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17일 현재 8개팀 중 가장 많은 사사구를 내줬다. 볼넷(고의4구 포함)과 몸에 맞는 공을 더해 213개를 내줬다. 310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이닝당 0.69개의 사사구를 남발한 셈. 경기당 무려 6.1개다.
경기시간이 ‘기아답지 않게’ 길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불어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자멸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문제를 알았으니 해결책을 찾아야 할 터. 기아 벤치는 직구에서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기아 마운드는 파워 면에서 다른 팀에 뒤질 게 없다. 현재 기아 마운드는 젊은 투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리오스 최상덕 오철민 등을 제외한 주전 투수들은 20대 초·중반. 이들 중 적지 않은 투수들의 최고구속이 150㎞에 육박한다. 김진우 강철민 신용운 등이 대표선수들이다. ‘힘껏 가운데로만 던져도 못 칠’ 스타일의 투수들을 제법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런 ‘힘’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했다. 직구보다는 변화구 위주의 투구패턴이 주류를 이뤘기 때문.
당장 써먹기에는 변화구를 많이 활용하는 것이 잘 먹혔다. 하지만 직구보다 변화구에 의존하다 보니 과감한 승부가 실종됐고 시종일관 도망가는 패턴이 굳어졌다.
유남호 기아 감독은 “젊은 투수들에게 과감한 승부를 주문하고 있다. 일단 불펜피칭에서부터 직구 위주로 힘껏 던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훈련을 해온 만큼 체력은 문제없다. 조만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