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사호 여가문화 4, 대구 나들이
비가 많이 내린다.
아저씨께서 홍채영 선생님께 자동우산을 빌렸다.
흔쾌히 빌려 주겠다는 말에 고개를 숙여 인사하셨다.
처음엔 버튼 누르는 것을 힘들어하시더니,
차에 오르고 내리고, 버스에서 오르내리고
우산을 접었다 폈다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번 반복되니 어느 순간 버튼을 꼭 누르고는 좌우로 흔들어 한 번에 편다.
아저씨와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린 날 외출은 처음이다.
대구시외버스터미널, 동성로, 유가네닭갈비, 지하철, 나비피부과,
핫트랙스, 커피숍, 홈플러스, 지하상가...
참 많이 걸었다.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홈플러스는 제 볼일 보러 함께 가자 말씀드렸다.
이번 내부연수에 제가 개인적으로 수제소세지를 준비하기로 했는데,
구입하러 가고 싶다 했다.
함께 동행해주셨다.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씀해달라했는데 별말씀 없이 구경만 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볼일을 보느라 아저씨께 하나하나 말씀드리지 못했나싶다.
그래서 사고 싶다 말씀하신 것이 없나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옛날과자를 판매하는 곳, 두 봉지를 사면 한 봉지는 공짜다.
많은 종류 중에서 세 봉지를 고르셨다.
거창까지 오는 버스 안, 그 봉지를 품에 안고 주무셨다.
비가 많이 내려도, 우산을 한 손에 쓰고 있어도, 옷이 젖어도
오늘 아저씨의 발걸음은 가벼워보였다.
2012. 4. 25 일지
첫댓글 국장님 댓글 : 감사.
비 오는 날의 수채화, 한 폭 입니다.
소장님 댓글 : 멋진 외출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