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영화 보았어요. 판타지 세계가 등장해서 그런가 봅니다.ㅋ
1944년, 작은 산골마을 나바라.
스페인 내전이 종식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파시스트 정부군과 반란군의 대립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주인공 오필리아는 엄마와 함께 새 아버지가 주둔한 산속 부대의 저택으로 이사를 갑니다.
마치 과거 우리나라 빨치산 토벌을 연상하게 하는 듯한 장면이 나오네요.
산의 위와 아래에서 어제는 한 마을 사람들이었던 이웃끼리 총을 겨누며 대치해 있고,
새 아버지는 전쟁 승리와 곧 태어날 자식(아들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완전 인간미 제로인 냉혈한이죠.
엄마마저 출산을 앞두고 건강이 좋지 않아 오필리아를 보살필 여력이 없고요.
책을 좋아하는 오필리아의 유일한 탈출구는 환상이 만들어낸 요정 이야기.
마침내 요정을 만나 그 요정을 따라 신비로운 미로의 중심으로 들어간 오필리아는 기괴한 모습의 판을 만납니다.
판은 오필리아에게 지하왕국의 공주였던 전생을 이야기하며, 마법열쇠 세 개를 찾아내야 한다고 하죠.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판타지 영화는 내내 어둡고 음습합니다. 잔혹동화라고 하는 게 맞겠죠.
환상이라는 것이 고단한 현실을 잊게 하는 밝고 안락한 것이 아니라는 듯, 오필리아를 벌레가 가득하고, 끈적한 두꺼비가 있는 동굴이나 아이를 잡아먹는 창백한 괴물이 사는 집으로 몰아갑니다.
영화는 오필리아로 하여금 괴물 두꺼비 괴물와의 대결을 통해 '용기',
눈이 손에 달린 괴물의 음식을 먹지말아야 하는 규칙을 통해 '인내',
마지막으로 '희생'의 난관을 통과하게 합니다.
'판의 미로'에는 스페인 내전이 남긴 암울한 현실과 인간 세상에 온 지하왕국 공주의 미션이라는 판타지가 공존하지요.
중간대륙, 로한왕국, 마법 학교…. 판타지를 영화로 옮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와는 달리 '판의 미로'에서는 현실과 판타지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신선하네요.
첫댓글 제 인생 영화 중 하나랍니다. 좋아하는 감독이라 이 감독 영화를 많이 봤어요.
아, 그렇군요. 이 감독 영화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전 이게 다른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더라고요.
현실도 잔인하고 판타지 세계도 공포스럽고.
꽤 흥미로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