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 사람 *
2년 묵힌 김치를 담고 홍어를 썰어
모시떡을 빚어
이 사람, 저 사람의 길라잡이가 된
그런 사람이 오신다네
해남에서, 부산에서, 강원도에서, 경기도에서
생업과 선약을 밀치고
어디에 자리를 잡든 기꺼이 오고
어떤 음식이 나오든 맛나게 먹어줄 그런 사람이
버스ㆍ기차ㆍ비행기ㆍ기름값, 도로세, 하루ㆍ이틀품삯을
길에 뿌리고 공중에 날리며 또 생각에서 덜어내고
내가 아니면 누가 하랴
내가 아니면 누가 나가랴가 아닌
나라도... 나라도...
해서 기쁘고 가서 즐거울
그런 사람으로 오셨네
처음이지만 이렇게 뵈니 반갑소
먼 길 오시느라 애쓰셨고 그래서 더욱 반갑소
올 줄 알고 있었지만 와줘서 고맙소
한동안 뜸해서 궁금했는데 뵐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소
건강해 보이니 좋고 감사하요
늦게라도 와주니 고맙고 감사하요
어서 들어갑시다
어서 앉읍시다
내잔도, 내잔도 받으시오
자! 자! 쭉- 드십시다
그런 적 없었던 사람은
벌겋게 달구어진 얼굴로 그 마음, 마음들을 읽고 또 읽으며
멀리서 오신 사람들부터 차근차근 얼굴과 이름을 익히며
핀잔을 늘어놓았을 사람의 발전적인 취지와
그 말을 듣고 송구했을 그 추진력에
답답함을 감사함으로 덮을 때
누가 그 사람의 어깨를 쳤는가?
누가 "그런 사람은 여기에 없다" 했는가?
그래요, 그래요
그런 사람은 이런 자리에 없을 겁니다
이미 그랬던 그 사람은 달라져 있을 겁니다
더 열심히 찾아와 읽어주는 애정과 관심이 있겠죠
더 열심히 모이려고 하고 모임을 위해 빌고 빌겠죠
뚜렷한 목표로 확실한 결실을 맺기를, 맺어주기를 바라고 바라겠죠
같은 마음으로 앉아있는 그런 사람들을 둘러보며
같은 마음으로 기원할 그런 사람들을 떠올리며
따스함이 가슴에 흐를 때
눈을 맞는다
오시는 길 수월치 않았을 텐데 가시는 길, 어쩔꼬-
오신다는 님, 그 어디쯤 오시나-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나 하시나-
눈아, 눈아
한결같이 고맙고 감사드려야 할 그런 사람들 불러
눈 맞게 하여라
눈싸움 하게 하여라
사진 찍게 하여라
늦게 오신 님, 눈사람으로 오시게 하여라
나이를 잊고 남녀를 떠나 선후배를 잠깐 멀리해
그저 그 시절로 돌아가 그 시절을 느낄 수 있는
이 한 밤
저들의 수고에 눈을 던져 여기까지 온 의미를 높게 하여라
저들의 기쁨에 추억이 되어 오래 간직하게 하여라
저들의 고마움에 녹고 녹는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하게 하여라
그리고 자신을 지키는 온건함이 되게 하여라
마을버스비 550원, 지하철비 900원을 드려
저들로 하여금 고마움에 앉았고 감사를 담았음이니
이만 원으로 저들을 대접함이 부끄럽지가 않도다
만 원으로, 삼만 원으로, 그 이상으로
십인, 이십 인을, 사오십 인을 위해 유효하게 쓰임은
내가 융숭한 대접을 한 것이며
흥겨운 연회를 연 것이 아닌가
이럴진대 어찌 그것이 아까우며 부담이 될쏘냐
여보시오, 여보시오
그대가 베푼 연회에 나, 환대에 머물 수 있음이
이리도 좋은데... 정말 정말 고맙고 감사한데...
