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트레블러
바이크 트레블러
자전거가 당신에게 아직도 ‘두 발 달린 운동기구’에 불과하다면,
그래서 여전히 한강시민공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은 한참 멀었다.
바야흐로 자전거 전용도로로 전국을 오가는 시대 아닌가!
3대가 이어 달린 4대강 국토 종주 여행
이문오, 이상기, 아들 이준희 군
요즘 자전거 라이더들 사이에 핫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4대강 국토 종주’다.
4대강 물줄기를 따라 인천 아라 서해갑문부터 부산 낙동강 하구둑까지의 자전거길을
종주하는 길고 긴 자전거길이 그것.
잘 닦인 강길 따라서 644km의 여정이 이어지는, 만만치 않은 이 코스를 함께 달린
이상기(49세) 씨와 아들 준희(10세) 군.
결코 녹록지 않은 국토 종주길을 떠나게 된 것은 올해 77세이신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자전거 경력 5년, 젊은 사람들도 완주가 쉽지 않은 여정을 완주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이상기 씨는 곧 아들과 함께 국토 종주를 떠나기로 마음먹게 되었단다.
“늦둥이 막내아들 준희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성취감과 자신감을 키워주고 아빠와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의 기록’을 남겨주고 싶어 국토 종주길에 오르게 되었죠.”
어른에게도 힘든 긴 코스를 어린 아들과 한 번에 완주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해,
모두 4개로 나눠진 코스를 5월 6일부터 기간을 나누어 달렸다.
비교적 짧은 코스는 주말을 이용해 다녀오고, 긴 코스는 8월 초 여름휴가 기간을 이용해 완주했다.
그렇게 짬짬이 8일간 달려 인천부터 부산 낙동강까지의 국토 종주를 마쳤다는 이상기 씨 부자.
하지만 초등학생인 아들과 험한 종주 코스에 도전하기까지 준비할 것도 많았다.
산을 넘고 오르막이 이어지는 기존의 종주 대신 우회할 수 있는 수월한 구간을 찾아 새로운 동선을 짜고,
짐을 싣고 달릴 수 없어 준희 어머니가 간식이나 짐들을 차에 싣고 뒤에서 따라가고,
앞에서 끌어주며 격려하며 달렸던 것.
그렇게 5월 초에 시작했던 국토 종주 도전을 3개월 만에 완주했다.
아들 준희는 폭염 속에서 라이딩을 하다 땀 때문에 엉덩이가 짓물러 잠시 도전을 멈추기도 하고,
아빠는 발목에 부상을 입어 입원 치료를 하기도 했지만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자전거 여행길에 두 부자는 나란히 달리며 얘기도 나누고,
그늘에 누워 더위도 식히고 곤히 낮잠도 자면서 힘든 국토 종주길을 완주해냈다.
열 살배기 준희는 종주길 구간마다 마련된 인증센터에 들러 인증 도장을 하나씩 늘리는 재미와
아빠의 격려로 힘든 길도 참아내며 달렸다고.
부자가 국토 종주를 통해 한층 가까워진 것은 물론이다.
아빠는 아들과의 특별한 여행의 기억을 사진으로 남기고 따뜻한 멘트와 함께 블로그에 기록했다.
“내성적인 꼬마였던 아들을 한 뼘 자라게 해주고, 칠순이 넘은 아버지와 함께할 수 있어 더 값진 여행이었습니다.
국토 종주는 결코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코스는 아니지만 꼼꼼한 준비와 끈기,
자전거에 대한 애정만 있다면 잊고 지냈던 내 나라의 향취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고
남다른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입니다.”
Tip 안전한 국토 종주를 위한 준비
국토 종주 중에는 인증센터가 있는 곳에 주로 매점과 편의점이 있어 간단한 식사와 휴식이 가능한데,
허허벌판에 인증센터만 있는 곳도 있으니 식수와 간식 준비를 미리 체크해야 한다.
또 인적 드문 길을 몇 시간씩 달리는 경우에는 해가 지면 위험하니
사전에 식사와 숙박할 곳을 확인하고 출발해야 한다.
예정에 없이 해가 지면 과감히 라이딩을 멈추고 인근 숙소에서 투숙하는 것이 안전하다.
경로를 참고할 때는 포털사이트의 지도보다 4대강 이용도우미
공식 홈페이지(www.riverguide.go.kr)를 참조하는 것이 정확하다.
