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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북한산
* 산행길: 족두리봉-비봉능선-산성주능선-백운봉
* 산행일: 2007. 5. 26 (토)
* 산행자: 사니
* 산행날씨: 맑고 더움. 햇볕이 따깝게 느껴질 정도. 그러나 황사 때문인지 하늘은 흐린 것 처럼 회색. 약한 바람, 오후에 점차 강해짐.
* 준비:
- 장비: 수통, 랜턴, 우의, 자켓, 나침반, 칼, 휴지, 수첩/필기구, 지갑, 손전화
- 식량: 물 1L, 김밥 2줄, 참외 1개
* 산행구간 및 시간: 모두 8시간 20분 (휴식 2시간 25분)
대호통제소(11.40)-족두리봉(12.20-13.30)-향로봉 우회-우회 갈림길(14.20)- 비봉-사모바위-승가봉(14.55-15.20)-청수동 암문(15.50)-대남문(16.00-16.20)- 대성문-보국문-대동문(16.50)-시단봉-동장대-북한산 대피소(17.20-17.30)-용암문 -위문(18.20-18.30)-백운산장-인수산장-하루재(19.00-19.20)-백운 제 2 통제소(20.00)
* 산행거리: 모두 14.5km(구간 거리를 정확히 계산하기가 어렵다. 보통 현지에 있는 이정표의 표시를 이용하는데, 표시된 거리가 이정표들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산행기들에는 비슷한 산행길이 13.5km에서 15.2km까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여기에 제시된 구간거리는 실제 거리와 다를 수 있다.)
대호통제소-족두리봉: 0.9km
족두리봉-향로봉(리지 진입 통제점- 반대편 진입 통제점): 1.7km
향로봉 진입 통제점-청수동 암문: 2.3km
청수동 암문-대남문: 0.3km
대남문-대동문: 1.53km
대동문-위문: 2.7km
위문-하루재: 1.2km
하루재-백운 2 통제소: 1.9km
백운 2 통제소-우이동: 2km
* 식수:
- 문수사: 대남문 아래
- 북한산 대피소: 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 백운 대피소: 우물
* 교통:
- 들머리: 수원 - 3호선 양재역 - 3호선 불광역(9번출구) - 6호선 독바위역 방향으로 큰 길을 따라 가다가 현대 아파트 입구 지나서 대호아파트 입구로 우회전(약간 가파른 오름길) - 대호아파트 입구를 지나 좌측 산으로 오르는 돌계단 - 대호통제소
- 날머리: 제 2 백운통제소 - 우이동 버스 종점(120번) - 4호선 한성대역(140번) - 2호선 강남역 - 수원
* 개관:
- 백운봉 남쪽의 북한산 능선을 종주하는 산행길이다. 능선은 서쪽에서 북동쪽으로 굽어 북쪽으로 올라간다. 삼각산의 백운봉, 만경봉, 노적봉을 비롯한 거의 모든 암봉들을 파노라마로 한 눈에 담아 볼 수 있다. 북한산의 좌우, 안과 밖을 모두 조망하며 걸을 수 있고, 도시와 푸른 산의 전망이 산행 내내 좌우로 펼쳐진다. 위험한 암벽길, 안전한 암릉길, 성곽길, 능선길, 울창한 숲길, 잔잔한 산길, 질척 거리는 북사면길, 흙길, 돌길, 나무길, 돌계단길, 나무계단길, 계곡길, 심지어 - 도선사 방향으로 내려올 경우 - 아스팔트길, 차길 등 모든 종류의 산행길이 다아 있다.
- 종주 등산로가 분명하여 길을 잃을 염려가 없고, 위험한 암봉에는 모두 우회길이 있으며, 위험한 곳에는 철제 안전시설이 되어있어 전체 산행길이 안전하다.
* 후기:
- 소비식량: 수통물 약 600cc 외 400cc+200cc+200cc, 김밥 2줄, 참외 1개
더위 때문인지 갈증이 심하다. 승가봉에서 휴식할 때까지 약 600cc의 물을 소비했다. 물이 부족할 것 같아 대남문까지는 물을 아꼈다. 문수사와 북한산 대피소, 백운산장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어서 준비했던 물은 400cc가 남았다. 문수사에서는 샘이 아니라 물통에 담아 식수를 제공하는데, 마실 수는 있으나 담아갈 수는 없다. 북한산 대피소의 샘물은 탁해 보이지만 매우 차다. 백운산장 샘은 우물이다. 두레박으로 퍼서 먹는 물이 차고 달다.
- 해질 녘, 하루재에서 쉬는 동안 강해진 바람에 땀이 마르면서 춥다는 느낌.
- 족두리봉의 리지 길을 살펴 보았다. 실수할 경우, 위험한 것이 분명하지만, 진행은 가능하겠다.
