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의 방〉 2011 화제의 시 41선
최고의 관심은 유병록 시인의 4편, 각각 3백회 넘는 조회수
〈푸른 시의 방〉‘좋은 시 읽기’에는 제가 날마다 좋은 시라고 생각한 한두 편 많게는 서너 편을 골라 올리고 있습니다. 제 개인의 취향을 버리고 될 수 있으면 여러 경향의 제대로 된 바른 시들을 올린다고 생각합니다. 한 권의 시 전문지에서 적게는 한 편 많게는 너댓 편이 뽑힐 때도 있습니다. 카페에 좋은 시를 올려 소개하기 위해서 제가 찾아보는 월간지, 계간지는 모두 30 종 가까이 되고 또한 제가 찾아볼 수 있는 신간 시집에서도 보통 세 편 안팎의 시들을 정선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2002년 3월부터 십 년이 됐습니다. 오늘까지 이 ‘좋은 시 읽기’에 올린 시는 3830번을 기록하고 있지만 어림잡아 6천 편 이상은 되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지난 2011년 1월부터 12월말까지 〈푸른 시의 방〉 ‘좋은 시 읽기’에 카페지기인 제가 골라 올린 시들 중 조회수가 3백회를 넘는 작품들만 골라 보았습니다. 최승자의 「58세 내 고독의 構圖」가 3백회로 간신히 턱걸이를 하며 들어선 것을 비롯하여 최다 조회수는 주영중의 「검은 사이프러스 숲」이 709회, 그 뒤로는 이민하의 「모조 숲」이 575회를 기록하는 등 모두 41 편이 뽑혔습니다.
그런데 3백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시들을 지난 한 해 동안 두 편 이상 발표한 시인을 보면 유병록이 4편(눈사람베이커리와 아프리카편의점, 붉은 달, 死者의 書, 두부)으로 단연 독보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김경주(비어들, 사시斜視), 김중일(불면의 스케치, 이해해요 ), 정수경( 달을 기다리는 의자, 붉은 꽃말), 최승자(58세 내 고독의 구도, 물 위에 씌어진) 시인들도 2편씩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카페에 들어와서 더러는 재미삼아 조회수를 높여준 장난도 없지 않았을 것이나 일단은 카페 회원들에게 관심을 끌었고 화제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도 있겠습니다. 대체로 시를 공부하는 지망생들과 갓 등단한 신인들이 특별히 우리 카페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현장의 작품들에 소홀한 비평가들이 놓치기 쉬운 점을 여기서 두 가지 생각할 수 있었는데 그 하나는 비평가들이 아리송한 헌사를 바쳐 추켜세우는 시인과 작품들이 여기서는 별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점, 또 하나는 비평가들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저변을 확보하며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시인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기 독자들(시인과 시인 지망생)의 3백회 이상 선택을 받은 작품들 속에 평자들의 수사적인 혀끝이 아니라 순수 공감의 보편성을 내포한, 지난해를 빛낸 정말 우수한 작품이 들어 있다는 것을 굳게 믿는 바입니다. 아래의 목록은 작년 정초부터 연말까지의 순차적인 기록입니다. 목록 우측의 숫자는 조회수를 나타냅니다.
재구성되는 저녁 / 이정란 461
빛나는 토르소 / 유계영 428
등대 / 이홍섭 326
검은 사이프러스 숲 / 주영중 709
눈사람베이커리와 아프리카편의점 / 유병록 352
수국꽃 / 손순미 356
너… 가는 거니 / 이화영 303
고양이바람 / 조연향 457
모조 숲 / 이민하 575
무쇠솥 / 장석남 317
붉은 달 / 유병록 341
앉은뱅이저울 / 함민복 387
울음의 온도 / 박미라 301
집요한 간판 / 백상웅 385
난해시 사랑 / 복효근 310
나선의 감각-빛이 이동한다/ 이제니 345
굴신 / 한우진 337
어딘가, 어딘가에는 / 김행숙 320
비어들 / 김경주 340
우산을 들고도 / 김민서 346
달을 기다리는 의자 / 정수경 314
시간의 배후 / 김연아 340
사시(斜視) / 김경주 313
미래가 쏟아진다면 / 김소연 341
수박 / 허수경 305
58세 내 고독의 構圖 / 최승자 300
물 위에 씌어진 / 최승자 309
가을밤 / 조용미 302
불면의 스케치 / 김중일 319
트럭 / 하린 310
이해해요 / 김중일 320
일기 / 안도현 344
언제 또 여러 번 / 문태준 303
붉은 꽃말 / 정수경 321
보라의 바깥 / 이혜미 385
死者의 書 / 유병록 318
발령났다 / 김연성 319
조율 / 서화 303
인상파 / 기혁 359
두부 / 유병록 316
우리가 헤어질 때 / 신용목 338
— 2012년 1월 13일 〈푸른 시의 방〉카페지기 강인한 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