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고귀한 삶 / 민경화 기자
발행일2023-03-26 [제3336호, 23면]
생태적 삶을 제안하고자 지난 10월에 문을 연 초록맘생활연구소. 인체에 무해한 재료가 들어간 샴푸바를 만들고 소창·무명 수건 쓰기를 제안하는 이곳에서는 생태환경을 위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수익보다 신념을 선택한 이진아 라이프 크리에이터는 “두 아이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내 삶을 바꾸어야 했다”고 말했다. 3월 9일 열린 탈핵 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한 이들의 입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빠인 이들은 “핵폐기물 없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며 거리로 나와 핵반대를 외쳤다. 환경 관련 취재를 하며 만난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아이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자 혹은 그로 인해 피해 입을 지역주민을 위해 그들은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왔고, 함께하길 호소했다. 타인을 위해 기꺼이 행동하고 있는 그들은 지구가 ‘공동의 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을 행동하게 한 이들의 입장은 달랐다. 정치적인 이익,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환경을 위한 선택을 배제한 이들에게 ‘타인’을 생각할 여지는 없었다. 누가 더 고귀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삶의 질이라는 더욱 폭넓은 의미에서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발전 방식을 찾으려는 용기와 책임을 발휘하며 지성을 발휘하는 것이 더 고귀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새로운 소비와 즉각적인 이윤만을 위하여 자연을 훼손하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은 존엄과 창의력이 모자라는 천박한 일입니다.”(192항)
민경화 루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