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만나고 있다가
동생한테 카톡이 왔는데,
집에서 키우던 멍멍이가 죽었다고
빨리 와보라더라.
집에 갔더니 예상했던대로
어머니 아버지는 거의 실신상태로 울고계셨고
여동생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음.
물론 나도 굉장히 당황스럽고 슬프고 이 상황이 싫었지만
난 반려동물을 키울때 이런 경우를 반드시 각오하고 키워야된다는 주의라
슬퍼하는 가족들을 위해 위로를 해주는 일밖에 없었음.
그런데 아버지의 행동때문에 걱정이 많다.
아버지는 외출할때마다 무조건 얘랑 동행했고,
심지어 며칠전에는 연애하는 기분이라는 소리까지 하심.
아버지가 좀 스트레스 받은 일이 있어도
애 때문에 요 몇 년동안 정말 집안에 불화가 없었을 정도.
술드시면 애 부둥켜 안고 낄낄대는 아버지를 보면서
이렇게 행복해 하시기도 하는구나... 싶더라.
오늘 애 죽고나서
아버지는 정말 오열을 하셨다고 함.
어머니는 나름 강하신 분이라 아버지처럼 감정적으로 우시진 않았지만
연락 듣고 들어와보니 아버지는 이미 탈진상태셨다.
여동생도 퇴근하고 온 길이라 어디다 묻었는지
자리라도 알자고 아버지께 같이 가보자 하길래 따라서 가봤음.
우리 아파트 단지가 산 중턱을 깎아 만든 단지라서 정말 정문 나가면 30초만에 산임.
아버지랑 매일 단한번도 빠짐없이 다녔던 산책길에
매일 똥오줌 눴던 그 장소 풀숲에 묻어놨더라.
아버지는 또 거기 앞에서 울면서
집에 들어오면 유일하게 반겨줬던 애라고 하시길래 또 아들로써 죄송하기도 하더라.
아주 오래전에 집에서 고양이를 키울때와는 또 다르다.
고양이는 이렇게 심하지 않으셨던거 같은데...
애교도 많고 직접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강아지랑 다르긴 한가봐.
동물게에 동물 키우는 훌리들한테
며칠전에 반려동물을 키우면 좋은점이라고 블라블라 해서 글 올렸었는데,
상처가 너무나 크다.
죽은 강아지랑 똑같은 강아지를 데려다 키우면 짧은 시간에
잊는다던데, 오늘 우리 부모님을 보니 그러기도 쉽지 않음.
또 이런일이 발생하면 나도 감당하기 힘들 듯.
밤이 깊었다. 우리 앵두 잘 지내라고 기도 좀 ㅜㅜ
첫댓글 난그래서 지금 키우는 개가 마지막일꺼다..다시 또 정주고 떠나보는거 못하겠다
ㅠㅠ
근데 왜 죽음? 그냥 노령땜에?
그냥 평소와 다름없이 누워있는데 숨을 안쉬더래. 자연사 한 거 가틈.
아버지께서 오늘 조심히 이야기 하시는데, 마트에 강아지 간식 사러 나가는길에 목줄 풀어두고 뒷따라가는데 차가 와서 뭉개버렸다네;;;; 어머니 그거 보자마자 실신하시고 아버지 피 철철 흐르는 애 부둥켜 안고 산에다 묻어주고 오셨음;; 동생이 데려온 강아지라 알면 충격먹을까봐 오늘 어렵게 나한테만 이야기해주시더라;;; 나도 그냥 조용히 죽었다고 알고있었다;; 그 소리 들으니까 좀 충격이긴 한데, 어머니께서 그날 그렇게 차타고 다녀오자고 아버지한테 말을했는데 아버지께서 산책겸 걸어갔다 오자고 한게 한이 된단다;; 아버지 매일 아침마다 우신다;;;;;
그 애가 원래 원 주인이 새끼만 잔뜩 낳아서 팔고 새끼만 잔뜩 낳아서 팔고 그러다 애가 건강 나빠지니까 길가에 버린거 동물병원에서 보호하던 애였음. 동생이 너무 안쓰러워서 데려온거고 꽤 오래 키웠는데 아버지는 상처도 많은 개 오래 키우고 싶었는데, 당신 실수로 그렇게 된거 같아서 정말 매일매일 우시고 묻어준 자리 아침마다 갔다 오심... 근데 아버지께서는 사업을 하신다. (뭐 난 믿지 않지만) 걔가 집에 들어오고 정말 사업이 갑작스럽게 잘되더라 이야기하시는데, 아버지 사업쪽으로 갑자기 좋은일들이 많아지긴 했어. 얘가 우리집에 복 가져다준 강아지라고 생각하니 고마워하면서 키웠대.. 근데 정말이지 한순간에 떠나더라;
아버지는 니 엄마만 그 장면을 안봤으면 했는데, 그걸 남자인 아버지 말고 어머니까지 봐서 트라우마로 남을까봐 걱정이시더라. 그러는 아버지가 제일 심각함ㅋㅋ;; 어머니는 강하신 분이라 많이 괜찮아지셨는데 아버지는 요즘 두통때문에 약드신다;;
@ChemicaI brothers 삼가고견의 명복을 빈다....ㅠㅠ
힘내라는 말밖에 해줄말이 없네...ㅠ
근데진짜 다시 누구데려오면 어느정도잊혀짐...시간조금지나고 입양하길추천
지금 알아보고 있다;; 최대한 닮은 아이로;;;
그냥 입양하는게 답이다 내 여친도 10년키우던강아지 죽었을때 많이 슬퍼했었는데 새로운 강아지 오니까 그래도 좀 나아지더라
앵두야 편히 쉬어
좋은대로 갔을거다. 고맙다 ㅠㅠ
남일 같지 않다.... 미리 준비한다고 슬픔이 줄어들까...
앵두야 좋은 곳에서 편히 쉬렴 ㅜㅠ
ㅜㅜ 힘내라. 급작스레죽었다니 힘들것다 앵두편히쉬어ㅜㅜ
나도 키우던 동물 죽었을때
묻은곳에 가서 빌었다
우리 나중에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게 되더라도 다시 만나자고..
다른걸로 다시 태어나서 한번 스쳐가보기라도 해보자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 이해한다....
이런거 무서워서 못키우겠다는 사람도 많더라 ㅠㅠ
앵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