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 후손 고려인동포들의 국내 귀환이 늘어나고 있으나 국가의 무관심으로 강제추방의 위기에 몰린 고려인동포 4-5세
자녀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널리 알려지자 광주에 거주하는 한 지식인이 문제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상소문을 올려 읽는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최근 광주고려인마을에 거주하는 김알렉산드라씨가 문제인 대통령에게 올리는 편지를 읽고 '이래서는 안되겠다' 며 그는 대통령께
드리는 상소문을 통해 고려인동포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다음은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한 지식인이 문재인
대통령께 보낸 상소문 전문.
< 손가락이 불어터진 여름휴가 ~ 고려인을 위하여> . 1. 이 글을
쓴 계기.
김좌진장군의 독립군은 만주 청산리에서 일본군을 1,000여명
사상시켰죠. . 일본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만주 일대에서 살던 조선 출신 남자를 닥치는대로
죽이는데, 이것을 <경신참변>이라고 합니다. . 대한독립군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피신을 합니다. . 그런데, 스탈린은 당시에 공산혁명 초기이니까 일본에게 잘
보이려고 연해주에 있던 조선인들을 살아서는 돌아올 수 없도록 머나먼 땅에 강제로 이주를 시켜버리죠. . 당나라
고종이 고구려를 멸망시킨 뒤에 고구려 지배층 유민들을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땅, 오늘 날의 태국 치앙마이로 내팽개친
것처럼 ! . 오늘 날의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에 내팽개쳐진 조선인들은 일부가 살아
남아서, 소련연방이 해체된 후로 그들 중의 일부가 아버지 할아버지의 나라인 대한민국으로 돌아왔습니다. . 우리는
이들은 <고려인>이라고 부릅니다. . 이들은 인심좋다는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에 끼리끼리 모여 살고
있습니다. 그건 다행입니다만, 한편으론 동네 이름이 참 . . . 가슴 애립니다. 달 뜨는 골짜기,
월곡동! . 문제는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므로 3년마다 러시아에 반드시 다녀와야만 비자가
연장되고, 더욱 시급한 문제는 한국에서 태어난 이들의 미성년자 자녀들이 성년이
되면 한국에서 강제출국(추방)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이 아이들은 어디로 가서 누구와 살아야
합니까? 추방당할 때에 타는 비행기는 공짜인가요? 부모는 그리운 할아버지 나라 한국에서 노무자로 허덕이고
있는데! . 심지어 이들은 취업 혹은 비자연장을 미끼로 사기 당하거나, 온갖 협박을 당해도 형사상
보호를 호소할 수 없다고 합니다. . 아 ! 그들은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우리 한국인 . . . 우리
독립군의 후예들 ! . 이들의 절박한 삶에 대하여 페이스북에 소개한 박용수님의 글을 본 후, 누가복음 14장
3절 " Is it lawful to heal on the Sabbath or not?" 을 묵상기도 하던 도중에 '나는
이분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의료봉사만 할 것인가? . 저는 이들을
위해 대통령님께 상소문을 드리기로 결심하였고 아래와 같이 작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상소문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던 바, 손글씨로 쓰고 수정하기를 3일이 지나자, 오른손 검지
손가락이 불어 터져서 . . . 할 수 없이 손글씨를 포기하고 타이핑하여서 상소문을 완성하여 대통령님께
상소하였습니다. . 이제 7번 주야가 바뀌었으므로 게시하오니, 제현께서는 부족한 제 말주변은 뒤로
하시옵고 고려인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2. 상소문
본문(한글판) . .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께! . 이 상소문은 청와대 홈페이지 신문고에
접수된 김알렉산드라의 호소문(2017.08.04)과 관련한 것입니다. 즉, 일명 <고려인>의 "국적법상
법적 지위" 혹은 "성년이 되는 고려인의 강제 출국"에 관련하여 간언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위 호소문을 페이스 북에서
보았사오나, 저는 저의 개인적 자유의사에 따라 이 상소문을 첨언합니다. .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 . 초야에 살고 있는 下臣 김성봉은 맑은 물을 받아 손과 발을 씼고, 입을 헹군 후, 대통령님께서
계시는 북쪽 하늘을 향하여 아홉 번 절을 한 후에 이 상소문을 올리옵니다. . 대저, 단군왕검께서 국조를
창업하시고 홍익인간의 국시를 펼쳐 오신 이래로 우리 대한국인은 흰옷을 숭상하여 입고 동포를 지극히 사랑하여
왔사옵니다. . 우리 선조들께서는 이 나라의 강토를 지키고 북신(北辰)을 지키기 위하여, 저 하늘의 북두칠성과
같이 서로의 어깨를 마주 이어서 외세와 맞서 싸워왔으며, 심지어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초개와 같은 자들도 분연히
함께 일어나 외세와 싸우다가 강토를 지키는 몇 조각의 돌무더기가 되어 왔습니다. 또한, 바느질 길쌈을
하던 아낙네들도 행주치마를 두르고 이 강토를 지키기 위하여 피와 땀을 흘려왔음은 주지의 사실이옵니다.
