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이란 근해의 수심 2,3미터 정도의 바위를 말하는데, 미역과 전복 문어 등 근해에 살고 있는 해산물을 채취하는 어촌계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스쿠바 다이빙에서 사용하는 ’diving point‘와는 구분되는 말이다.
가끔 못되먹은 스쿠바다이버들이 어촌계의 짬을 침범하여 해산물을 도둑질 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짬과 diving point를 구분 못하는 형편없는 자들이다.
짬은 생존의 문제이고 diving point는 유희의 문제이다.
’짬‘에서 어민들의 주소득원은 미역이다. 물론 전복이나 문어도 소득이 될 수 있으나, 광범위하고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미역만이 어촌계의 공동 자산이다.
미역은 한 해살이 해초다. 미역은 영양학적으로 놀라운 식물이다.
미역 세포는 사람 혈액의 적혈구와 구조가 같다. 다만 핵의 색깔이 미역은 녹색이고 사람의 혈액은 적색일 뿐이다.
그래서 산모에게 미역국을 끓여 주는 것이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손상되고 오염된 혈액을 보완 해주는 것이다.
미역이 자라는 시기는 한류가 들어오는 겨울철이다.
난류가 오면 미역은 녹기 시작한다. 가을이면 미역의 귀에서 포자가 발생해서 떠돌다가 바위에 붙어 아기 미역이 되었다가 겨울철 한류가 나타나면 본격적으로 자란다.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미역이 가장 크고 부드러워진다.
그때부터 어촌계에서는 미역 채취를 한다.
미역 작업 방식은 공동작업 공동분배다. 철저하게 공산주의 방식이다.
농촌에서는 사라진 마을 공동 작업 방식 즉 ‘두레’의 형태가 미역 때문에 어촌에는 남아 있다.
어촌계에 따라 미역 바위인 ‘짬’을 팔기도 한다. 그렇지만 ‘짬’을 판 돈 역시 공동 분배한다.
그리고 ‘짬’을 파는 상대는 어촌계원이어야 한다.
금진항에는 나의 진외갓집이 있는데 거기 사는 고모가 어촌계에서 ‘짬’을 사서 자연산 미역을 매년 팔고 있다.
나도 고모의 자연산 미역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팔았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사유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다행히 어촌의 ‘짬’만이 공공의 영역으로 남아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짬’ 역시도 사유화 될 지도 모르겠다.
자본주의는 언제든지 호시탐탐 달겨들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