캠핑장에 빼곡히 들어선 텐트를 보면 저게 과연 아파트와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캠핑이라는 게 잠시나마 도심에서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누리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면
오토캠핑보다는 자전거 캠핑이 제게 더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전거 트레일러로 초경량 캠핑 즐기기
서정건, 김연지 씨
캠핑이라는 단어가 곧 ‘오토캠핑’으로 통할 만큼 캠핑은 이제 자동차와 떼어놓을 수 없는 한 짝처럼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그 어마어마한 무게와 수의 장비들을 혼자 짊어지고 떠난다는 것은
상상조차도 무모한 일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만약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라면? 그에 대한 답을 가진 두 남녀를 만났다.
서정건(29세), 김연지(31세) 씨는 지난 6박7일간의 여름휴가 동안, 제주도로 자전거 캠핑 여행을 다녀왔다.
초경량, 최소한의 캠핑 장비만을 담은 자전거 전용 트레일러와 함께한 여정이었다.
“이삿짐 싸듯 트렁크 한가득 장비를 실어 캠핑장에 도착해,
집채만 한 텐트 안에서 잠을 자고 돌아오는 오토캠핑에 언제부터인가 싫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서정건 씨가 자전거 캠핑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자전거 캠핑은 정해진 캠핑장에서만 야영을 해야 하는 오토캠핑에 비해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덜 받는다.
캠핑에 필요한 장비를 구비하고 라이딩을 즐기다가 마음에 드는 장소에 페달을 멈추면 되기 때문이다.
느리게 떠나는 여행인 만큼 자동차로 닿을 수 없는 자연의 깊은 속살까지 느끼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캠핑장에 빼곡히 들어선 텐트를 보면 저게 과연 아파트와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캠핑이라는 게 잠시나마 도심에서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누리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면
오토캠핑보다는 자전거 캠핑이 제게 더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로 돌아보기 힘든 작은 섬 여행은 자전거 캠핑 여행과 특히 궁합이 좋다.
배에 자전거를 싣고 가 섬 안에서 캠핑과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인천 신도, 시도, 모도 등은 서정건 씨가 추천하는 여행 코스다.
하지만 사실, 자전거 캠핑은 단순한 호기심과 흥미를 갖고
초보자가 무작정 도전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는 여행이라고.
짐을 덜어주는 트레일러가 있다 해도, 오르막을 오를 때는 트레일러의 무게까지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받쳐주어야 하며,
익숙지 않은 지형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라이딩을 이어나갈 수 있는 충분한 경험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적절한 장비를 갖추는 일 또한 중요한 요소다.
기존의 오토캠핑용 장비들은 무겁고 수납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야영 장비를 등에 메고
여행을 다니는 ‘백패커(Backpacker)’들이 사용하는 초경량 장비들이 적합하다.
페달 닿는 곳 어디든 달리다가 원하는 곳에서 언제든 멈춰 그 순간을 오래도록 만끽할 수 있는 자전거 캠핑.
자전거와 캠핑은 여정 그 자체를 가장 느긋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한 쌍이다.
Tip 자전거 캠핑용 장비 짐 싸기
자전거용 캠핑 장비는 최대한 가볍고 작아 수납이 용이한 것이 좋다.
티타늄과 같은 신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은 일반 캠핑 장비에 비해 비싸다.
텐트는 최대한 가볍고 부피가 작은 것을 고르고, 지면의 찬 기운을 막아주는 매트는 성능이 좋은 것을 택한다.
그 외 돗자리, 코펠, 버너, 휴대용 미니 플래시, 랜턴은 반드시 챙겨야 하며
양념통, 수저, 접이식 과도 등도 식사를 위해 챙긴다.
1 서정건, 김연지 씨의 자전거 캠핑용 장비들.
지나치게 단출해 보이지만 6박7일 여행에도 끄떡없다.
캠핑 트레일러는 캐리프리덤 시티 제품으로 알루미늄 프레임이라 가볍고 40kg까지 수납이 가능하다.
접이식이라 휴대하기도 편하다.
2 자전거 캠핑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자전거의 스펙이 아니라, 얼마나 잘 관리된 튼튼한 자전거냐이다.
김연지, 서정건 씨의 자전거는 접어서 휴대가 가능한 브롬톤 자전거.
접었을 때 부피가 작고 휠체어처럼 밀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과 연계해서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