그대도 그러신가요, 정말 그러신가요
이번에도 그대 덕에 나,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으매
버얼겋게 달은 얼굴이 뭐 그리 대수겠소
답답함을 감추지 않고 속내를 내보이는 것이 어찌 수치라 하겠소
따끈하고 애틋한 이 결속으로 안기고 안김을 누가 속되다 하겠소
그대의 것으로 또 내 것으로
그대를 잇게 하고 나를 잇게 함이니 곧 우리를 잇게 함이 아니겠소
이렇게 이어지고 이어져
날로 두터워짐이 어여뻐
저들은 또다시 장소를 섭외할 것이며
별별 찬(饌)을 준비하며 홍어를 썰 것이고
모시떡을 빚으며 멀리서, 가까이에서 올 사람과
본 얼굴 또 보고 새로운 얼굴 볼 마음으로
회순(會順)을 구상하고 결의안을 검토하여
한 사람, 한 사람 길라잡이가 되어
한걸음에 달려올 것 아니겠오
길에 뿌리고 창공에 날리고 하루ㆍ이틀 품삯을 팽개치고
멀리에서 오고 가까이에서 모인 그런 사람들아
한 덩어리가 되어 어깨동무를 하여라
따로 각자였으나 이 밤만큼은 하나가 되어
수고를 노래로
열정을 춤으로 남인(南人)의 꽃이 되어라
함께하지 못한 몫까지...
그들도 함께 한 것과 같이...
나를 위해 검소한 그대여
그대를 위해 겸손한 그대여
먼저 가신 길 안녕하소서
눈길로 가신 길 평강을 누리소서
건강을 빌며 가신 길 강건하소서
터 더 잘 일구소서
얼굴에 주름하나 더 늘어도 웃어서 생긴 것이라면
가슴에 곪음이 터져생긴 후덕한 후광의 낯빛이니
다음에 뵈도
또 고마움에 앉게 하고 감사를 담게 할 그런 사람, 당신-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 흔들어 주며
유유히 사라지는 그대의 의연한 뒷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은
그런 당신을 닮고 싶음이 있었소
그 모습이 당신의 진실이었기에...
-먼 길 오신 분들께 숙식을 개별적으로 제공해주신 분과
-차량 운행으로 편의를 도모해주신 분께
-부족한 면 있었음에도 흐뭇하게 받아들인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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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러게 말일쎄..이렇게 저렇게 만나보니, 반갑고, 고맙고..ㅎㅎ
선배님들께서 격없이 대해주셔서 늘 좋은 모임이 되고 있습니다. 선배님~ 건강 유의하시고 다음에 또 뵈요 ^^
가시는 길 끝까지 함께하지 못함과 배웅해 드리지 못함에 민망함을 금치 못하고 있답니다. 부디 무사귀가 하셨기를... 그리 믿겠습니다.
겨우 마쳤으니 또 굴 찾아 갑니다. 빨리 뵈옵지요. 다른 님들의 글은 그 때에...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몸 추스리시려면 며칠 더 걸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일어나셨네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길....
가시는 길 뵙지 못해 못내 죄송했는데... 언제 가셨는지... ^^ 만날 때까지 건강하소서. 수고하셨습니다.
첫눈 오는날의 멋진 추억을 남기어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행복한 12월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님도... ^.,^
너무나 감동적이고 한편의 단편소설처럼 느껴지는군요...언제나 건강하셔요...
감사합니다. 잘 가셨죠? 인사가 늦었네요~ 늘 건강하십시오.
부부가 어찌나 고우시던지요. 부러움도 함께 지니셨더군요.
루디님과 함께 사라지다~~ 히힛... 잘 가셨죠?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을 텐데 내려가시는 길, 고생하시지 않으셨는지요~? 뵈오니 좋았습니다.
한편의 소설을 읽었어요. 고향이란 울타리가 이렇게 감성이 넘치는 모임이 될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몰라요. 아름다운 글과 사진으로 삶의 향기를 느끼네요.
선배님도 참....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늘 보람 넘치길 빕니다. 멋진 중년의 모습 잃지 않으시길....
