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피아노를 기증한댔을 때 여기서 결혼행진곡이 울려질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싶었다 전시관을 겸한 작은 현관이 사진촬영 공간이 되고 북카페가 신랑신부 대기실이 되고 그리고 옛 교실의 칠판이 그대로 남은 큰 강당이 결혼식장이 되기를 상상했다 금혼식이든 은혼식이든 전통혼례든 신식웨딩이든 ...
상상은 현실이 됐고 10년 전 그때처럼 주민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주민 모두가 하객이 되고 군수님이 주례를 섰다 신혼여행 선물은 가조 온천을 보내준다나 ㅎ
9년째 이어지는 작은 농촌마을의 축제 올해의 주제는 합동결혼식이다
먼 타국에서 한국의 농촌으로 시집온 고귀한 그녀들에 대한 환대 농촌 마을에서 농사 지으며 부모와 자식과 이웃을 돌보는 젊은 농민들에 대한 감사 이 모든 것이 가능토록 항시 마음을 모으는 절차와 과정을 이해하는 믿음
60년 동안 졸업생을 배출하고 14년 폐교로 방치되다 다시 10년째 운영 중인 거창 하성단노을생활문화센터에서 오늘 벌어진 일이다
10년 전 닫힌 교문을 열고 다시 학교를 안고 백일장을 열었을 때 어르신 한 분 시낭송을 잔잔히 하던 시인의 마을이 된 그 순간에도 그해 첫눈이 내렸다 오늘도 올해 첫눈을 여기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