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토제너리언(Octogenarian) ]
전 세계적으로 일하는 '옥토제너리언(80대를 가리키는 표현)' 이 늘어나고 있다.
수명이 길어지는 현상과 맞물려 80대에도 일을 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유지하면서 일터를 지키는 장년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병석에 누워 하루를 보낼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생업에 종사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후세대 직장 동료들에게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를 전수하고 있다.
내년에 펼쳐질 미국 대선에서 주목받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80′이다
민주·공화 양당의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80세가 넘는 나이에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1942년생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81살로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 됐고,
1946년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당선되면 임기 후반에 80대에 접어든다.
그뿐 아니다. 올해 1월 3일까지 미국 연방 하원의장을 지낸 민주당 '낸시 펠로시' 의원도 83세다.
정치인뿐만이 아니다.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1942년생)는 81세가 된 올해 다시 한번 관객들 앞에 섰다.
학계에서는 영국 동물학자 '제인 구달'이 이목을 끈다. 지난 7일에는 이화여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업에서도 ‘옥토제너리언’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올해 93세인 '워런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글로벌 방산업체 텔레다인 테크놀러지스의 '로버트 머레이비언'(82) 회장이 있다.
일본은 평균 수명(84.3세)이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답게 80대 근로자 수도 많다.
기업들도 80대 근로자 채용에 적극적이다.
일본의 가전제품 판매 기업 노지마는 80세 나이 상한선을 없앴고 80대 신입사원도 채용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지퍼 제조회사인 YKK그룹도 2021년에 65세 정년을 폐지했다.
우리나라 80대 근로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노동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80대 중에서 5명에 한 명꼴로 일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기업 가운데 나이가 80세가 넘는 등기임원의 수는 2014년에는 31명 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20명으로 늘었다.
<곽창렬 조선일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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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세 이상 파워 80인 ]
"나이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60~70대에 시작하라. 그리고 80대에 빛을 발휘하라.
"80세를 넘어 90세, 100세에도 뛴다."
워싱턴포스트의 '웹진슬레이트' (www.slate.com)가 2011년에 미국을 주름잡고 있는 '80세 이상 파워 80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81세가 된 '워런 버핏'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자로 활동하고 있다.
전 세계를 누비며 '빌 게이츠'와 재산 50% 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버핏과 동갑내기인 '조지 소로스'는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2위 자선사업가로 선정됐다.
영화계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도 올해 81세다.
그는 "100세가 넘도록 감독으로 활동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TV 토크쇼의 여왕 '바버라 월터스'는 토크쇼 ABC '더 뷰'를 진행하는 82세현역 진행자다.
MIT 석좌교수를 지낸 '노암 촘스키'는 81세 때인 지난해 94번째 저작물인 '희망과 전망(Hopes and Prospects)'을 펴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창업자 '피터 피터슨'은 80세에 기업을 상장해 하루 아침에 18억5000만달러를 벌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아직도 전 세계를 누비며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블루스의 제왕인 '비비킹'은 86세의 나이에도 1년에 100회 이상 공연하고 있다.
80세 넘어 두 차례나 그래미상을 받았다.
미국 39대 대통령을 지낸 '지미카터'는 올해 87세다.
하지만 국제정치의 중재자로 참여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해 85세인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무려 16년 넘게 미국의 '경제대통령'으로 활동했다.
세계 최고급 오디오기업인 '하먼 인터내셔널' 창업자로 유명한 '시드니 하먼'은 92세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를 사들여 주간지 발행인으로 변신했다.
올해 92세인 미국 포크음악계 대부이자 반전가수인 '피터 시거'는 89세에 그래미상을 받았다.
'20세기 음악의 혁신자'로 통하는 작곡가 '엘리엇 카터'는 올해 102세를 맞았다.
지난 20년간 70여곡을 썼지만 90세 이후 무려 40곡 이상 곡을 썼다.
레이건 대통령 주치의 출신으로 미국 공중위생국 장관을 지낸 '에버렛 쿠프'는 95세 나이에도 전국을 누비며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다.
94세 건축가인 'I M 페이'는 91세 나이에도 카타르 소재 이슬람 예술 박물관을 설계하는 등 전 세계를 돌며 건축설계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100세까지 생존하셨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93세 때부터 '아이젠하워' 대통령부터 '조지 W 부시' 대통령'때 까지 조언자로 활동했다.
올해 91세인 앤디 루니는 CBS 간판프로그램 '60분(Minutes)' 진행자로 미국에서 가장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올해 97세로 운명한 전설적인 보디빌더 잭 라레인은 95세에 11번째 책 '영원히 젊게 살기'를 펴냈다.
이들 노익장은 '멈추지 않는 도전'으로 인생을 아름답게 탈바꿈시켰다.
뒤로 물러나 세월을 관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아름다운 도전'을 만들어갔다.
<최은수 매일경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