼형제봉-장곡능선-장곡주차장
< 장곡사 일주문 >
여름휴가 딸랑 하루받아 마땅히 갈 곳도 없고
한여름 땡볕에 콩밭메는 칠갑산 아낙을 보고싶어 청양으로 향합니다
< 장곡사 요사채 >
장곡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대고 장곡사 일주문을 지나 장곡사에 올라섭니다
< 장곡사 하대웅전 보물 제181호 >
장곡사는 마곡사의 말사로 2개의 대웅전을 갖춘 특이한 가람배치와
국보, 보물이 봉안되었고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고찰입니다
< 장곡사 설선당 >
허름한 장곡사 설선당이 이곳 산사의 연륜과 불자된 도리를 측량할 수 있어
절도 마음이 숙여집니다
< 장곡사 전경 >
고지넉한 산사를 빠져나와 장곡사 뒤편으로 나 있는 사찰로 들머리에 들어서는데
앞 서 걷는 여인 칠갑산 산마루에서 콩밭메는 아낙 같네요
< 사찰로 초입 오름길 >
이 좋은날 콩밭은 아니메고 왜 호미대신 스틱들고 이곳에 왔는지...??
< 콩밭메는 아낙의 표정이 심상치 않네요 >
앞을 보고 뒤를 보아도 영락없이 콩씨 아줌마네요
이왕 만난것 동행이 되어 보자고 꼬드겨도 눈썹하나 까닥않고 지 갈길 갑니다
이런 된장
아 같이 좀 갑시다 거 말하면 입술에 종기 납니까
< 말없이 앞서 갑니다 >
뭘---봐
비켜
안 비키믄 스틱으로 산죽잎 다 털어낼껴
땡볕에 콩밭메더니 보이는게 없구만
우쒸 무섭다
초입부터 빼옥하게 들어찬 송림숲
육산 흙길위에 간간히 계단이 있고 온순하게 올라치는 산능선은 산책로 수준입니다
6부능선 이후론 참나무와 송림이 반반 섞이더니
8부능선 이후론 온전히 참나무 숲이됩니다
마지막 천국의 계단을 올라서면
갑자기 하늘이 터지며 사방팔방이 두 눈속으로 쏙 빨려듭니다
마치 공중부양하여 하늘에 둥 떠있는 기분입니다
< 칠갑산 정상입니다 >
정상은 헬기장이고 벤취가 있네요
산불초소 옆쪽으로 운치있는 느티나무 그늘도 있어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 낮은 연능들이 끝없이 펼쳐입니다 >
헬기장을 따라 한바퀴 빙둘러 보는데
막힘없는 조망입니다
< 뭉게구름도 활짝 피어오릅니다 >
엇비슷한 3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붙어있는 삼형제봉도 코 앞에 있습니다
저곳에 올라 하산길을 잡아야 합니다
< 삼형제봉 >
오서산과 가야산을 제외하면 인근에 높은 산정이 없고
작은 연능들 중심에 놓여있어 높이에 상관없이 고도감이 상당한 칠갑산정 입니다
< 오서산방향 산군 >
집채만한 크기의 산정비가 특이합니다
저걸 메고 오르진 않했을거구요
이곳 사람들이 칠갑산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그 단면을 미루어 짐작케 합니다
벤취에 앉아있던 콩씨아줌마가 드뎌 입을 엽니다
땡볕에 땀흘리는 모습이 안타까운지 그늘로 들어와 쉬라고 합니다
물빠진 사과 한조각과 곪아터진 참외반쪽
그리고 푸석한 김밥 두줄 꺼내놓고 함 먹어보라 하네요
시장이 반찬이라고 허겁지겁 고맙게 받아 묵습니다
< 칠갑산 산정에 날아든 호랑나비 >
든든히 배를 채우고 다시금 산정조망에 빠져보는데
손바닥만한 호랑나비 한마리가 인내시험을 합니다
찍을라카면 날라뿔고 내사마 돌라카네..
하따 쪼매만 거시기 해보랑께 그려 거그에 쪼까 안자 보드라구
우쒸 안찍는다 안찍어..
< 삼형제봉 가는길 >
칠갑산정에서 오래도록 머물다
콩씨 아줌마 따라 삼형제봉으로 갑니다
혹시 먹을 것 더 없나 해서리..