멋집니다...감동적이고 지금도 모임장소에 있는 것같은 착각....얼마남지 않는 올해 잘마무리하시고 행복하세요..
늘 내 일처럼... 늘 형제처럼... 늘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해주시고 맞아주심 감사드립니다. 송산님도 잘 마무리 하시길 빕니다.
모든님들께 감사의 글 너무 멋집니다..나한사람과 여러사람이 만들어낸 연회...비롯 나는 하나이지만 여럿이 모이면 큰 잔치가 되는것을....SODAS의 모든 님들이 님과 같은 마음이리라 믿습니다
님의 수고에 비하면... 모일 때마다 새롭고, 횟수가 거듭될수록 알찬 모습이 되어 참 좋았습니다. 다-- 님의 기원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큰 일 치르시고 몸살 나지 않으셨는지... 가시는 날 눈이 많이 내렸는데 고생 많이 하셨죠? 일찍 안부를 여쭈어야 했는데 이렇게 되었군요. 지금쯤은 여독에서 편안해지셨겠죠? 감기 빨리 떨쳐내시길...
두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나이는 저보다 후배지만 더어른 같고 마음속들이 더꽉찬 형님 같아 마음이 숙년해지더이다 앞으로 좋은 인연 만들어 갑시다
그렇게 뵈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무사히 귀가하셨죠? 문안이 늦었습니다. 늘 행복하시소서. 다음에 또 뵈옵기를 청합니다. 님 덕에 이번 모임 풍성했습니다.
~짝~짝~짝~...위성...
한 자리를 꼭 지키시면서 인자하게 웃어보이시던 얼굴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그 이미지 간직할 것 같습니다. 안아주심 감사합니다. 다음에 뵈올 때까지 건강하셔야 합니다. 그때 또 안아주시길...
이오님~~건강하게 우리랑 시간보내줘서~고마웟수~~이슬이도~~^^ 우짜든지 아프지만 말고 무럭무럭 사시요`
흐흣... 길라잡이 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배움도 많고요. 무리지어 가는 우리의 모습은 다 님의 덕멍이 아닌가 했습니다. 인자 곁에 늘 호인들이 함게 한다는 것을 님을 통해 알아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보기에 좋았더라 그부부모습이~~~~~~~~~~!
어떻게 하면 그리 호통하게 웃음을 지닐 수 있는지... 선배님과 함께 한 시간 후련했습니다. 그 웃음만으로도요. 의지가 굳으면 가는 길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겁니다. 뜻하신 바 굳굳하게 엮으시길... 그러므로 인해 신개념을 나눌 수 있는 소다스가 되길 님의 역량을 기대합니다.
선배님의 그때 그때의 글을 읽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 많이 하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그리고 경상권 응응 빨리 되시길 바람합니다. 언제쯤이면 그 반가운 소식을 접할 수 있을런지요~~~
적은 몇푼으로 우린 대단한 연회를 열었습니다. 수고하신 운영진과 마음을 합한 모두에게 가슴 벅찬 감사를 드립니다.이오님 그대의 건강이 속히 회복 되기를 간절히 간절히 소망합니다.
후훗... 어찌 그 대목을 꼭 찍으셨을까요? 제 뜻이 바로 전달 된 것 같아 좋은데요! 전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더 헌신적인 분들이 많았던 이번 모임이엇드라고요. 그 분들의 마음이 글 속에 잘 풀어졌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었음이 선배님 덕인가 봅니다
뵙고 싶었었는데 뵈오니 정말 반갑고 좋았습니다. 선배님, 하시는 일 늘 보람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빌게요. 또 건강도 빕니다. 뵈올 때까지 평온을 누리소서.
이제서야 할 일을 한 것 같습니다. 모든 님들 잘 계시리라 믿으며 또 물러 갑니다. 참 사진 이삐게 잘 나왔더군요. 짬짬이 봤지요. 운망봉 선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님 덕에 고운 모습들이 더 곱게 선 보이고 있었습니다. 모든 님들 다음에 뵐 때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시며 행운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