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16일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대한 도민들의 양심이 깨어나길 바라며..... 우리 선조들이 짚신을 신고 누비던 이 제주를 돌았으며 온몸으로 느끼고 깨달았습니다. 이 땅 제주도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평화로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1.첫째날 7월16일 혼자 그것도 한복과 짚신을 신고 무거운 깃발을 들고 제주도를 한바퀴 돈다는 말에 주민들의 걱정과 격려를 받으며 그렇게 출발 했습니다. [카메라를 지참하고 같으나 현 반대대책 위원장인 고XX씨가 메모리카드를 삭제하는 실수를 범해 10일간의 추억을 날려버려 1인도보순례를 적극 지지해주시고 거의 매일같이 함께 해주신 강방수씨의 사진으로 대처하게 됐습니다]
갓쓰고 도포에 짚신이라니...정말 쪽팔려서 굉장히 망설였습니다만, 그냥 걷기만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진정 구럼비와 강정을 위해 내가 어디까지 할수 있나, 또 지나치는 모든이의 시선을 잡아두려 고심 하던 끝에 고권일 위원장에게 반강제로 강탈한 10만원으로 10일동안 나에게 시련을 주던 짚신과 한복을 장만해 법환 마을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등짐에 깃발을 메어 출발하려 하자 양윤모 선생님께서 꼭 "김태환 청문회를 즉각 실시하라" 라는 문구를 달고 출발 하라고 했지만 마을 주민들께선 "그러지 마라 김태환 고향 가면 두들겨 맞는다" 라고 하셔서 한참을 고민하다 이왕 이리 된거 좀 맞자~! 라고 내자신을 다독이며 결국 사진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서건도 앞을 지나 법환 포구에 다다르니 얇은 천으로 어깨끈을 쓴 탓에 "에휴"라는 한숨이 벌써부터 나오더군요.그나마 법환 해녀분들의 격려와 위로를 받으며 구쟁기[소라]서너점과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 마을회관에 앉아 담소를 나누시던 어르신들에게 핀잔반 격려반을 들으며 그렇게 외돌개로 향했습니다.
외돌개에 근처에서 잠깐 쉬며 깃발을멘 등짐을 풀어보니 어깨에는 이미 멍이 들어 있었고 짚신을 신은 발은 "일밤"을 열혈 시청하다 영어숙제를 잠시 잊은 탓에 발바닥에 당구채가 40번을 왕복했던 학창 시절의 슬픈 오마쥬가 떠오를 정도로 아픔이 저를 반겼습니다. 비록 어떠한 시련과 아픔이 있더라도 이것이 제주, 강정마을을 지킬수 있는 한올 가닥실이라도 되길 바라며 그렇게 걸었습니다.
[혹 오해를 하실까봐 말씀 드리지만 숙제를 안해 선생님께 매타작을 당한것은 위 일이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을음 밝힘니다. 당구 큐대가 인생의 절망을 보여 줄수 있다는 것을 처음 몸소 깨달았습니다. 그레서인지 큐대만 보면 벌벌 떨어서 큐걸이가 안나와 32년째 80 다마 입니다.]
