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지역경제의 현장, 여주5일장을 가다.
살아있는 지역경제의 현장, 여주5일장을 가다.
옛날의 재래시장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확실히 구분된 지금과 달리 누구나 소비자인 동시에 판매자가 되었었다. 작은 농사로 얻은 고추와 호박등을 내다팔고는 그 돈으로 내게 필요한것을 다시 사곤 했으니까 말이다. 그곳에서 아이들의 가장 큰 즐거움은 장에 가시는 엄마와 아빠뒤를 졸졸 따라가서 얻어먹던 장터의 음식들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던. 그렇게 모두에게 즐거웠던 장날이었었는데 어느새부터인가 마트와 대형슈퍼에 밀려나며 기억저편으로 밀려났었다 그러데 또 어느새 그 재래시장들이 우리곁으로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다. 거기에 그대로 있었음을 알리더니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여러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들고 덤이 있고, 인정이 있고, 에뉴리가 있는 곳, 경기도 여주에는 그렇게 500년의 역사동안 굳굳이 이어온 알짜배기 5일장이 있다. 인근 주민들은 물론이요 강원도와 충청도등 멀리에서부터 장터를 돌며 장사를 하는 장돌뱅이들이 찾아오는 수도권에서 성남의 모란시장 다음으로 두번째로 큰 장이다.
5일와 10일로 끝나는 날이면 여주군청 별관에서 중앙통거리에는 600여개의 현대식 상가가 들어선 중앙통사이로 2km남짓 길게 난전이 펼쳐진다, 여주 중앙로 문화의 거리이다.
처음 찾은 이방인은 문화의 거리라는 말에 장터가 아닌가 살짝 의심을 했었으나 알고보니 실제로 다양한 문화가 펼쳐지는 장소였으며 5일장도 엄연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음으로 해석해볼 수 도 있었다.
여주 5일장을 보기위해 처음으로 찾은 문화의 거리는 원래가 이런 모습이라는 듯 현대식 상가보다는 길거리에 좌판을 펼친 난전들만 눈에 들어온다. 헌데 장날이 아닌 평일에는 이런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대신 차가 왕래하는 일반 도로라고 하니 상상이 잘 안된다.
여주장터의 특징 하나 - 여주의 특산물을 만난다
여주5일장에 왔으니 가장 많은것은 여주 특산물일터, 입구에서부터 여주 고구마와 땅콩, 쌀을 만나게 된다. 요주는 태풍이 비켜가는 지역이요 일교차가 심하고 토질이 좋아 쌀은 물론이요 고구마와 땅콩등 농작물이 잘 되는 곳이라 한다. 여주 5일장이 500년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그렇게 풍성한 농작물도 한 몫 했겠다.
여주장터의 특징 둘 - 집에서 손수 담근 장과 밑반찬들을 만난다
이렇게 집에서 손수 농사를 지으시고 집에서 담근 장아찌와 밑반찬들을 손수 팔고계시는 할머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도 있었다. 조금 더주세요 하면 두말할것도 없이 한웅큼 집어서는 더 담아주신다.
집에서 담근 된장을 항아리째 들고와서는 판매중이었는데 장터가 끝날려면 한참이나 남은 시간이었건만 벌써 독이 비어가고 있었다.
여주장터의 특징 셋, 변해가는 계절이 그대로 전해진다.
여주장터는 벌써 김장철이 성큼 다가온 모습이다. 노랗게 속이 꽉 찬 배추와, 어른 다리통만한 무우, 갓과 파, 마늘, 새우젓, 생각에 이르기까지 김장에 필요한 재료들이 한 가득이다. 거기다 가을 수확걷이를 끝낸 땅콩과 고구마등 반시간만 구경해도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껴져온다.
여주장터의 특징 넷 - 전국의 특산물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주장터에서는 여주의 특산품 뿐만이 아니라 5일장만들 찾아 도는 장돌뱅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장터중 하나란다. 사람이 많이 찾아오기에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인데 덕분에 소비자들 또한 다양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으니 1석 2조이다. 제천에서 올라온 개똥숙, 오미자, 강원도 태기산의 백도라지, 서산의 생강과 무안의 양파, 보은 대추, 횡성의 달래와 조 막걸리가지 보이니 가이 전국구라 할만하다.
그건 먹거리 또한 마찬가지로 저 멀리 내려가야 만날거라 생각했던 홍어회도 보인다.
여주장터의 특징 다섯 - 다양한 먹거리로 장날의 흥이 묻어난다
뭐니뭐니해도 5일장하면 다양한 먹거리를 기대하게 되는데 역시나 인절미롤 비롯하여 부침개와 튀김, 여주5일장의 명물이라는 만두와 닭발 메추리고기에 이름도 생소한 도래장, 호떡 등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수가 있었다.
호떡 한장이면 행복해졌던 옛날 추억이 생각나는 한편으로는 잔술에 장터의 기분을 만끽하는 어르신들이 자리하고 계신다. 처음보는 사람에게 막걸리 한잔하고 가라고 내미시는 그 모습에 절절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또한 요즘 아이들에겐 박물관에서만 보았던 말과 되등 옛날 재량기구들을 생활속에서 만날수도 있었으며, 문화의 거리답게 시장을 누비다보면 아름다운 조경까지 즐기게 된다.
여주장터의 특징 여섯 - 옛 추억을 더듬어보게된다.
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대표 근대 5일장중 하나인 여주장날은 판매하는 것도 사람들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덤이 많은 인심도 그러하고 친근하게 대해주시는 미소와, 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물건들과 풍경까지 만날수 있었다. 그 자리에 직접 맷돌로 갈아서 판매하던 엿기름이라든가, 집 앞에서 막 따온듯한 치자 ( 뭔지 모르고 어떻게 먹는거냐 물었더니 물을 들이는것이라 한다 ). 앉은 자리에서 얼마나 잘 닦이나 시범을 보이던 수세미등 참으로 정겨운 풍경이다.
그리고 마지막 풍경으로는 장터에서 꼭 만나야하는 것들이었다.
우리 어머님들을 대표하는 몸빼바지와, 겨울 보온제품의 필수라 할 수 있는 덧버선과 덧버신, 손수 뜨개질을 했다는 모자와 스카프등 현대와 옛날이 어우러져있는 정감있는 물건들이 한 가득이다.
그리고 이어 절때 빠질 수 없는 만물상까지 ~
대형마트나 슈퍼에서는 느낄수 없는 푸짐한 인정과 각 지역의 특성과 문화를 접목해 새로운 문화 명소로 변모한 여주5일장은 현대식 상가들이 서로 양보하고 어울리며 장을 꾸려가는 공존의 미학이기도 하기에 더욱 특별해 보인다.소소한 용돈벌이를 위해 난전을 펼친 어르신들부터 장터만을 돌아다닌 장돌뱅이 상인들과 5일장만을 기다리는 소비자까지 북적북적거림속에 모든 사람들이 흥겨워지던 곳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가족이 함께 교육적인 목적으로도 손색없는 삶의 현장이었다.
한국농어촌공사 4기 블로그 기자 이민숙 |
출처: 촌아띠 원문보기 글쓴이: 촌아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