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남성에서 5일(1)
(2024년 1월 3일∼7일)
瓦也 정유순
1. 중국 하남성으로 가는 길(2024년 1월 3일)
중국 하남성(河南省)! 중국발음으로 허난성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중국남방항공 소속 비행기를 타고 두 시간 반 만에 하남성의 성도인 정주우[정주(鄭州)]공항에 도착한다. 정주는 황허강[황하(黃河)] 남안 가까이에 위치한다. 3,5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주(周)나라 때부터 발달한 옛 도시로 정저우는 1949년 시(市)로 승격되었고, 1954년에 카이펑[개봉(開封)]에 있던 성도가 이곳으로 옮겨와 성도가 되면서 상공업이 급속하게 발달하여 허난성의 행정·경제·문화·교통의 중심지가 되었다.
<중국허난성(하남성) 지도>
허난성[하남성(河南省)]은 황하(黃河)의 남쪽에 위치하여 부르는 이름으로 세계4대문명의 하나인 황하문명이 탄생한 지역이다. 약칭은 위[예(豫)]로 고대 중국의 우(禹)임금이 천하를 9주로 나누었을 때 정한 위저우[예주(豫州)]에서 유래한다. 훗날 한나라가 설치한 행정구역 역시 이 이름을 이어받았다. 중국 8대 고도(古都) 중 9개 왕조의 수도 뤄양[낙양(洛陽)], 북송의 수도 카이펑[개봉(開封)], 5개 왕조의 수도 정저우[정주(鄭州)], 7개 왕조의 수도 안양(安陽) 등 4개 도시가 있어서 중국사의 중심지역으로 자부하는 곳이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공항>
면적은 165,700km²로 남한의 약 1.6배 정도이며, 인구수는 2022년 말 기준으로 약 9,873만 명으로 중국 성들 가운데 3위의 인구를 자랑한다. 사실 인구 1위였던 쓰촨성[사천성(四川省]에서 충칭[중경(重慶)]시가 떨어져 나간 후 3000만 명 정도가 인구에서 빠져나가면서 1997년부터는 허난성이 중국에서 인구 1위였는데 경제발전의 영향으로 인구가 급속히 늘어난 산둥성과 광둥성에게 추월당해 현재는 3위이다.
<정저우(정주)시 - 네이버캡쳐>
이번 여정은 첫날은 정저우에서 1박한 후 하남성박물관, 상성유적지, 숭산(嵩山), 중악묘와 소림사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셋째 날은 용문석굴, 향산사, 관림(關林)과 천자가육박물관을 둘러보고, 넷째 날은 은허유원지. 문자박물관, 유리성을 둘러보며, 마지막 날은 정주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일정이다. 실제로 둘러볼 수 있는 기간은 출발일과 돌아오는 날을 제외하면 3일로 넓은 중국 땅에서 자세하게 보기에는 실로 짧은 기간이다. 비록 주마간산(走馬看山)격이지만 보고 느낀 대로 후기를 작성해 본다.
<정저우시 상나라 토성 입구>
2-1. 하남성박물관(2024년 1월 4일)
조반을 마친 후 첫 경유지는 정주 시내에 있는 ‘상도국가고고유적공원’이다. 상도국가고고유적공원(商都國家考古遺址公園)에서 <상도(商都)>는 정주가 옛 상나라의 수도였다는 의미 같다. 상(商)나라(BC1600∼BC1046)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왕조이며 여러 차례 수도를 옮겼는데, ‘반경(盤庚)왕’이 마지막으로 옮긴 수도가 은(殷)이기 때문에 은나라로도 부른다.
<상도유지공원>
상나라 시조에 관한 의견은 분분한데, 기록에 의하면 전설상 인물인 황제(黃帝)의 후손 탕왕이 세웠다고 전한다. 탕왕(湯王)은 하나라의 마지막 왕이자 폭군인 걸왕(桀王)을 무찌르고 상나라를 개국하였다. 마지막 왕은 무희 달기(妲己)와 함께 백성을 잔혹하게 다룬 30대 주왕(紂王)이며, 주(周)나라 시조인 서주 무왕(西周 武王)에 의해 멸망하였다. 19세기 말까지 전설상 왕조로만 다루었으나 20세기 초 은허(殷墟)가 발굴되고 출토된 청동기나, 갑골문자(甲骨文字)를 독해함으로써 신화사회에서 역사시대로 옮겨진다.
<상나라 토성(서쪽)>
성터의 전체 면적은 25㎢로 확인되었는데 특히 토담은 판축(版築) 공법으로 한 층씩 쌓았으며, 전체 길이가 7㎞, 가장 높은 곳이 9m, 가장 낮은 곳이 1m로 되어 있다. 이 성터 유적은 하남성 안양(安陽) 은허(殷墟)의 상나라 전기 유적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것으로 나왔다. 또 정주시 남관(南關)일대에서 상나라의 외성 터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이 성터는 도읍지였음을 보다 더 확실하게 한다.