서귀포 시내에 들어서자 많은 분들의 지지를 받으며 걸을수 있어 힘든줄 모르고 하효 마을에 도착해 식당에서 말걸리 한잔에 자리물회를 드시던 어르신이 막걸리 잔을 들고서 저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셨습니다. 속으론 "아 어르신이 수고한다고 한잔 주시려나보다" 했습니다...만..시큼한 막걸리가 제 뺨을 후려침과 동시에 어르신의 인생의 애환이 담긴 굳은살 배긴 손바닥이 저의 뺨을 왕복 하더군요. 저의 막걸리 한잔의 망상은 산산조각이나고 바로 어르신의 달콤한 폭언이 이어졌습니다. "야이 베락맞아 되싸질넘아 강정놈들은 다 빨갱이여~!" 라고 말이죠. 저도 사람인지라 머리에 핏대가 2미리정도 서긴 했지만 문득 빨갱이란 말에 "이게다 4.3 의 슬픈 트라우마 구나" 라고 생각 되어 너스레를 떨며 어르신에게 이번엔 잔에다 주시면 안되겠냐고 여쭈어 보자.. 젊은 양반 넉살도 좋으시다며 웃는 얼굴에 침은 못뱉으시겠는지 한잔 따라 주셔서 인사를 하고 효돈으로 향했습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뒤에서 차 한대가 저속으로 저를 미행하고 있길래 자세히 보니 항상 강정에서 전기공사를 묵묵히 봉사하시고 사진찍는 전기공으로 통하는 방수삼촌께서 제 뒤를 밟고 있었습니다. [제가 혹여 찬성론자들에게 해꼬지라도 당할까봐 그렇게 10일 동안 저를 미행하시며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그렇게 방수삼촌과 잠시 후에 도착한 현 서귀포대책위원장인 고강성 삼촌과 갈비를 맛있게 먹고 방수삼촌 께서 섭외해둔 효돈 선과장에서 하루밤을 묵었습니다. 여독을 풀기위해 등짐을 풀어보니 짚신 두켤레가 이미 너덜너덜 구멍이 나있었습니다.짧은 하루 많은 일이 있었지만 못다한 이야기가 많아 아쉽 습니다. 효돈 선과장에서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고 아주 편안하게 잠을잤습니다. 효돈 선과장을 운영하시는분들과 방수삼촌께 감사드립니다.
[7월17일] 6시에 기상 해서 해안가 마을들을 돌며 위미 해안가를 지나칠때 뒤에서 "차한잔 하고가세요" 라는 아리따운 여성의 목소리가 저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습니다. 돌아보니 돌담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고생한다고 차를 대접하시겠다고 초대하셔서 마당 안으로 들어가보니 예사스럽지 않은 곳이어서 물어보니 게스트 하우스겸 대한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으로도 쓰는 곳이더군요. 주인분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방수삼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 있으멘?" 위미에 있다고 대답하자 근처 전봇대 번호를 물어보시더니 10분도 안되서 찾아 오셨습니다. 누가 전기공 아니랄까봐 전봇대 번호만 듣고 찾아오시다니... 아무튼 주인 되시는 분께선 서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제주도에 한번 여행오고 이곳 위미에 정착 하셨다고 하시며 아름답고 평화로운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온다는건 말도 안된다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그렇게 방수삼촌과 차를 얻어 마시고 삼촌은 일을 보러 가시고 저는 다시 발길을 돌려 갈길을 재촉 했습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위미항이 보였습니다. 위미 역시 해군기지로 몸살을 알았고 주민들이 똘똘뭉쳐 해군들을 몰아낸 역사가 있는 마을 입니다. 포구답게 역시 해녀들도 있었습니다.처음에는 저를 보자 이상한 약장수인가 생각 하셨는지 젊은 하르방 이라고 부르며 경계하셨지만 해군기지결사반대 깃발을 보시자 "아이고 강정서 왐시난" 이라고 하시면서 반겨 주셨습니다.
위미 포구를 지나칠때쯤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표선에 사시는 서예선생님이자 강정마을의 열혈 지지자인 정순임 누님께서 함께 걷자는 연락이었습니다. 방수 삼촌을 제외한 첫 동반 순례자 였고 가장 힘들때 벗을 해주며 걸어 주셨던 순임 누님.... 하얀 깃발에 씌여진 글귀는 표선 순임 누님께서 손수 써주신글입니다. 역시 달필 입니다.~!! 남원을 지나 표선으로 함께 하던중 차로 뛰따라 외시던 방수 삼촌이 함께 걷겠다며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리셨습니다. 웃는 모습이 언제나 해맑은 소년? 같은 느낌의 순임 누님과 아들처럼 친 조카처럼 저를 챙기던 방수삼촌과 함께 였기에 강정을 떠나 처음으로 웃을 수 있던것 같습니다.
