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기 김홍식 목사님은
문예한국 신인상 등단하시고,
창신대학교 문예창작과 외래교수, 문학평론가이며
현재 경남기독문인회 이사, 편집 및 심사위원이며
함박산 푸른숲교회를 섬기고 계십니다.
2023. 12. 1. 금요일 시제
금요일의 시제를 드립니다.
내일은 낱말의 중복을
꾀하여 두 줄 시를 지어 주시기 바랍니다.
시에 있어서 낱말의 중복은 <첩어의 묘미>
라고 합니다.
첩어의 묘미를 예로 들면
송알송알, 초롱초롱, 대롱대롱, 포슬포슬,
깜박 깜박, 꼬박꼬박, 포근포근, 새근새근 등
수 없이 많이 있습니다.
금요일은 12월을 시제로 첩어를 사용하여
두 줄 시를 완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
경남기독문인회 회원 여러분!
오늘은 첩어의 묘미를 맘껏 누리는 하루였습니다.
가장 먼저 첩어로 12월을 열어준 오흥국
집사님의 작품은 첩어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고 제1회
시향 발표회까지 중심이 되어 앞서 나아가시니 참으로 뿌듯했습니다.
십이월 아침에
보일랑 말랑 까치 발돋움 해봐도
뵈지 않는 그대 모습 보고파
들릴랑 말랑 귀 세움 해봐도
들리지 않는 그대 음성 듣고파
말똥말똥 뜬눈으로 지새우는
길고 긴 겨울 밤.
꽃 댕강
댕강댕강 꽃 댕강
꽃 모가지 댕강
한여름 지나면서
스러지는 매미 소리처럼
도로가 화단에서
뚝 뚝 떨어진다
댕강댕강 꽃 댕강
꽃 모가지 댕강.
십일월이
떠밀어도 갈똥말똥 갈랑말랑
불러봐도 올똥말똥 올랑말랑
배효전 목사님의 성탄의 밤은 막힘없이
전개 되어지는 첩어의 문맥은 쉼 없이 읽고
또 읽게 했습니다.
성탄의 밤
깜빡깜빡 큰 별 하나
초롱초롱 빛나던 밤
맑고맑은 양떼들이
음매음매 울던 밤에
응애응애 아기 예수
목자들과 박사들이
송이송이 흰 눈발이
반짝반짝 추리 위에
때앵때앵 탄일종이
방방곡곡 멀리멀리
징글징글 징글벨이
싱글벙글 성탄찬양
동서남북 세계만민
영광영광 할렐루야
유주희 집사님의 감각있는
첩어의 사용도 매우
좋았습니다.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피곤에 찌들려 시들시들
걷다가 걷다가 걷다가
시시비비에도 뚜벅뚜벅
묵묵부답 어기적어기적
비틀비틀 하다보니
툭 치면 흔들흔들 철퍼덕
오뚝오뚝 훅 다시 일어나
별별 일들 다 겪고나니
다시 살아지는 나날
허덕허덕 숨쉬기 힘든 날
더듬더듬 희망을 줍는다.
좁은 길
두리번두리번 걷다 간곳
뭉게뭉게 겹겹 쌓인 본향
김선례 집사님의 적극적인 참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텃밭이야기
아직도 청 빛
고운 얼굴
파릇파릇
배추잎 찬양
한쪽에서
야리야리
올라오는
마늘 이파리
추운 겨울날
시름시름 맨발로 서 있네
최순종 권사님의 12월 어느 날도 수연이를
등장시켜 첩어의 묘미를 잘 살려 주었습니다.
12월 어느 날
휘익휘익 칼바람 지나가는
뒷산 골짜기
스르륵 스르륵 겨울소식 왔구나
까악 까악 까치 부부 여전히
추운 줄 모르고
킥킥 호호 쪽쪽
사랑놀이 즐겁네
수연이 콧등에
송송송송 땀방울
씨익씨익 쌕쌕
도우미샘과
열심히 걷기운동
싸르락 싸르락
낙엽들도 덩달아
외에도 김종진 장로님,
겨울 문턱
갯바람 싱싱
솜옷 뚫고
참 빠르게 왔네
엊그제
한 돌 한 돌
징검다리 걸어가며
쉼터 한 옆
솔솔
좀 쉬렸더니
날 듯 날 듯
벌써
끝 달 초하루라
황홍길 목사님,
출렁출렁하는 바닷물에
사연 실은 종이배 띄운다.
이은혜 전도사님,
뽀드득 뽀드득 첫 발자욱
토독토독 날 밤 새우는
/
바스락바스락 너에게로
사그락사그락 내게로
김경희 박사님,
12월이다
뽀스락뽀스락 싱싱 마늘 싹
겨울밤 몰래몰래 자란다
안대현 목사님,
첩어의 묘미 習作
멸종위기 쇠똥구리가
경단을 데굴데굴 굴린다
쇠똥구리 값 천정부지로
높이높이 치솟는다
반딧불이 깜깜한 밤에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처마끝마다 고드럼이
대롱대롱 물구나무서기
아내의 새근새근 잠든
그 모습이 더 예쁘다ㅎ
나이가 많아 치아 빠지면
오물오물 잇몸으로 산다
이른 새벽 어둠을 가르고
뚜벅뚜벅 새벽기도 간다
여성들의 소곤소곤 대화
길가다가 눈길이 머문다
하늘의 하나님께 맘 열고
높이 높이 손들고 찬양
서병환 목사님의 등장은 참으로 귀감이 되고
신선바람 같았습니다.
그래도 감사
이틀분 작품들
읽고 두 눈이
빙글빙글 돈다
아픈 눈 부릅뜨고
크다란 노트에
또박또박
사인펜 글씨
이제는 깜빡깜빡
총기가 흐려
말씀 준비
젊은 시절 빠른
언변 어디가고
엄벙덤벙 버벅대고
요양병원 예배
그래도 감사감사
/
숙제를 올립니다.
논실 겨울풍경
김일연목사
큰채 처마엔
메주 주렁주렁
사랑채 처마엔
고드름 조롱조롱
초저녁 온돌 쩔쩔
새벽녘 오들오들
문풍지 바들바들
물걸레 꽁꽁
함박눈 펑펑
장독대 소복소복
온 동네 골목길
뽀드득 뽀드득
물짐 양철통 찰랑찰랑
이마엔 땀이 뻘뻘
기쁨이 퐁퐁
행복이 팡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