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단둘이 여행을 다녀온지 일주일이 다되어간다. 1박2일의 경주여행은 즐거웠다.돌아오는 시간을 빼면~ 뭔가 불편함이 남아있어서 일기를 쓰면서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첫날에는 황리단길을 걸으며 경주의 유명한10원빵,쫀드기등을 사먹었다.이날 남편은 전주 내려갈 때 10원빵을 사가고 싶어했다.미리 사두면 안될거 같으니 내일 다시 오자고 했다.나는 그러자 했다. 첫날 경주빵을 한상자 샀다. 다음날 어제 갔던 황리단길을 가서 10원빵을 사는데 애들 맛보게 하고 싶으면 한박스(5개들어있음)만 사면되는데 한박스 더 주문한다.(가격이 만만치않았다)나는 애들 많이 안먹을거 같은데 맛만 보게 한상자만 사자고 했다.남편은 내려갈 때 순창집 들린다고 한다.그래서 한상자 더 산다는거다.나는 잠깐 짜증이 났다.굳이 여행와서까지 시골을 들려야 하나~하는 생각. 시골가서 할 일이 있나보다 하고 지나쳤다. 남편은 내려가면서 휴게소 들려 호두과자랑 델리만쥬도 산다고 한다.종훈이가 꼭 사오라고 했다면서~ 나는 경주빵도 있고 10원빵도 있으니 안사도 될거 같다고 했다.(종훈이가 해달라는거는 다 해주려는 게 마땅치 않았다.)출발 하기 전에 찰보리빵 1상자 사자고 한다.나는 이제 그만 사도 될거 같은데~했더니 장모님집에 사가자고 한다.나는 10원빵 1상자 시골 가져가니 아버님,어머님 다 못드시니 1개씩 드리고 우리 엄마네도 그거 갖다 드리자고 했다.남편은 쪽팔린다?또는 창피하다?는 그런 비슷한 말을 살짝 했는데 나는 그말을 그냥 지나쳤다.(일기를 쓰면서 드는 생각:나는 우리친정집이니 한두개 꺼내서 맛보게 하면 될거같았고,남편의 입장에서는 그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짐) 그 시간부터 순창 집에 가는 동안 운전만 하고 말 한마디를 안한다.나도 한마디도 안했다.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뭐가 문제인거지?(몇번 이런 경험을 했던거같다.뭔가 불편하면 말을 안했던게 생각이 났다.)남편이 언제까지 말을 안하는지 보고 싶은 마음에 나또한 말을 걸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게 화 낼 일인가?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무슨 남자가 그래?하면서 탓만 하고 있었다.나를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했다. 왜 불편하지?하면서도 깊이 있게 들어가지 못했던 나. 나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휴게소 들리자고 했다.남편은 휴게소에서 호두과자 1상자를 산다.델리만쥬는 없었나보다~ 시골집 가기전 남원에 들려 묘목을 산다.역시 시골가는 이유가 있었다. 어머님집에 가서 바로 밭으로 간다.나는 10원빵을 데워서 아버님 드시기 편하게 작게 잘라드렸다.남편은 일을 한후 10원빵 하나를 꺼내서 어머님에게 보여주면서 천진스럽게 설명을 한다.그리고 드셔보라고 한다.(남편의 마음이 잠깐 읽어졌다.색다른거니 부모님에게 드리고 싶은 마음) 나머지 3개가 들어있는 상자를 들고 차에 탄다.나는 순간 우리엄마집도 가져갈려나보다 싶었다. 어머님이 두릅을 엄마집에 갖다 주라해서 들려야될 상황이었다.(경주에서 내려올 때 나혼자 생각으로 엄마집 안들려야지 했었다) 남편은 엄마집에 들어갈 때 두릅만 챙겨간다.나는 뭐야~하면서 빈손으로 따라갔다.(지나고 보니 남편은 내가 빵상자를 들고 오기를 바랬을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그때는 남편이 먹던걸 가져가는걸 싫어할꺼라는 생각만 하였다) 여행다녀온 이야기는 하지 않고 나왔다.(남편이 여행다녀왔는데 빈손으로 가는걸 싫어하는거 같아서) 역시나 전주 올때까지도 말 한마디를 하지 않았다.집에 와서 나는 밀려있는 집안일을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남편이 종훈이 밥을 챙겨준다.그리고 여러 종류의 빵을 내밀면서 먹어보라 한다. 계속 그 상황을 떠올리며 생각을 해본다.먼저 내마음을 살펴보았다.난 남편이 종훈이에게는 뭐든지 다 해주려는게 싫었던거같다.다른 종류의 빵을 여러개 샀으면 종훈이가 사오라고 했지만 호두과자는 안사도 되는건데 하는 마음이 있었다.그리고 10원빵도 경주의 특색이니 맛만 보면 되는데 싼것도 아닌데 굳이 10개씩을 사는 남편이 싫었다.그런게 쌓여 있다 보니 남편이 장모님 갖다드리게 찰보리빵 사자고 했을 때 그만 사도 될거 같아서 남편의 생각은 무시하고 안사도 될거 같은데~했던거 같다.그때 나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더라면 그런게 안 쌓여 있었으면 우리집 사가는건데 기꺼이 그러자고 했을거 같다. 한참 시간이 지난후 남편에게 얘기를 꺼냈다.내려올 때 한마디도 없었는지~남편은 다른말로 돌리면서 회피하려 한다.불편한 상황이 오면 그러는거 같다.나는 자기 생각을 알아야 다음에는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다르게 대처할수 있으니 말해달라고 했다.남편은 처갓집 갈 때 빈손으로 간게 창피했다고 한다.나는 여행다녀 왔다는 얘기 안하면 되지~하니 얼마전에 시골 갔을 때 미리 말을 했었다고 한다.이때 남편의 마음이 보였다.남편은 자랑하고 싶었던거다.희정이랑 잘 살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더거다.그러니 여행다녀오면 뭔가 선물을 하고 싶었던거고~그마음을 보니 남편이 이해가 되어진다.남편에게 앞으로는 자기가 생각했던대로 안되면 침묵으로 관철시키지 말고 얘기를 해서 풀어가자고 했다.(남편은 불편한 상황이 오면 어떻게 말을 해야하는지 어려워하는거 같다.내가 먼저 손 내밀면 되겠다.남편은 내가 먼저 말 해주기를 바랬다고 한다) 일이 지난후 일기를 쓰니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보이고 정리를 할수 있어서 좋다~
첫댓글 그래요. 쓰면 보이고 안쓰면 지나가지요. 그래서 일기를 쓰라고 하는 거지요. 어제 싸야하는 이유가알아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