< 며느리밥풀꽃 >
며느리 밥풀꽃이 즐비한 주능선입니다
단걸음에 삼형제봉 정상에 올라섭니다
작은칠갑산이라고도 부르는 삼형제봉 정상 또한 헬기장입니다
콩씨아줌마 잠자리 착륙할려고 해유 조심하슈
날개 부딪치면 전치 5주는 나올껴..
< < 삼형제봉에서 한컷 >
모처럼 증명사진 한장 박습니다
콩씨아줌마 실력도 만만치 않네요
< 콩밭메는 아줌씨도 한컷 >
고마버서 콩씨 아줌마도 한장 박아주는디
폼이 영 거시기 헙니다
콩밭메고 허리펴는 허접한 폼이네요
삼형제봉을 한바퀴 빙돌고
장곡주차장으로 떨어지는 장곡로 하산길에 내려섭니다
오르락 내리락 조망도 없고 작은 연봉들을 제법 넘나들자 짜증을 냅니다
워매 지겨워 홀엄니 홀로두고 시집온 서방보다 더 지겹네
내 콩밭메고 말지 이짓 못하겠다
< 지긋한 내림길에 지쳐버린 아줌씨 >
지겹던 괴롭던 우얏튼 시간이 흐르자
날머리 이정표가 보이고 하산을 매듭짓네요
포기마다 눈물심고 말지..
에구 내 팔자야
< 하산완료 >
주차장으로 가는길에 멀리 삼형제봉이 보입니다
< 멀리 삼형제봉 >
칠갑산 산마루에서 바라본 삶이란게 도토리 키재기요
고진감래라고 힘들여 콩 한알을 심으면 콩 백알이 들어온다는 진리
그래서 슬퍼 할 필요도 없꼬
참으며 사는 삶이 최고라고
장곡사 입구에서 육백년을 살아온 느티나무가 말해줍니다
마 가자 여그서 콩밭 그만 메고
내하고 남은 반평생 함 같이 살아보자
하여 콩밭메는 아낙을 데불고 집으로 귀가 합니다
< 장곡사 입구에 있는 600년 느티나무 >
- 감사합니다 -
아름다운 산을 찾아서..
산죽
첫댓글 오늘은 콩밭메고 내일은 팥밭메고 김멜밭이 많은데 가을에나 데리고 올 것이지 ..ㅋㅋㅋ...정상 조망이 아주 시원합니다...모델료를 안줘서 그러나 블랙님 심기가 불편한것 같습니다..부부가 산행하면 소록소록 쌓이는게 정인데 방장님 부부의 정은 태산보다 많이 쌓인것 같습니다....ㅎㅎㅎ장곡사 3년전 겨울 생각이 납니다...감상 잘했습니다.
요즘 김멜 밭이 없어서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ㅎㅎ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두분의 발자취도 여전히 부럽습니다. 이방에 오면 부러운 부부가 너무 많아 덩달아 행복해집니다
비비추님네도 껴보세유~~ㅎㅎㅎ
모처럼 휴가내서 평일날 산행 했습니다 부부산행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비비추님도 함 해보세요 ㅎㅎ
콩씨부부님 한적한 산길이 너무 행복해 보이시네요.........블랙님 좋으시겟따 산죽님께서 늘 저렇게도 멋지게 찍어주시니까.
어이~~~ 거그 말로 저그로 서보랑께,,, 어어~~~ 폼이 그게뭐여 좀 거시기 허잔여,, 이렇게 해봐,,, 요로코롬 요구하는게 많아 완전 상노가다유,, 블랙님 제말이 맞쥬??,,ㅎㅎㅎ 모델료는 외마디로 끝내버리고,, 어이 블랙,, 긍께,, 싸랑한당께,,ㅎㅎㅎ,,^^***^^
콩씨부부가 아니라 콩가루 부부입니다 사진찍지 말라고 화내고 그래요 ㅎㅎ
콩밭매는 아낙네가 넘 이뻐유,, 봇짐지고 오르는 산님은 봇짐 짊어지고 장총 둘러메고 오를게 아니라 나무지게 지고 삭쟁이 한짐 지고 내려와야 할거 같네유,,ㅎㅎㅎ 아직 가보지 못한 칠갑산,, 유순한 느낌이 좋구요 송림길이 참으로 운치있어 보입니다,, 정상에서의 션한 조망이 푸른하늘 솜사탕 구름이 어울어져 제대로 가을풍광을 그려 내는듯 싶습니다,, 늘 함께 하시는 모습 좋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삭쟁인 뭐여..?? 이쪽지방 고향인 사람이 여그도 안올라 갔슈 거참 고향 등졌구만유 ㅎㅎ
삭정이 의 충청도 표현이랑께유,, 예) 소나무 삭쟁이좀 주어와봐~~,,ㅎㅎㅎ,,^^***^^
파란하늘 뭉게구름이 아름답군요. 저도 3년전 하산길이 지겨웠던 기억이 있었는데 역시 님께서도...그리고 들머리 입구에 장승들은 잘있던가요. 두분이 늘 함께하시는 산행 부럽군요. 그 행복 쭉~~~이어가시길...
