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에 벤쿠버를 거쳐 토론토에 들어왔어요.
캐나다 입국이 처음이라 너무 긴장하고 떨렸는데, 비자에 대해서 아무도 대답을 안해주시더라구요.
비자 문제가 워낙 복잡하고 까다로운 지라 사실 확실하게 대답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사실..
아무튼 관광비자로 1년정도 머물면서 4번째 캐나다에 입국 했는데,
그때마다 받은 관광비자 경험담을 좀 공유할까 해요.
물론 이건 지극히 저 개인적인 경험이고, 다른 분들에게까지 적용될거라 확신은 못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참고사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 첫 번째 관광비자 6개월.
처음에 벤쿠버에서 입국 허가 도장(관광비자)을 받았어요.
인터뷰 내용은 생각보다 단순했어요. 왜 들어가냐, 뭐할꺼냐, 얼마나 머물거고, 어디서 머물거냐..
대충 이정도였고, 친척집에 방문할거라고, 그리고 캐나다 여행 다닐거라고..
비행기표는 5개월 후에 돌아가는 걸로 이메일로 받은 항공권 프린트 해간거 가지고 있었어요~
보여달라고는 안했는데 제가 그냥 머물 주소랑 항공권이랑 내밀면서 얘기 했어요.
이때는 벌벌벌 떠느라 말도 제대로 못했던거 같아요.
돈은 얼마나 있냐고 물었을 때, 5000불 현금으로 있다고 말했고 크레딧 카드도 있다고 했어요.
아, 그리고 한국에 직업이 있냐고 물었던거 같아요.
전 유치원 선생님하다가 그만 두고 온건데, 혹시 몰라서 1년간 휴가 받았고, 다시 직장에 돌아갈거라 말했어요.
(저는 나이가 조금 있어서 캐나다 불법체류를 할까봐 물어봤던거 같아요. 한국에서 돌아갈 직장이 있다고 말 하면 좀 더 너그럽게 봐주는거 같아요)
암튼 길지 않은 인터뷰 끝에, 이민관이 입국허가도장 찍어주고, 그 도장찍힌거 아래에다가 볼펜으로 12월까지 라고 날짜를 써줬구, 그게 바로 6개월 짜리 관광비자. ㅋ
#. 두 번째 관광비자 6개월.
그리고 4개월 뒤, 유럽여행을 한달 다녀오면서 출국했고, 10월말에 다시 캐나다에 입국하게 되었는데,
독일에서 입국하는 거였고, 이땐 12월까지 유효한 비자가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될거라 전혀 생각을 안하고 당당히 이민관에게 갔는데,
이민관이 하는 말이, 관광비자는 캐나다 내에서 머물 때만 유효한거고, 한번 밖에 나가면 무효가 되는거다. 넌 다시 비자를 받아야 하는거다, 이미 토론토에 오랫동안 머물었으면서 왜 토론토에 또 들어가냐, 유럽은 왜 갔냐, 어디서 머물거냐, 돈은 어디서 났냐, 돈 얼마나 있냐, 직장은 있냐, 이것저것 질문하길래.
상당히 당황한 표정으로 난 비자가 있어서 문제가 될거라 생각 안했다, 다시 받아야 하는건지 몰랐다, 토론토가 너무 좋아서 좀 더 머물고 싶어서 안그래도 관광비자 연장을 신청할라고 했었다, 토론토 겨울도 경험해보고 싶다.. 뭐 이것저것 말도 안되는 아부도 좀 떨었던거 같고, 돈은 집에서 부쳐주고 지금 캐나다 통장에 몇천불 가지고 있다, 비행기표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1년 오픈 티켓을 끊어서 2009년 6월 전에는 한국에 돌아갈거다 뭐 이런 얘기 했구..
이때, 어디서 머물거냐라고 묻는 질문에 친척이랑 같이 산다고 하면 좀 나을것 같아서 그냥 뻥쳤는데, 친척 이름이랑 주소랑 전화번호 적으라고 해서 초 당황했었어요. (친척들은 이미 한국으로 돌아간 후였음)
그래서 대충 유학원 언니꺼 비지니스카드 보여주면서 이 사람이 내 먼 친척인데 날 도와주고 있다, 어쩌고 대충 핑계 댔는데, 정말 다행히 잘 넘어가줘서..
