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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철도박물관 학예팀장이 전시된 증기기관차를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우리나라 철도는 1899년 9월 18일 경인선이 첫 기적을 울린 후 지난 118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이런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철도박물관이다.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철도박물관은 서울 용산 철도고등학교에 있던 철도기념관이 1988년 경기도 의왕으로 이전, 개관한 것이다.
6·25전쟁 당시 철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물. |
20여 대 실물 기차와 관련 유물 등 1만여 점 자료 ‘풍성’
철도박물관은 1935년
10월 1일 서울 용산 철도종사원양성소 안에 개관했었다. 이후 1981년 10월 15일 철도고등학교 실습장 내의 철도기념관으로 이어졌고,
1988년 1월 26일 현재의 위치인 경기도 의왕시 2만8000여㎡ 부지에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문박물관으로
꾸며졌다.
철도박물관은 과거에 운행했던 증기기관차·대통령 전용열차 등 20여 대의 실물 기차가 전시된 야외전시장과 철도의
역사·문화, 철도 관련 유물 등 1만여 점의 자료를 모아 놓은 실내전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야외전시장을 대표하는 전시물은 역대
대통령들이 쓰던 열차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 전용 객차는 등록문화재 제419호다. 열차 내부에는 봉황
문장이 선명한 대통령 전용 의자와 책상, 침실, 식당 등 각종 시설과 설비가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비록 낡았지만 전직 대통령 관련 유물로
역사적·사료적 가치가 크다는 게 박효진 철도박물관 학예팀장의 설명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사용하던 대통령 특별동차 ‘메기’. |
32년간 사용했던 대통령 특별동차 ‘메기’
눈길
박 전 대통령이 도입해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사용했던 대통령 특별동차 ‘메기’는 웅장한 규모가 관람객들을
압도한다. 1969년부터 2001년까지 32년간 운행됐고 전면부가 메기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메기’라는 별칭이 붙었다.
1942년
일본에서 제작된 것을 들여와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공장에서 조립한 파시형 증기기관차 23호(등록문화재 제417호), 1951년 6·25전쟁 당시
미군이 도입한 디젤전기기관차, 부산~신의주를 비롯해 전국 주요 철로를 운행했던 대표 열차 미카3 화물용 증기기관차, 수인선 등 협궤에서 운행했던
협궤증기기관차 13호(등록문화재 제418호)도 볼 수 있다.
실내전시장 1층에 들어서면 1897년 3월 22일 경인선 우각동역터에서
열린 경인선 기공식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당시 상황이 명성황후 시해 직후여서 상복을 입은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철도가 품고
있는 아픈 역사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 사진 한 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철도 모형 디오라마. |
KTX 열차 직접 운전하는 듯한 열차운전 체험실 인기
철도역사실에 들어서면 경인선 철도에서
운행하던 우리나라 최초의 열차 모갈탱크형 증기기관차 모형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어 철도 개통 연대기, 경인선 철도 설계도면 등 우리나라 철도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이어진다. 그중에는 6·25전쟁 당시 연락이 끊긴 미 육군24사단장 윌리엄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미 특공대원
33명을 태우고 적진을 뚫고 들어갔던 미카3 129 증기기관차 모형과 김재현 기관사의 유물도 있다.
전시는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열차운전 체험실과 철도 모형 디오라마실로 이어진다. 열차를 축소·제작해 운행하는 철도 모형 디오라마실에서는
증기기관차·디젤기관차·전동차 등 13개 열차 126량이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보며 비둘기호에서부터 통일호·무궁화호·새마을호·KTX 등 우리나라
열차의 변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열차운전 체험실에서는 기관사가 돼 비록 시뮬레이터이긴 하지만 KTX 열차를 직접 운전해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