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조약) 체결 후 국내외 언론은 북한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나타나면 즉각 러시아와 북한간의 군사협력 조짐으로 해석하고, 당국자들에게 질문을 퍼붓는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패트릭 라이더 대변인은 25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를 향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라는 질문에 "만약 내가 북한군 인사담당자라면 우크라이나와의 불법 전쟁에 (러시아군의) 총알받이(cannon fodder)가 될 병력을 보내는 선택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지금까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사상자를 냈는지 목격했다”며 “해당 사안(북한의 파병/편집자)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캡처
이같은 질문은 북한의 군부 최고위급 인사인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전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박 부위원장은 담화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계속 지원할 경우, “러시아의 보다 강력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며 “우리는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전략적 안정, 영토 완정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투쟁을 벌리고 있는 러시아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향후 러시아에 대한 병력 지원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파병 발언이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수물자의 수리및 보수를 위해 관련 병력 파견을 검토중이라는 미 CNN 보도와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외신 보도로만 보면, 우크라이나의 지원 세력은 어느 때고 현지로 파병할 수 있는데, 러시아 지원 세력은 언제까지 바깥에서 지켜보기만 하고, 현지에 발도 못붙이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러시아군의 전력 확장을 막아야 하는 미 국방부 입장에서는 당연히(?) 러시아 지원 군병력의 현지 파견 여부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라이더 대변인의 이날 답변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파병 가능성 전망에서 한발짝 더 나간, '북한 공병부대가 내달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 파견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주장이 26일 우크라이나 언론에 게재돼 주목된다.
북한 공병부대가 내달 우크라이나 도네츠크로 파병될 것이라고 주장한 엑스(X) 포스팅/캡처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병부대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보내 푸틴 대통령을 도울 예정이라는 독일 칼럼니스트 유르겐 나오디트의 엑스(X, 옛 트위트) 포스팅을 소개했다.
나오디트는 "북한 중앙군사위원회가 러시아군과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발표했다(박정천 부위원장 담화로 추정/편집자)"며 "이르면 다음 달 북·러 군사동맹(북러 포괄적전략동반자 협정)의 일환으로 북한군 공병부대가 도네츠크에 파병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공병부대 파견)은 서방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는 첫번째 수순이 될 것"이라며 "서방 측은 아마도 그냥 항의만 할 것인데, 한달 뒤에 북한군이 직접 참전한다면, 그때 서방 측은?"이라고 의문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