결국 2009년 4월까지 머물 수 있는 두번째 6개월 관광비자 받았어요.
이 때 느낀건, 정말 거짓말 치면 안된다는거. 별것도 아닌 거짓말 쳤다가 날카로운 질문해가지고 그 질문에 꼬이면, 정말 추방당할 수 도 있겠다싶더라구요.
#. 세 번째 관광비자 1달 10일?
그리고 미국 전자여권으로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2009년 3월, 버스로 미국 동부 여행을 다녀왔어요.
참고로 미국 입국은 정말 쉬웠어요. 어디가냐, 왜가냐, 돌아가는 티켓 보여줘라 이거에다가 비자종이 받을 때 8달런가 얼마 내라고 하고, 잘 놀아라 하고 끝.
암튼 미국에서 놀다가 캐나다 입국하는데, 이땐 정말 울뻔했어요. 거의 울었다고 해야되나 -_-
일단, 버스로 입국 하는 거였고, 비자는 2009년 4월까지로 한달정도 여유있게 가지고 있었어요.
버스로 입국 할 때는 캐나다 비자를 가지고 있으면 따로 도장찍어주는 이민관에게 가지 않고도 입국 인터뷰(어디갔다오냐, 왜 다시 들어가냐, 언제 한국가냐 뭐 이런정도 질문)만 하고 입국이 가능하다고 하던데,
전 미국 여행을 한번 더 다녀올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비자가 조금 더 필요했기에 좀 무모한 도전을 했어요;
내가 지금 4월말까지 비자가 있는데, 내가 미국에 한번 더 다녀오게 되면 5월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난 여행 다 다녀온 다음에 5월에 한국에 들어가고 싶다. 니가 비자를 좀 더 줄 수 있겠냐. 뭐 이런식으로 말했더니.
아주 사색이되면서, 너 나랑 농담하냐, 너 4월 말까지 무조건 떠나야 된다, 비자가 니 맘대로 되는건줄 아냐, 어쩌고 무섭게 말하더니, 다른 이민관 한명을 더 부르더니, 이제까지 캐나다 입국 후에 있었던 나의 생활을 낱낱히 말하라고 하더라구요.
순간적으로, 토론토에 계속 있었다고 하면 큰일나겠다 싶어서, 처음 관광비자에찍힌 도장은 벤쿠버였기 때문에 벤쿠버에 5달동안 여행하다가 유럽여행갔다가 토론토에 5달 머물고 있었다. 이런식으로 얘기했는데, 유럽여행 갔던것까지 들추면서 너 캐나다에 왜이렇게 왔다갔다 거리냐, 너 뭐 팔러 다니는거 아니냐 어쩌고 하더니, 옆에 유리문으로 통하는 다른 이민국으로 데리고 가더라구요(거의 끌려갔음ㅠㅠ)
거기가서 무섭게 생긴 뚱보아줌마 이민관이랑 다시 얘기를 시작하는데, 말이 너무 빨라서 오해생길까봐 무섭더라구요.
그래서 말좀 천천해 해줘라, 나 오해만들고 싶지 않다. 라고 얘기했다가
너 농담하냐, 나 캐내디언이라 말 천천히 못한다. 니가 알아들어라. 이러면서 셋이 번갈아가면서 날카롭게 질문하는데,
정말 추방당하는줄 알았어요;;;
아무튼 결국엔, 한국가는 비행기 6월까지 유효한 오픈티켓 보여주고, 미국여행 한번 더 가게 도와달라고, 나 한국 꼭 들어갈거거다, could you please 써가면서 얼굴 경직될때까지 웃는척 하면서 (속으론 무서워서 울고있었음) 말했더니,
미국여행 갔다가 토론토에 언제 다시 들어갈거냐 묻길래 5월 5일쯤? 이랬더니 도장 찍어주고 5월 10일까지 비자 주더니 홱 내 여권을 던져주더라구요.
암튼 어쨌든 조금이라도 비자를 더 받은거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요땐. ㅋ
#. 네 번째 관광비자 6개월.
그리고 마지막 미국 서부여행을 다녀와 입국 할 때에는 비행기로 입국 했어요.