- 이번에도 원효봉 리지의 입구에서 통제원이 지키고 있어 할 수 없이 우회한다. 족두리봉과 비봉 리지는 통제하지 않는다. 문수봉에는 철제 안전시설이 새로 설치되어 누구나 오를 수 있다고 한다.
- 우이동 방향으로 하루재 아래 300m 지점에 백운 제 2 통제소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 이 길로 가면 차들 오가는 도선사 아스팔트길을 터덜터덜 걸어내려 갈 필요가 없다. 대용코스로 뿐 아니라 산길 그 자체로도 훌륭하다. 잔잔한 능선길이어서 오르고 내릴 때 모두 좋지만, 특히 산행을 마치고 어둑어둑해질 때 내려오는 하산길로 꼭 맞춤이다.
* 산행복기:
- 버스를 타러 가는 길, 무릎이 시큰 거리며 아프다. 계속 걷는 동안 그 아픔이 사라졌다. 아팠다 안 아픈 무릎을 좋아해야 되는지 걱정해야 되는지는 산행 후에 생각해 보기로 한다.
- 버스에서 내려 양재역으로 전철을 타러가다 길 위에서 예쁜할매(참 오랜만에 들어본다)를 만났다. 반갑다. 쁘날미(단축형)도 반가와 한다. 좋아 보인다. 청계산 번개에 가는 중 이란다. 우리와 같이 산행하면 좋을텐데 하자 우리가 무서운 산만 다니기 때문에 그 팀이 따라가기가 어렵다고 한다. 지난 번 곰배령 산행을 설명하며 힘든 산행만 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 팀은 주로 청계산을 다니는데, 뒷풀이의 단점을 개선하여 매우 “건전”해졌단다. 오후 4시에 모임을 마무리 하여 각자 주말의 오후 일정을 갖는다고 한다. 나도 공감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우리가 ‘무섭지’ 않은 산행을 할 때 함께하기를 권하고, 좋은 산행되라는 인사로 헤어졌다.
- 대호통제소에서 스틱을 준비하고 몸을 풀어준다. 족두리봉 오르는 길은 바위길과 나무와 숲이 어우러져 곳곳이 쉼터다. 조금 올랐는데도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탁 트인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기 좋겠다.
- 햇볕에 반사되어 하얀 암장들이 날린 벚꽃처럼 초록의 화폭에 뿌려져 있다.
- 족두리봉에 올라 탕춘대 능선 쪽을 바라보며 지난번 짙은 구름 속에서 잘못 내려섰던 지점을 가늠해 본다. 탕춘대통제소와 죽죽 나있는 대로들이 확연하게 보인다. 저런 곳에서 길을 잃었다니! 아무튼 안개 속에서는 매우 조심할 사.
- 족두리봉 리지길을 탐색한다. 정상바위를 우측으로 돌아 내려가서 살펴보기만 하려는데, 그냥 가봐? 하는 마음이 불끈불끈 솟는다. 초입을 내려서서 테라스로 건너가는 지점까지 갔다. 넘어가는 길이 발디딜 스탠스는 없고 오로지 신발의 마찰력으로만 걸어가야 하는 슬랩이다. 갈등. 바위가 잘 붙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발등이 꺽이지 않고 바닥이 딱딱한 비브람 중등산화로는 안될 것 같기도 하고. 무리하지 말자. 빽! 다시 정상으로 기어 올라왔다. 이러한 나의 결정이 지금은 얼마나 대견(?)하고 다행스러운지 ... 바위에서는 순간이 생사를 가른다. 중간은 (거의) 없다.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훈련된 산악인에게만 중간의 폭이 약간 넓어진다. 우회길로 족두리봉을 돌아 반대편 리지의 초입지점까지 다시 오른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을 보니 발디딤과 손잡이가 양호하다. 이쪽에서 오르는 것은 쉬워 보이고, 내려오는 것도 괜찮겠다.
- 족두리봉 동쪽 사면의 바위벽에 고정 볼트들이 박혀있고 자일들이 걸려있다. 아마 바위 연습장으로 사용되는가 보다. 여자 한팀이 붙더니 줄사다리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연습을 한다. 나는 저거 인수봉 오버행에서 했는데 ... 오버행은 발디딜 곳이 발아래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위에 있는 곳을 말한다.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줄사다리를 옮기며 진행하는데, 그 이후 고도와 허공에 대한 ‘겁’이 사라졌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바위를 안하면 겁은 다시 살아난다. 1시간 넘게 족두리봉을 오르내리는 사람과 암벽 훈련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 향로봉은 리지로 오르려 했지만, 공원공단에서 직원이 나와 통제한다. 내 생각에는 향로봉보다 족두리봉이 더 위험해 보이는데 향로봉에만 늘 통제원이 지킨다. 순순히 우회길로 접어든다. 오르는 길이 힘들다. 갈증과 허기에 진이 빠졌나 보다. 일종의 진빼기 산행이 오늘의 컨셉(?). 즉, 기진맥진한 상태로 산행을 하는 것.
