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귀가 어둡습니다. 보청기가 있지만 불편하시다 며 사용을 거의 하시지 않습니다. 어제 토요일 아침에 제가 예배당으로 기도하러 가려고 문을 나섰습니다. 토요일 아침의 라이브톡 새벽기도회는 쉬지만 저는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6시 전후로 나가서 기도하곤 합니다. 먼저 예배당에 가셔서 기도하시고 오신 어머니가 어디 가냐고 물으셔서 기도하러 간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침을 일찍 먹고 제초작업을 나갔습니다. 얼마 있으면 들깨를 심어야 하는데 비닐을 씌우지 않아서 풀이 제법 자랐기 때문입니다. 이 작업과 고구마 밭을 매는 게 당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정수 권사님이 오셔서 콩 순을 잘라줘야 한다고 하셔서 방법을 사진으로 대충 배웠습니다. 일이 하나 추가 됐습니다. 현장에 가서 매려다 팥을 심고 덮어둔 그물망을 열어봤더니 생각보다 많이 싹이 났습니다. 문제는 풀도 잘 자라고 있어서 뽑아주기로 했습니다. 일거리가 추가 됐습니다. 제초작업, 콩 순 잘라주기, 팝 밭 정리, 고구마 밭 정리가 끝났습니다. 그런데 또 일거리가 눈에 뛰었습니다. 고랑에 난 풀들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제가 지쳐 있어서 대충하고 있는데 저 멀리 차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예배당 청소하러 오시는 고우섭 집사님 차였습니다. 저는 속으로 할렐루야 했습니다. 오전에 집사님이 아직 못 오셔서 오후에 오시나 했습니다. 그런데 3시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굳이 오시지 말고 제가 해야 하나 하고 내내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의 마무리 될 무렵 어머니가 보리수 씨 좀 버리라며 부르셨습니다. 저는 확인하기 위해 고집사님 오셨냐고 했더니 예배당 청소를 제가 했다며 보내셨다는 것입니다. 순간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제가 언제 청소했냐고 했더니 아침에 하지 않았냐는 것입니다. 청소하러 간 게 아니라 기도하러 갔다고 큰 소리로 들려 드렸습니다. 혹시나 해서 고집사님께 전화 드렸더니 어머니를 위해 콩국수 사고 계신다고 해서 제가 청소하기로 했습니다.
약간의 화를 삭이며 풀매는 것을 마무리하는데 어머니가 그렇게 생각하실 만 하다 했습니다. 제가 전에 특히 여름에는 기도 후 종종 청소를 했기 때문입니다. 여름에는 더운데 특히 오후로 가면 갈수록 더 더워지기 때문에 그래도 가장 시원한 때인 아침에 청소를 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하려니 했으면 덜 화를 냈을 텐데 안 해도 되는구나 하다가 하게 되니 괜히 화만 더 냈지 싶습니다. 제가 아직도 멀었지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