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솔레스에서 생산되는 쌍용차, 과연 회생의 날개짓일까?
- 점점 핵심업무들을 비정규직으로 돌리는 자본의 행태를 주목해야 -
러시아에서 쌍용자동차의 부품을 전량 수입해 완성차를 조립생산하는 공장이
지난해 12월 29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동에 들어가 처음으로 신차를 생산했다.
러시아 자동차 회사인 솔레스는 러시아 극동지역 최초의 완성차 공장인 이곳에서
이날 카이런 5대를 첫 조립 생산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렉스턴, 카이런,
액티언 등 연간 9천500대의 쌍용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 솔레스의 블라디보스토크 공장에서 카이런과 렉스턴이 최종 조립되고 있다.
솔레스는 쌍용차 부품을 한국에서 전량 가져와 도장이나 용접 등의 절차 없이
세미넉다운(SKD)방식으로 완성차를 생산하게 된다. 완성차 조립에 필요한
부품들을 분해한 형태로 쌍용차에서 포장하여 부산항에 선적하면, 블라디보스토크
항에서 이 부품을 받아 최종 조립을 하는 방식이다. 쌍용차는 이로써 러시아
솔레스에 연간 3억 달러 상당의 부품 수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솔레스는 쌍용차만이 아니라 러시아 현지에서 이탈리아의 피아트, 일본의 이스즈
차도 조립생산을 하고 있다. 대부분이 CKD나 SKD 방식으로 부품을 완전분해
형식으로 공급받아 최종조립을 하고 있다.
쌍용차 사측은 이러한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연구개발 인력 50명을 인턴
형식으로 신규채용했다. 지난해 77일간의 점거파업에도 불구하고 2,646명을
구조조정한지 반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한국 언론들은 솔레스에서 쌍용차
부품을 수입하게 된 일을 두고 일제히 “회생의 날갯짓”이라며 앞다투어
보도했다.
KD 부서 대부분 분사화 : 핵심 일자리는 이미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쌍용차는
정리해고·희망퇴직이라는 방식과 함께 정규직 일자리를 분사화라는 방식으로
비정규직화를 단행했다. 똑같은 공정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지만, 신분은
정규직에서 분사라는 하청업체 소속의 비정규직으로 전락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쌍용차는 부품을 포장하여 수출하는 KD 부서를 핵심적으로 분사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즉, 러시아에 부품 수출 물량이 늘어난 점은 사실이지만 그
일을 담당하는 부서는 이미 비정규직들로 가득차 있다는 것이다.
분사화라는 자본의 신종 구조조정 방식
공황기에 자본의 공격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노조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가장 밑바닥의 미조직 노동자들부터 공격을 받았다. 그 다음으로 조직노동자들
중에는 비정규직이 우선해고되는 순서였는데, 여기에는 교묘한 방식이 한가지
덧붙여졌다.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이대며 정규직들을 비정규직의
일자리에 전환배치하는 방식, 즉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밀어내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쌍용차 사태에서는 드디어 정규직을 직접 정리해고 하는 공격이
감행되었는데, 여기에서도 자본은 순차적인 공격방식을 선택했다. 먼저
희망퇴직을 실시함으로써 결의가 약한 부위들을 먼저 밀어낸다. 그다음
투쟁의지를 가진 정규직들을 고립·포위하여 공격을 감행한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만들어놓은 새로운 공격방식이 있다. ‘분사화’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앞서 정규직을 전환배치하며 비정규직을 밀어내는 방식과 흡사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앞선 방식에서는 그나마 정규직이라는
신분을 유지한 채로 비정규직을 밀어냈다면, 분사화라는 공격에서는 그 자리에
배치되는 정규직은 비정규직 신분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나마 일자리라도 지킬
수 있다는게 어디냐” 하는 불안 심리를 조장하여 공격을 감행한다.
처음에는 “향후 3~4년간은 정규직 시절의 임금과 유사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사탕발림을 섞어넣지만, 이미 분사화된 순간부터 언제든지 자본의 필요에 따라
짤려나가는 비정규직 신세가 된다. 이런 방식으로 분사화는 현장 전반을
비정규직화 하는 전진기지로 활용된다.
이미 구조조정이 진행되거나 조만간 진행될 것이 분명한 사업장들, 이를테면
금호타이어나 조선산업의 경우에 자본가들은 정리해고·희망퇴직과 함께
분사화라는 공격을 핵심적으로 밀어붙이게 될 것이다.
점차 핵심업무는 비정규직에게, 주변 업무는 정규직에게!
정권과 자본은 비정규악법을 도입하면서 “핵심 업무는 정규직으로 쓰더라도,
주변적 업무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간다. 핵심업무, 필수적 업무에 대해서는
비정규직화를 단행하고, 주변적 업무 따라서 조만간 정리해야 할 업무에 대해
정규직 사용을 유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림자동차에서 과잉생산으로 재고물량이 넘쳐나는 오토바이 생산에는 정규직을
써왔지만, 현대차 소재사업부에 부품을 납품하는 부서는 100%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변속기 부품 외주화를 위해 만든 서산의 파워텍
역시 비정규직으로 넘쳐나고 있으며, 일부 정규직이 있기는 하지만 무노조 사업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기아차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경차 ‘모닝’ 역시 서산의
동희오토라는 100%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제 조만간
엔진 부품 외주화의 전진기지가 될 현대위아의 성장을 보게 될텐데, 여기서도
엔진물량 생산은 포승공단에 새롭게 조성한 비정규직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너무 자명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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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쌍용자동차 KD팀의 분사화!- 참으로 원통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그동안 쌍차에서의 KD팀은 명실상부한 고부가가치 알짜 생산 수출부서였다.낮은 생산설비와 최소의 인원(20여명)으로 쌍차 총생산량의 20%를 상회하는 생산량을 소화하였다.열악한 작업환경속에서도 조합원들은 생산목표를 달성하고자 1년 365일 년월차도 사용하지 않으며,밤11시까지 근무를 하였다.참으로 주인의식과 책임감이 투철한 팀원들이었다. 그들은 항상 가족같이 지내면서 서로의 업무를 도와주고 함께 하였다.그런 팀웍이 그 과중한 목표를 반드시 생산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내수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기에 많은 이윤 창출과 수출의 자부심은 대단했다.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