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에 야구를 본 사람이라면 <해태 1번타자, 유격수 이종범>에 대한 기억이 굉장히 강하실 겁니다.
타격은 김현수, 홈런은 최준석, 달리기는 이종욱인데 수비는 손시헌인 선수가 거기 있었습니다.
(타율이 .393 / 홈런 19개 / 도루를 84개 했던 선수가 있단 말입니다. 그러면서 시즌 내내 삼진은 딱 31개 당하던 선수요)
안타치고 나가면 무조건 도루하고, 2루에서 내야 땅볼이 나와도 홈인을 해버리는 선수
우리 공격때는 적시타를 죄다 호수비로 막아내고
겨우겨우 쫓아갔는데 위기에선 아예 홈런을 쳐버리던 그런 선수 말입니다.
철부지 고등학생 1번선발은, 그 시절 TV에서 이종범을 보면
무섭다 못해, 증오를 했었습니다. 아예 팔이라도 확 부러져서 몇 달 못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 선수가 이제 리그를 떠난답니다.
18년 세월만큼 저도 철이 들어서, 이제 그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 시절 추억을 공유할 존재 하나가 사라지는 게 슬플 뿐이죠.
시간을 이겨낼 사람은 없습니다.
스물다섯 <94이종범>의 기량을 <12이종범>이 재현할 확률도 없고요.
타이거즈의 올드팬들도 그런 것을 기대하지는 않을겁니다.
하지만, 그 은퇴를 왜 지금, 시즌 개막을 1주일 앞둔 시점에 해야 되는지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힘든 스프링캠프 일정을 전부 소화하고 기껏 몸을 만들어놨는데
연습경기에서도 페이스가 좋았고, 시범경기에서도 안타 4개를 쳐냈는데 왜 시즌에 참가하지 못하냔 말입니다.
혹자들은, 대주자 대수비로 간간이 뛰느니 지금 그만두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종범 본인은,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때까지 뛰고 싶다고 했습니다.
대주자로 나가더라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자기 자리가 밀렸다 싶으면 그때 나가고 싶다 했습니다.
그런 선수를, 몸 다 만들어놓은 상황에서 내보내는 건 납득이 좀 안 갑니다.
당장 내일 은퇴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지만, 그 <타이밍>이 문제라는 얘깁니다.
지금은 시점상, 해외연수도 갈 수 없고 코치로 일할 수도 없죠. (다른나라, 다른팀도 스탭 구성이 다 끝났으니까)
선동렬 감독은, 투수시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업적을 쌓았습니다.
꾸준함으로 보자면야 송진우 코치가 최고지만
역사상 가장 강력한 투수가 누구였냐고 물으면 그건 아직 류현진 윤석민이 아니라 선동렬입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양준혁과 이종범을 본인들이 원하지 않는 타이밍에 현역에서 밀어냄으로서
KBO의 올드팬들에게 적잖은 실망을 안긴 듯 합니다.
김태균 류현진도 때가 되면 은퇴를 할 겁니다. 그건 너무 당연한 얘깁니다.
하지만 은퇴에는 적당한 타이밍이란 게 있습니다.
시즌 후, 올스타브레이크, 아니면 시즌 중 동 포지션 젊은 야수들이 부쩍 힘을 낼 때, 뭐 여러 경우가 있겠죠.
최희섭 사건으로 어수선했고, 이범호의 부상으로 타선이 흔들리던 시점에
늘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을 이끌던 최고참을 이렇게 보내면
그게 과연 신임 감독의 효율적인 팀 장악일지 의문이 생깁니다.
라이온즈 양준혁
타이거즈 이종범
현역 은퇴 자체는 이해가 가지만, 두 선수 모두 그 <타이밍>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선동렬-이순철이 돌아왔다며 환호했을 타이거즈의 올드팬들
무너진 해태의 자존심을 지키며 명가의 전통을 이어갔던 이종범, 90년대 호랑이의 심장을 잃은 올드 타이거즈팬들
그들의 안타까운 마음에 위로를 전합니다
P.S // 타이거즈 외야에, 몸 건강하고 이종범보다 확실히 잘할 것 같은 선수.
글쎄요 이용규 빼면 제 눈에는 그닥 안 보이는데 말입니다.
첫댓글 좀 의외긴 합니다....누구의 생각인건지..왜 갑자기 이런 결정이 난건지...
이건 좀 아니다 싶어요...누구의 의견일지 알수는 없지만..
제 지인중 타이거즈팬 한명이 울면서 알려줬네요 ㅠㅠ
구단과 이종범선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정확히 모르기에 어느쪽을 섣부르게 비난할 순 없지만 확실히 모양새로선 최악인 듯 싶네요.
한편으론 장성호 선수가 올핸 꼭 부활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드는 건 왜일까요?
저도 중학교 다닐 때,, 우리 빙그레이글스 내야를 잔인하게 휘젓고 다니는 ㅠㅠㅠ
이좀범 보면서 완전 증오했었는데..
참.. 세월이...;;;
은퇴를 시키고 싶어도 조금만 참지... 왜 그랬을까.. 참으로 이해가 안가요.. 확실한 건.. 선동열은 레전드 킬러....라는 사실..
나중에라도 이 사람이 우리팀 감독으로 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진짜 94년 이종범 선수는 ㅎㄷㄷ이었죠ㅎ 머 그때가 아니더라도 항상 무서운 선수였죠~!! 근데 은퇴를 한다니 타팀 선수이지만 만감이 교차하네요...
선동열 오면서 '이종범 은퇴하겠구나' 생각했는데 개막직전에 은퇴 할 줄은 몰랐네요 정말..
말그대로 야구천재였읍니다.
만일 종범신이 일본에 가지않았다면 양신등 한국프로야구 홈런빼고는 타자기록을 거의 갈아치웠을겁니다
94년부터 이종범 선수 때문에 타이거즈 팬이기도 했습니다
어렵사리 해태 원정 유니폼도 구해서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참 야속합니다... ㅡㅡ;;;
몸다만들고 개막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왜은퇴를 해야하는지 좀 이해안가네요 KIA외야진도 그럭 좋은 상황도 아닌데요
레전드를 이런식으로 대접하다니 그런 구단 끝이 별로던데....
정말 아쉽네요.... 이렇게 은퇴하는데.. 영구결번도 어렵겠죠..? 선감독 좋게 생각했는데.... 거시기 하네요..
원조 타이거즈 팬으로 정말 할말이 없네요 그냥 씁쓸할뿐...
94년 이종범은 김현수, 최준석, 이종욱, 손시헌을 합친것보다 훨씬더 잘했습니다.
야구천재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별명이었지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선동렬감독이 선수단 장악을 위해 그렇것같아요..
아쉽죠 많이 아쉽네요 참 많이 미웠던 선수지만 ㅎㅎ 국대게임에 나오면 아~ 이종범이다 우리팀 발를때처럼만 해줘 ㅋㅋ 이랬던 기억이;;; 기아나 삼성이나 레전드 대우는 정말 영 아니네요 그런걸로 보면 한화는 그런면으로는 잘하는듯 ~ 장종훈 코치님이 언능 오셨으면 좋겠네요 얼굴이라도 보게 ㅠㅠ
선감독이 장고끝에 엄청난 악수를 둔것 같네요...큰 실수 한 듯...
종범선수 비록 다른팀이지만 참 좋아하는 선수였는데,,,씁쓸하네여,,,
사실상 신종길이 밀어낸 거나 다름이 없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