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에 찬 헛소리들과 그 이유에 대하여
탈진실, 음모론, 정보 과잉, 극단의 시대 당신이 보고 믿는 것이 정말로 진실인지 질문하는 책
우리는 어째서 자신의 확신을 그렇게 확고하게 믿을까? - 어느 때는 현실과 더 많이 일치하고, 어느 때는 더 적게 일치하는 환상이다. 더 적게 일치할수록 '제정신이 아닌 것'이 된다. 하지만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유동적이다.
비합리적 확신의 모든 예는 인식적 비합리성이 결코 망상만의 특성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만연한 것임을 보여준다. 종교적 믿음이나 미신처럼 인식적 합리성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확신이든, 이성의 옷을 입었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비이성적인 음모론이든, 인식적 비합리적 확신은 예외라기보다는 규칙에 가깝다. 대부분 병리적인 것이 아니라, 상당히 '평범한' 것들이다.
망상은 인식적으로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상적' 사고 역시 우리 생각만큼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우리는 모두 '제정신이 아닌' 것은 아니다.
망상은 그 자체로 병명이 아니라 증상이다. 망상이 증상으로 나타나는, 나아가 망상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질환이 있다. 중증 우울증에도 망상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뇌는 과거에서 미래를 추론해 예측을 한다. 이런 기능 원칙이 우리의 생각뿐 아니라 지각도 결정한다. 경험적 연구가 보여주듯 망상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지각적 확증 편향이 상당히 약하다. 반대로 망상 경향이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인지적 확증 편향이 상당히 강하다.
음모론을 믿거나 잘못된 사실을 확산시키거나, 아주 흔한 경우로 잘못된 확신을 품고 전혀 그 확신을 수정할 마음이 없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관해 완벽한 레시피가 없다. 하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포퓰리즘적 여론 선동은 합리적 논증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열린 태도와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분별력과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해나가라고 권하고 싶다.
제정신을 정의하기 힘든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붙잡고 있는가 - 확신을 합리와 비합리, 건강한 것과 병든 것으로 양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확신이 '정상적인 것'으로 혹은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해도, 모두 가설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절대적으로 확실한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나와 다른 관점에 열린 태도를 취하고 세상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