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20년이 넘은 휘발유용 중고 그랜저를 90만 원에 폐차하고, 10년 넘은 LPG용 중고 그랜저를 100만 원에 구입했었다.
약간의 수리를 거치니 의외로 탈 만했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낡은 차였지만, 내 발이 되어 성실히 움직여 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휘발유 주유소야 어디에나 있지만, LPG 주유소는 드문드문 있어 찾기가 힘들었다. 장거리 이동 시에는 특히 조심해야 했다.
그날도 그랬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남여주cc에서 골프 월례회가 있는 날이었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연료계의 경고등이 번쩍 켜졌다.
장거리 운전을 앞두고 미리 넣었어야 했는데 깜빡 잊은 것이다.
불안한 마음에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일반도로로 들어섰지만, 아무리 찾아도 LPG 주유소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근처 택시 한 대를 세워 요금을 드리고, 직접 길 안내를 부탁드렸다.
꽤 먼 길을 따라간 끝에 겨우 주유소를 찾아 가득 채웠을 때의 안도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출발하여
시간 안에 도착, 큰 실수를 면했다.
난생처음 겪은 일이라 황당하면서도, 내 스스로의 안이함이 부끄러웠다.
그날 나는 새삼 깨달았다.
무슨 일이든 미리 준비하는 것만큼 확실한 보험은 없다는 것을.
그걸 알면서도 사람은 자주 잊는다.
“조금 더 괜찮겠지”, “다음에 하지 뭐” 하며 미루다가 낭패를 겪는다.
그 후로 나는 계기판의 눈금을 유심히 본다.
한 칸만 남았어도 주유소를 찾는다.
인생도 그렇다.
연료가 다 떨어지기 전에 채워 넣어야 한다.
건강도, 관계도, 믿음도, 마음의 여유도 마찬가지다.
늘 미리 채워 두는 사람만이 길 위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
“인생도 주유는 미리 해야 한다.”
첫댓글
살다 보면 급해서 허겁지겁 할 때가 있습니다.
장거리 운전하면서 차 기름이 떨어지면 큰 낭패를 겪습니다.
물론 보험회사를 부르면 해결되겠지만.
특히
LPG 차량을 굴려보니 주유문제가 제일 큰 일입니다.
황당한 일을 겪고나서 부터는 늘 계기판의 눈금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매사가 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유비무환이 정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