. 그런데, 관동군이나 만주군관학교 출신들과 같이 장사봉시(長蛇封豕)한
사람들은 저들끼리 호락(好樂)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한민족의 국존을 지키기 위하여 육신과 친속을 고난하게
했던 의인의 후인들은 어찌하여 대한민국의 국적조차도 없는 동토의 유랑인이 되었는지요? . 군관학교
출신의 정일0 박정0 최규0 등은 훗날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나 대통령의 직위에까지 이르렀으나, 반면에 이
금수강산을 지키기 위하여 그러한 사람들의 사주(邪主)인 일본군과 싸우다가 <경신참변> 등으로 인해 연해주
등으로 몸을 피할 수 밖에 없었던 북로군정서 등 대한독립군 휘하의 후손들은 현재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할아버지의 나라인 대한민국의 국적도 찾지 못하고 초라한 방랑인의 신세가 되어 있사옵니다.
. 조선(대한제국)의 독립군들이 어떤 연유로 만주보다는 연해주와 같은 러시아 영토로 피신하게
되었고, 스탈린이 일본을 의식한 나머지 계륵 같던 대한독립군 및 그 가족들을 어떤 이유로 기차에 태워 이억
만리의 불모지로 내팽개쳤는지, 그리고 그 동토에 내버려진 우리 동포들이 벌써 백여년 가까운 성상
동안에 어떤 서러움의 삶을 살아왔는지는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우리 가슴 속에 살아 있는
역사임을 대통령님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으로 下臣은 생각하옵니다. . 그러하온데, 그들의 후손들이 우리
대한민국의 국적을 회복하기에는 일본군의 총칼을 지나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법적 장벽이 우리 대한민국에 상존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또한 국민적 무관심도 있다고 하옵니다. 저간의 사정은 청와대 홈페이지 신문고에 올려진 호소문을
비견하시옵소서. . 그들이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낯선 땅의 광야에 골육이 부서져 도지(途地)되지
아니하고, 잃어버린 할아버지의 나라에 되돌아 온 것은 이 땅에 살아 있는 우리들이 마땅히 손 잡고 보듬어 안아야
할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이옵니다. .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
. 이른바 <고려인>이라고 호칭되는 우리 독립군의 후손들이 대한민국에서 강제 출국 당하는
것을 방기하지 아니하고 그들을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이 나라의 "國本을 세우는 일 중의
하나" 일 것으로 下臣은 믿어 의심하지 않사옵니다. . 또한 이 사안은 현재와 같은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대 일본 러시아 외교관계를 진전시키는 외교적 방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작은 디딤돌 같은 묘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옵나이다. . 우선 시급하기는, 성년이 막 되려는 3세 4세들이 우리 대한민국에서 강제출국 당하는
것만이라도 재고해 주시옵소서. . 그들은 필리핀 베트남 태국에서 입국한 우리 동족이 아닌 일시
근로자들보다도 오히려 더 열악한 법적 지위에 처해 있음을 통촉해 주시옵소서. . 존경하는 대통령님이시여 !
. 이 일은 다른 시대의 다른 대통령님께서는 하실 수 없는 일인 줄로 下臣은 엎드려 눈물로
호소하옵나이다. .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도록 하늘의 소명을 받자오신 문재인 대통령님께서만, 이
시대에, 역사 앞에서, 오로지 홀로 하실 수 있는 국사(國事)인 것으로 감히
주청드리옵니다. . 국사다망하시오나, 국본을 세우는 것과 다름없는 이 문제를 꼭 깊이 헤아려 주시옵기를 下臣
김성봉은 간곡히 앙망하옵나이다. . . 2017.08.15. 김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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