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진의 표현성을 렌즈의 묘사력과 메커니즘의 기능에 근거를 두고 선명한 핀트와 솔직한 사실주의로 영상의 현실감을 표현한 경향을 순수사진이라고 할 때 사진의 자율적인 새로운 기틀을 마련하여 자연 속에 정착하고 있는 여류사진작가 김금순의 근작세계는 빛으로 투영되는 자연의 생동감이 시적(詩的)으로 나타나 이목이 집중된다.작가의 작품은 빛에 의한 조형세계로 질감묘사(質感描寫)또한 매우 예리하며, 사물의 견고한 존재감에 깊이 파고드는 동시에 그 선명하고 강력한 사실주의는 대상물질의 형태를 때때로 극한으로까지 몰고 가 대상의 본질적 윤곽을 드러냈다. 그리하여 필연적 표현은 엄격한 리얼리티가 농후하게 되고, 회삽(晦澁)하면서도 일종의 명상적인 판타지아세계를 열어간다.
특히 작품 중 항구에서는 빛과 공간사이에서 계절과 시간 그리고 날씨를 그려냈고 공간여백의 깊이감은 화면을 확장하여 다가오는 시간에 대한 준비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마을초입에서는 어둠이 밀려온 정막 속에서 공포와 실음 하는 아낙네의 근심이 잘 들어나는 렌즈의 묘사력으로 표현, 시간성과 상황전개가 잘 들어난 수작이다.
또한 잘 가꾸어진 숲에서는 동시적으로 이루어지는 All Over Composition가 크고 작은 잎 새와 함께 광야를 펼쳐들어 시샘하고, 수직으로 내려 긋는 수목의 그늘아래는 엄숙한 새 생명들이 빛을 향한 꿈을 꾸고 있다. 그리고 천년의 세월 속에서 풍파를 격어 온 언덕위의 소나무 숲 사이로 피어나는 안개꽃은 대지를 확장시키고, 활짝 핀 숲들은 작가의 따뜻한 인정 내와 함께 풍요와 안식을 주며, 물위의 수목은 자신을 잃어버린 체 타자를 극대화시키려는 작가의 의도로 보이며, 역광으로 새어나오는 빛의 공간이 되어 시각적 앙상블을 이룬다.
이처럼 작가 김금순은 작가가 의도하는 작업의 사실성을 극대화시켜 관조 성을 보이는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하겠으며, 이번전시를 통해 작가는 자연을 향한 피사체의 시각운동과 화면의 경영위치를 보다 실제적이면서도 명상적 시 지각으로 표현하고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빛이나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