- 비봉과 사모바위를 지나서 더 이상 안되겠다. 승가봉 정상 넘어 나무그늘에서 배낭을 내린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3시가 다 된 시간, 늦은 점심을 김밥 한 줄로 마친다. 바위에 비스듬하게 기대고 누우니 몸과 마음이 느긋하다. 물 몇 모금과 김밥 한 줄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 나월봉, 문수봉, 보현봉 등 눈 앞에 펼쳐진 암봉들이 맑은 햇볕 아래 화사하다. 문수봉 리지로 오르는 사람들의 긴 행렬이 보인다.
- 먹고 마신 것의 효력을 금방 몸으로 느낀다. 문수봉을 우회하여 청수동 암문으로 오르는 숲길로 접어든다. 여기도 나름대로 꽤 유명한 깔딱고개다. 먹은 것의 효과가 나타났던 것 만큼 빠르게 사라진다. 길게 이어지는 가파른 오름이 힘들다.
- 계곡으로부터 청수동 암문으로 모아져 들어오는 바람이 무척 시원하다. 대남문에 도착하여 잠시 갈등. 문수사에 물이 있기는 한데,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가지고 있는 수통의 물은 만일을 위해 비울 수 없다. 탈진은 - 안전한 경우 - 한계능력의 확인이나 확장에 이용할 수 있지만, 탈수는 아니다. 문수사로 가서 물을 마신다. 냉온기에서 나오는 물이 아주 차다. 두잔을 거푸 마신다. 물이 이렇게 맛 있다니! 다음 사람에게 컵을 넘겨주고 물러섰다가 다시 가서 두잔을 더 마신다.
- 문수사에서 돌아오는 길, 구기계곡 건너 보현봉의 초록 능선이 눈 앞에 가득하다. 마치 오월 만큼 자란 보리의 드넓은 평원을 가로세워 길게 펼쳐놓은 듯 하다. 바람에 따라 눕고 일어서는 초록 나무들이 이리 술렁 저리 술렁 장관이다. 앞은 초록이어도 바람에 뒤집힌 나뭇잎들은 하얗다. 햇볕에 반사되어 팔랑거리는 하얀 잎사귀들은 수만개의 반짝이 같다.
- 대동문을 지나 복원된 시단봉과 동장대를 오른 후 북한산 대피소로 간다. 옛날, 아주 옛날 북한산장이 있던 곳에 무인 대피소를 지어 놓았다. 옆에 샘도 있는 멋진 대피소에 야영, 취사, 비박 금지라는 커다란 경고막을 걸어 놓았다. %$@#&*! 샘물은 시멘트 돌집 형태로 보호되어 있고 수량도 많지만 물색이 흐리다. 그러나 마시면 현장 즉사한다는 증거를 지금 눈 앞에 들이대지 않는 한, 안 마실 수 없다. 차고 시원하다.
- 백운봉과 만경봉 사이의 위문. 이제부터는 오르내리더라도 대세는 내리막이다. 배낭을 내리고 참외를 꺼낸다. 조금 내려가면 백운산장이고 물이 있지만, 갈증과 허기를 잠재우는 작은 참외의 위력을 체험할 것이다. 느껴야겠다는 생각이지만, 배낭풀고 꺼내고 한 입 무는 동작이 일정정도 허겁지겁이다. 씻었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다. 꿀맛! 어찌 이리 달고 촉촉할까! 꿀 한단지와도 바꾸지 않을 꿀맛이다. 참외의 배꼽은 물론 꽁댕이까지 다 먹었다. 남는 쓰레기 없어 좋다.
- 백운산장의 샘은 우물이다. 두레박으로 푼다. 차고 시원한 물맛은 아주 좋다.
- 하루재에서 다시 배낭을 내린다. 7시. 영봉을 올라 상장능선으로 들어서면 날머리인 솔고개에 약 10시에 도착겠지만, 그러나 만일의 경우, 또 다시 버스 막차 걱정에 그 좋은 상장능선길을 서두르게 될 것이다. 좋아하는 야간 산행의 유혹을 누르고 우이동으로의 하산을 결정한다. 이제 남은 김밥 한 줄의 의미가 없어졌다. 그냥 먹어 버린다. 아침 8시경에 식사한 후, 지금까지 김밥 한 줄과 참외 한 개를 섭취했다. 힘이 빠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반나절 걸음에는 아직 차고 남음이 있는 식량이다.
* 지도:
첫댓글 지난번에 그냥,멍게,왕눈이와 번개산행했던 코스 그대로구나.나홀로 산행은 다 좋은 데 먹는게 부실하다는 거다.뱃살 좀 빠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