표선 근처에 다다르자 주말마다 강정에 음식을 대량으로 살포하시는 일명"밥셔틀"이신[웃자고요ㅋㅋ] 서울식당 삼촌과 숙모가 맛난 저녁식사를 싸들고 오셔서 표선 해비치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자 드디어 2일째 밤을 맞이할 표선 해수욕장에 도착 했습니다. 짐을 풀고 쉴수 있는곳에 도착하자 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도 풀려 지쳐 있는 상태에서 지나가던 외국인 3명이 저에게 한마디 남기고 터미네이터의 "알비?"처럼 엄지를 추켜세우고 갔습니다. "오~코리아 산튜~!직신~!완더풀~!!" 보통 외국인들은 상투라는 말과 짚신이란 말을 모를꺼란 생각을 했는지 놀랍고 고마웠씁니다만...
표선 해비치 해수욕장 옆에 민속촌이 있더군요...아마도 여기서 상투와 짚신을 보고들었나 봅니다. 그럼 어떻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만 글쓰는 도중 덴마크 부부인 제인과거스 가 보고싶네요~
신호등 건너편에 있던 아이들이 저를 보고 손가락질 하고있었습니다.길을 건너며 마주치자 "해군반대~!" "옛날사람이다~!" "웃기다"라고 저희들끼리 주고받으며 저에게 눈인사를 하며 지나갔습니다. 잔듸밭에 텐트를 치고 짚신을 벗고 서울식당 숙모가 사준 고무신으로 갈아신고 편하게 잔듸에 누워 식사가 준비되길 기다리다 기다렸더니...
막걸리 한잔에 맛난 닭갈비에 삼겹살~!!!!이날 걸으며 뺐던 피와살이 회복될 정도로 맛있게 먹던 도중 강정마을 주민이신 창기삼촌이 가족과 함께 방문 하시고 곧 방수 삼촌도 오셨습니다. 맛있는 저녁과 지인들의 응원을 받으며 이날 하루도 행복하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런게 사는거구나" 라고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사람이 있어 사람이 행복 합니다.!! 모두 감사드리며 나머지는 8일 이야기는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2011년 도보순례도 계획중이고 날짜도 거의 확정된 상태 입니다.9월23-24일 출발 예정이고 9월1일에 강정에 돌아올수 있도록 일정을 잡았습니다. 숙식해결:잠은 그날 근처의 해수욕장에서 텐트를 치고 묵을 것이고, 식사[저녁]는 버너나 냄비등만 챙겨가서 식재료는 현지조달 해서 해결할 생각이니 현금약간 지참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일정:강정 동쪽으로 출발해 제주도 해안가 마을들을 돌며 전단지도 나눠드리고 약 8-9일 정도 예상 합니다.또한 결코 강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민 더낳아가 전 국민들의 문제임을 각인 시켜 줄수 있는 순례가 되길 바랍니다.
준비물:1-2인용텐트 옷 침낭 여벌의 옷 약간의현금 악기를 다루실수 있는 분께서는 가져오셔서~각 마을에서 즉석 공연도 해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문의전화는 010-3917-9923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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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ne fine day 제주 원문보기 글쓴이: 서서
첫댓글 멋지고, 훌륭하고, 용기있는 일을 하셨군요.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린할수 있습니다.
...........참으로, 장하네요.
난장님도 장하십니다~!!!
흐아~
진짜 더울때였을텐데...
안신던 짚신땜에 발도 무지 아팠을텐데..
대단히 용기있는 일을 하셨어요..
하효마을에서 겪으신 일은...
할 말이 없네요..
잘 참으셨습니다..ㅡ.ㅡ
이번에도 짚신을 준비했습니다. 걷기엔 상당히 난감한 아이템이란건 확실 합니다
거룩하십니다...
참으로 장하십니다
행동하는 양심... 거룩하십니다
원래 '맞은 사람은 두 다리 펴고 자고 때린 자는 쪼그리고 잔다' 했더이다
뭐라 드린 말이... 생각이 안 납니다
미안합니다
진정으로...
강정안에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해 하지마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릴레이로 이어져서 끈임없이 도보순례가 이루어 지면 정말 좋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