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진수산의 최성완 대표는 망남리 어촌계장을 4년째 맡고 있다. | |
초가을 완도읍 망남리 앞바다는 시원했고, 햇살이 잔잔하게 퍼져나가는 바다는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해 보였다. 배를 타고 양식장으로 향했다. 출렁이는 바다는 생명력이 넘쳤다. 바다는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았다.
완도의 전복 맛은 탁월하다. 새파란 바다 한복판에서 3년 동안 몸집을 키워 물 밖으로 모습을 보이는 전복. 그 기다림을 생각한다면 전복의 가치는 바다의 그 어떤 해산물보다 값지다. 국내 생산량 중 70~80%가 완도산이다. 완도의 전복이 왜 으뜸인가에 대한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최성완 어촌계장은 “전복이 먹고 자라는 미역과 다시마의 양과 질이 청정수역답게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성진수산 망남리 가두리 양식장 | |
“양식 전복이 나오기 전에는 전복이 보약보다 비쌌죠. 지금은 마음대로 먹죠. 죽도 써먹고 생으로도 먹고 구워먹기도 하고…. 특히 전복을 깨끗이 씻어 썰어 내놓은 전복회는 손이 절로 갑니다. 이때 함께 내놓는 내장을 먹어야 비로소 전복을 먹었다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양식전복 가격은 1kg 상품(6-7마리)에 7-8만 원 한다. 그만큼 서민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대중화한 것이다. 구이용으로 쓰는 작은 전복은 1kg에 3만 원 정도 한다.
이렇게 양식전복이 대중화하기까지는 선구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15년 전 완도에서 전복양식을 시도한 최성완 계장. 그는 전복양식 성진수산을 경영하면서 망남리 어촌계장을 4년째 맡고 있다. 수산업을 30년째 해오고 있는 그는 처음엔 기술이나 노하우가 없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실험과 연구 끝에 양식기간을 1년 이상 단축했다. 3cm짜리 새끼전복을 상품으로 내놓기까지 4년 정도 길러야 했지만 2-3년으로 줄인 것이다. 수작업으로 하던 먹이주기와 선별작업도 개선했다. 관리선에 장착된 크레인과 선별기를 통해서 기계화, 자동화했다. 최씨는 바다에 가두리 전복 양식장 300칸(1칸에 1천200-1천500마리)을 소유하고 있다. 최근 연평균 조수익은 3억-6억 원에 이른다.
|
다시마와 미역을 먹고 자라는 전복 | |
완도군 관계자는 “완도는 우리나라 전복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며 “총 2천634어가에서 3천273ha(6억5천300만 마리)를 양식하며 한 해 4천100t을 생산해 연간 1천800억~2천억 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했다. 고수익 상품인 전복이 왜 완도에서 집중적으로 양식되는 걸까? 그 원인은 먹이에 있다. 전복은 3-11월에 다시마, 11-3월에 미역을 먹고 자란다. 청정해역인 완도에는 미역과 다시마가 풍부하다. 그래서 전복 먹이 비용이 들지 않는다.
최 계장은 완도는 세계적으로 전복을 양식하는 데 가장 좋은 곳이라 했다. 완도 전복은 질이 좋은 해조류를 먹고 자라 자연산과 똑같다.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전복은 양식장에서 잘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한때 전복 가격의 폭락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03년 이후 전복양식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완도군은 대도시 향우를 중심으로 ‘전복 먹기 운동’을 벌였다. 작년 추석과 올해 설에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지금은 일본, 중국, 홍콩 등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의 양식전복을 많이 수입하는 추세여서 내수 전복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그는 가능하면 자신이 생산한 전복은 자신의 직접 팔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해야만 전복을 구매하는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전복도 크기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았다.
|
싱싱한 완도산 전복 | |
특별하게 선물할 것이 아니라면 일반 소비자의 경우 1kg에 10~13개 정도가 좋고, 그 이하의 작은 전복도 좋다고 했다. 큰 것만 선호하다 보니 생산기간이 길어지고 그 만큼 위험부담이 많다는 것이다.
저 멀리 푸른 완도 앞바다 한복판에 일렬로 줄지어 영역 표시라도 하듯 자리한 경계선이 보인다. 완도 사람들은 전복양식장을 전복아파트라고 부른다. 청정수역의 맛있는 미역과 다시마를 뜯어 먹고 자란 탐스러운 전복들이 통째로 들려 우르르 배에 쏟아질 때는 가슴이 벅차다. 그물에 매달려 바닷물이 빠지는 거대한 소리와 함께 몸속의 피를 맑게 해줄 것 같은 신선한 미역 냄새와 비릿한 전복 냄새까지 정신이 혼미해진다. 넉넉한 완도 앞바다의 풍성함, 그것이 완도의 전복을 보석으로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3년을 바다에서 살다가 처음으로 바다 밖으로 나오는 전복의 모습은 청정에너지 그 자체다. 비릿한 바다 냄새를 가득 머금고 물 밖으로 나오는 전복들을 맞이하는 어부들의 바쁜 손끝에서 완도의 가을의 수확은 추석을 앞두고 이미 활기를 띠고 있었다.
전복 판매는 도소매를 병행하고 있다. *구입 문의=망남리 어촌계 ☎ 061-554-3871, 011-616-8477).
김영춘 기자
첫댓글 맛잇는전복............양식이 가능한 이후론..많이 대중화 되었지만..그래도 ..어렵게 사먹곤합니다..
저희 사촌 형님이신데 이곳에 다나오셨네요.. 올리신분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