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미국이 두려워하는 것이 세가지있다. 하나는 핵무기의 확산이다. 두번째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세계의 돈인 달러화가 제 구실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천조국의 미국이라도 두려워할 만한 일이다. 세가지 모두 정말 만만치가 않다. 점점 수면위로 아니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를 그야말로 주름잡고 서슬 퍼른 초강력한 힘을 구사했던 미국이지만 달이 차면 기울고 나무도 늦가을이 되면 낙옆이 지는 것처럼 자연의 이치가 바로 미국에게도 적용되려는 모양새이다.
미국은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끔찍히 두려워한다. 만일 전세계가 북한이나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발사대는 어디로 향하고 있겠는가. 또한 북한과 이란에서 생산된 핵무기가 테러단체로 거액에 흘러들어갈 경우 그 방향은 또 어디로 향하겠는가.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입장에서는 말이다.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도 미국입장에서는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이 설마설마하는 사이 미국의 바로 코끝까지 추격해 오고 있는 것이 중국의 힘이다. 중국은 지금 시진핑의 3연임을 여유롭게 끝내고 2027년 중국군 창건 100주년을 향해 전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중국군 창건 100주년은 중국이 경제적뿐 아니라 군사력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중국은 2027년까지 타이완까지 완전히 복속화해서 그야말로 중화인민공화국의 깃발을 만천하에 흔들고 싶어하고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내에서 난타전중인 미국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마지막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달러화의 침몰이다. 세계의 돈인 달러화가 요즘 그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바로 최근 세계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나라가 늘어나며 이른바 달러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달러화가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자리매김을 했던 바로 그 중동의 석유결제, 다시말해 페트로 달러 체제가 깨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얼마전 중동산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며 처음으로 위안화 결제를 진행했다. 한때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큰 일이 날 것같았던 세계 경제가 그다지 동요하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 중남미에서 중국과 최대 교역국인 브라질이 위안화 결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바로 브릭스 회원국 즉 브라질 ,러시아,인도, 남아공화국 등이 위안화 결제에 적극 또는 묵시적 동참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튀르키예와 사우디 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태국 등 20개국정도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와 상하이 협력 기구에 가입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브릭스 국가들은 현재 전 세계 GDP의 3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존의 선진국 클럽인 G7의 경제 규모까지 추월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여기에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까지 중국의 경제 블럭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바로 코 밑까지 중국의 영향력이 강력하게 밀고 들어가고 있고, 급기야 미국을 휘감으려는 형국이다.
게다가 그래도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했던 유럽 강대국들도 이제 자기팔 자기가 흔드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인 마크롱은 대놓고 우리가 미국의 속국인가라는 멘트를 과감히 날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무역에서 워낙 중국의 의존도가 높았던 독일도 미국의 눈치를 봐가면서 중국과 다정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고 또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미국이 정말 믿을 나라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데서 미국의 고민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태평양 안보를 내세우며 일본 호주 그리고 한국 등을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그것도 쉬워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일본과 호주가 미국에 우호적인 것은 그들 나라가 미국에 기대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측면은 물론이고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핵무기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기 위함이요, 호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한국은 더 말해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인심을 많이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 트럼프때부터 너무도 자국이기주의를 내세우니 어느 나라가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미국 국민들만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는 것같다.
일본과 한국이 핵무기 보유를 소망하고 있지만 미국입장에서 들어줄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핵무기의 확산에 엄청난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1945년 7월에 핵무기가 완성되지 않고 지금껏 성공하지 못했거나 오로지 미국만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반드시 하고 있을 것이다. 이건 뭐 어중이 떠중이가 다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이번에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핵무기관련 언급이 있을지 모르지만 미국은 결코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냥 지금처럼 주한 미군의 핵우산속에서 한국을 지켜주겠다는 선언적 의미만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이 매우 두려워하는 세가지 요인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아니 현실화됐다. 정말 핵무기가 없었으면 세계 대전이 일어나도 여러번 일어날 그런 상황이 지금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핵무기가 세계 전쟁의 폭발을 어느정도 억누르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이 이런 난국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지 의문이다. 어려움에 처하면 해당국들이 만나 뭔가 해법을 강구해오던 그런 방식이 완전히 깨져버린 지금 앞으로 이른바 세계의 패권국가라는 미국과 중국 등이 어떻게 이런 난제를 해결해갈 것인가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2023년 4월 2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