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에서는 편성 PD를 단순한 프로그램 스케줄러 정도로 적으셨던데, 제가 알기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방송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서가 편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방송사를 기업이라고 한다면, 보도국과 제작국은 상품을 만드는 생산부서, R&D부서에 해당됩니다. 기술이나 행정 파트는 이를 지원하는 총무부서겠고요. 그럼 편성은? 전략과 마케팅의 영역에 해당됩니다.
편성은 주어진 방송시간 대에 제작부서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팔 것인가 전략을 짜는 부서입니다. 당연히 경쟁사의 편성을 보고 맞불대응을 할 것인지, 다른 시간 대에 편성을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하겠고요. 최근 시청자의 시청행태나 트렌드, 선호하는 것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 것인지 제안도 합니다. 무슨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틀 것인지를 정할 때도 편성의 영향력이 들어갑니다.
얼마전 MBC 기자회와 편성 PD 간의 갈등이 있었다고 미디어 오늘에 보도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 관련 특보를 편성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보도국 측은 해야 한다고 하고 편성 측은 안된다고 하고. 만약 특보가 편성된다면 그날 방송되기로 한 프로그램과 광고 다 날아갑니다. 그러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특보를 편성해야 하는지가 핵심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건, 편성이 단순한 스케줄러가 아니라는 겁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방송을 내보내느냐 마느냐까지 쥐고 있는 곳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편성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역시 시청률이겠죠. 시청률, 이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시장점유율과도 같습니다.
MBC는 편성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편성PD를 따로 뽑기 시작했습니다.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겠지요. 지상파 방송의 경우도 그렇지만 케이블 TV 등의 경우 편성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OCN 등과 같은 영화 채널에서, 음악 프로그램에서, 편성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건 대단한 권한이요, 막대한 책임이 따르는 일입니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