저는 하산길인 장곡로가 좋던데 아내는 투정을 부리더군요 ㅎㅎ 아즉도 장승들은 잘 있습니다 다만 목욕을 안해서 땟깔이 꾀재재 합니다
우째, 두분은 산에만 가면 싸워유~~? ㅎㅎㅎ
집에선 더 싸워요 ㅎㅎ
노랫가락에서나 듣던 칠갑산을 처음 오르게 되는데 장곡사 일주문을 들어서며 한적한 오름길이 좋네유 그나저나 콩밭 메러 열씨미 오르는 아낙네 딋꽁무늬 붙잡고 콩씨아줌마 타령을 부르는 서방님은 놀부심보에 잎사귀를 모두 털어내고 싶구먼유 입술에 종기가 났던 말던 물빠진 사과를 건네던 말던 참말로 할말이 없구먼유 산죽님 발바닥에 종기는 나지 않았는지 궁금하네유 ㅎㅎ
거참 남 부부 토닥거림에 웬 시비요 야속하게도 발바닥에 종기는 나지 않았구만요 얄미워도 요즘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 보내주니 고맙긴 헌데 넘 끝이 매서워 감기 들겄슈 약간 뎁히서 보내세요 ㅎㅎ
이쪽코스도 좋네요. 칠갑산장쪽의 소나무길이 좋은데...임도예요. 산책길..
사찰로 능선과 장곡로 능선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 호젖함은 없으나 평일 두분이서 걷기엔 아주 안성맞춤길 같더군요 블랙과 메탈님이 좋아하는 길이라고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귀 간지럽지 않으시던가요 ㅎㅎ
역시 가화만사성을 느끼게 하는 좋은글입니다~~블랙님 오랜세월 모델로 내 세웠으니~~ 그 밀린 모델료 또한 만만치 안을것 같습니다~`~~ㅋㅋ
그래서 제 퇴직금 다 갖고 연금도 반절 타라고 유언 했습니다 ㅎㅎ
ㅋㅋㅋ 콩 밭 매는 아낙이 되게 건방지나 보네요. 스틱으로 우리 산죽님 처 내버리려고 하질 않나... 모델이 되어 주신것만 해도 어디입니까 뽀뽀 아끼지 마세요. 좋습니다.*^^*
엄청 싸납습니다 잘못 건드리면 본전도 못 찾습니다 ㅎㅎ
장곡사 쪽으로 오르는 것이 훨씬 길이 이뿌네요...저번에 갔을때 한티고개 쪽으로 오르다 무창포 해수욕장 바다길 열리는거 보러간다고 정상까지 못가고 중간에서 내려 왔었는데 칠갑산 다시한번 가야겠습니다....사찰도 오솔길도 넘좋네요....칠갑산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넘좋습니다...칠갑산 그림으로 나마 잘보고 갑니다....감사합니다.
헉 오르다 그만 두셨다구요 ㅎㅎ 옛날부터 함 가본다 해놓구서 뒤늦게 오른 산정이네요 산책하기 좋은 산이고 유서깊은 장곡사가 마음을 땡긴 산행길 이었습니다
한티고개쪽 길 재미없죠. 아카바님? 저도 갔을때 배낭메고 가는사람 우리뿐이었습니다.
알콩 달콩 재미있고 행복하게 사시내요. 산수경관도 좋고, 모델도 좋고, 거기에 사진까지 잘 찍어 주시니, 두분 중 블랙님이 조금더 행복하실거라 생각도 해 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 안산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