세번째 비자 받을 때 워낙 무서웠던지라, 연습도 정말 많이 했고, 핑계도 아주 그럴듯 하게 완벽하게 만들어 연습했었는데,
입국신고서 작성할 때(버스로 입국할 땐 입국신고서 작성하라고 안했음), 머물고 싶은 기간을 21일이라고 쓰고(비자 쫌 더 받고 싶은 욕심에ㅎ)
이민관이 딱 왜 토론토에 들어갈라고 하냐, 21일동안 뭐 할거냐 묻길래,
사실 토론토에 5개월정도 머물다가 미국 여행 다녀왔는데, 이제 한국 갈거다, 내가 살던 아파트 정리도 하고, 이것저것 마무리할거다. 이랬더니 고개 끄덕이면서 도장 쾅 찍어주더라구요.
얼떨결에 순식간에 도장 받고 나서 땡큐 하고 가는데 언제까지 머무를 수 있다고 볼펜으로 날짜를 안써줬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돌아가서, 나 언제까지 머물수 있는거냐, 너 왜 도장만 찍어주고 이거 왜 날짜를 안써줬냐라고 물어보니까,
너 지금이 5월이고 지금 입국했으니까 2009년 11월까지 머물 수 있다고, 너 도장 찍어준거 마음에안들면 다시 내노라고 농담하길래, 나도 이 도장 진짜 마음에 든다고 고맙다고 했더니 just have fun 하라고 말해주더라구요.
비자를 더 받긴 했지만, 그냥 지금은 한국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좀 여유있게 마무리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비자를 받으면서 느낀건, 정말 좋은 이민관을 만나야 한다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거.
세번째 비자 받을때, 제 상황도 좀 억지가 있긴 했었지만, 그 이민관 상황도 좀 그랬었거든요.
제 바로 전 사람이 영어 진짜 못하는 일본사람들이었는데, 너 뭐 비싼거 쇼핑하고 들어가는 중이냐, 얼마나 비싼거 샀냐 물어보는데 그 사람들 못알아 들어가지고, 예스예스 이렇게 말해서 짐 다 풀러보고 아주 난리가 났었거든요.
그 이민관 진짜 짜증난 것같이 보이길래 제발 저 놈만 걸리지 마라 빌고 있었는데 한줄서기라서 ㅠㅠ 그 놈이 걸려버린거예요.
그래서 인터뷰 시작부터 진짜 불안하긴 했었어요. -_-ㅋ 아, 그 이민관은 젊고 쫌 까지게 생겼었어요. -_-ㅋ
네번째 비자 받을때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제가 이민관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가장 구석에 앉아서 옆에 이민관이랑 얘기하고 있는 50대정도로 보이는 땡보 아저씨한테 갔는데, 예상대로 까다롭지 않게 비자를 받았던것 같구...
비자 받기는 정말 운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정말 운이 좋았던 케이스였던거 같구..
암튼 솔직히 말하는게 최고인 것 같아요.
캐나다에 입국하는거 언제나 환영이라고 입국신고서에 써있더라구요. ㅋㅋㅋ
불법체류만 안할거라 확신을 주면, 정말 별 문제 없을것 같아요.
일단 제 경험담이 캐나다 입국하려는 분들께, 미국 여행 왔다갔다 하실 분들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하고 글 올릴게요.
아!!! 캐나다가 아닌 다른 나라 (저의 경우 독일이나 미국)에서 캐나다로 들어올라고 할 때, 캐나다 비자 검사하는거 같더라구요.
저는 캐나다로 들어오는 비행기 탈 때마다 캐나다 비자를 가지고 있어서 별 문제 없었는데, 없으면 어떻게 됐을까 좀 무서웠어요.
제 3국에서 캐나다로 들어올 때 캐나다 비자 가지고 있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아 쓰는데 오래 걸렸다. ㅎ;
궁금하신거 쪽지로 보내주시면 제 경험 내에서 대답 해드릴게요. 잘은 모르지만. ㅋ
첫댓글 아.. 저도 입국심사할때 너무 무서웠어요..저희언니가 써준 편지까지 읽어주드라구요,, 통역관아저씨가,, ㅠㅜ 꼬 투리는 다잡고,, 암튼 좋은정보 감사 ^^
정말 진심으로 운좋으신거같아요 :) 근데 읽는내내 너무 초조했어요 ㅠㅠ
운도 좋으시지만 님의 순발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 마지막까지 홧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