<상나라 토성(동쪽)>
토성(土城)은 상나라 탕왕이 지었으며, 상도국가고고유적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 토성은 초기 문명 역사상 몇 안 되는 대규모 도시 유적지 중 하나로 ‘최초의 국가 주요문화 유물 보호단위인 왕조 유적’으로 정주시의 구시가지 내의 유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곳의 상나라 문화유산 분포는 동쪽으로 봉황대, 서쪽으로 시사커우[서사구(西沙口)], 북쪽으로 화원로, 남쪽으로 얼리강[이리하(二里河)] 까지 분포되어 있다.
<토성 안에서 정저우시민들의 아침체조>
이 토성에서 약 30여분을 버스로 이동하여 하남박물관으로 이동한다. 정주 하남박물관은 중국 하남성의 성도인 정주시에 있는 역사박물관으로서, 정저우시의 진수이루[금수로(金水路)]와 런민루[인민로(人民路)]가 만나는 곳에 있다. 1927년 개봉(開封)에 하남박물관(河南博物館)이라는 명칭으로 개관한 뒤 1928년 민족박물관(民族博物館)으로 개칭하였다.
<중국 허난(하남)박물관>
1930년부터 다시 원래의 하남박물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1940년 하남성립박물관[河南省立博物館]으로 개칭하였다. 1961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뒤 1991년 신관 건설에 착공하여 1996년 준공하였다. 1997년 중원석각예술관(中原石刻藝術館)과 합병한 뒤 1998년 5월 1일 지금의 하남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 베이징의 고궁박물원, 상하이박물관, 산시성박물관과 더불어 중국 4대 박물관 중의 하나로 불릴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 허난(하남)박물관 1층 입구>
이 박물관은 중국에서 소장된 문물이 제일 풍부한 박물관으로 부지면적 10만㎡, 건축면적 7만 8000㎡, 전시관 면적 1만㎡이다. 중앙에 주전시관이 있고 동서 양쪽에 배청(配廳)과 수장고가 있다. 전시관은 7개의 기본전시관을 비롯하여 테마전시관과 임시전람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테마관은 중국문명사를 이해하는 압축판 같다. 현재 13만 여개의 소장품 중 국보급 문물이 4만여 점이고, 1급, 2급 문물이 5,000여개를 차지하고 있다.
<1층 바닥에 태극문양이 그려진 그림>
건물 외관은 중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하남성 등봉(登封)의 관성대(觀星臺)를 모방하였는데, 언뜻 이집트 피라미드와 닮은 모습이 보인다. 하남박물관은 입장료는 무료이며, 구석기 시대의 유물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상나라 때의 갑골문, 청동기 유물들이 많이 있다. 기원전에서 부터 상(商)나라, 주(周)나라 때의 청동기, 역대 도자기, 옥기 등의 주요 전시물을 전시해 놓았다.
<상(商) 주(周) 시대 유물>
<한(漢)나라때 낙타>
전시관을 서둘러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 뒤돌아 박물관 건물을 살펴보니, 지붕 맨 꼭대기에 삼족오 문양이 보인다. 삼족오(三足烏)는 태양에 살면서 천상의 신들과 인간세계를 연결해주는 신성한 상상의 길조(吉鳥)인 동시에 세 발 달린 검은 새로 천손(天孫)의식이 깊은 한(韓)민족 고유의 상징이며, 우리문화의 구심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삼신일체사상(三神一體思想), 즉 천(天)·지(地)·인(人)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삼족오는 고구려의 상징이었는데, 고구려 전성기에 고구려 땅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도 든다.
<박물관 옥탑의 삼족오>
<중국 허난(하남)박물관>
그리고 고구려 그 이전부터 칠월칠석(七月七夕)은 우리 고유의 민속명절이었다.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매년 음력 7월 7일이 되면 삼족오 떼가 하늘로 올라가 은하수에 오작교를 놓아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할 수 있게 했다는 설화다. 뿐만 아니라 신라의 연오랑과 세오녀 전설에서도 삼족오가 등장하는데, 연오랑(燕烏郞)과 세오녀(細烏女)의 이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둘 다 이름에 까마귀 오(烏)자가 있다. 이것은 당시 사람들이 까마귀를 빛의 상징으로 보았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다.
<안악3호분의 견우 직녀도>
고려 시대에는 의천의 가사에서 보이며, 조선 시대에는 일부 묘석에 삼족오가 새겨져 있다. 구전으로는 <금오산전설>을 들 수 있다. 금오산(金烏山)은 경상북도 구미시에 있는 산인데, 금오산을 소개하는 글에 “금오산은 원래 대본산(大本山)이었다. 당나라 국사가 빛을 내며 나는 새를 따라왔더니 이 금오산에 와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 이후로 까마귀가 빛을 내어 날아왔다고 하여 금오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금오산전설>에는 태양조(太陽鳥)인 까마귀가 지명전설의 핵심 요소로 등장하는 대목이다.
<경북 구미시 금오산>
https://blog.naver.com/waya555/223332936053
첫댓글 등제감사합니다.
[금오산]하니한때사업차 구미가는중에 길가에서 바라본기억난다.
금오산하면 남녀사랑이야기가생각난다.
예나지금이나 [사랑]만큼숭고한언어가또있던가!
...15박장춘...
정초에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갑진년 한해도 선배님의 값진 한해가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