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묻지마 패밀리
- 장진 일당이 만든 옵니버스 영화이다.
실험적이고,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묻어있다.
그에게는 장난꾸러기의 내음이 난다.
그가 연출한 연극이 여전한 일당들과 함께 공연했었다고 한다.
보러 가고 싶었는데, 아쉽다.
2.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 흑백의 화면속에 그윽한 담배연기가 매력적으로 피워오르는 영화다.
언제나 독특한 코엔형제의 영화이다.
그 형제의 영화중에서 바톤핑크나 아리조나 유괴사건이 좋았던거 같다.
아니 거의 실망을 주진 않는다.
빌리 밥 손튼은 무표정한 이발사역으로 출연해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간혹 간혹 숨어있는 유머코드는 날 즐겁게 했고,
매 장면마다(끝까지...) 담배를 빼물고, 느릿느릿 나레이션을 뱉어내는 빌리는 영화와 정말 잘 어울렸다.
'화양연화'에서 양조위가 뿜어내는 담배연기도 연상되었다.
바람끼 가득한 빌리의 아내역으로 나온 배우는 '파고'의 임신한 여형사역의 바로 그 배우인거 같다.
3. 색즉시공
- 이 영화를 보고, 품행제로가 더 나은 영화인 거 같다고 했더니...
친구가 거친 태클을 넣는다.
"야. 품행제로가 재밌냐? 색즉시공이 더 재밌냐?"
"색즉시공!"
"근데 왜 품행제로가 더 나은 영화인데...
난 색즉시공을 무지하게 재미있게 봤는데...
요즘 2시동안 즐겁고, 재미있게 영화보고, 즐거우면 그만 아니냐.
섹시 코메디 영화라고 다들 알고 볼텐데..."
"그렇지. 영화는 정말 재미있더라. 배 잡고 웃으며 봤으니...
두사부일체도 그렇구 이 감독은 정말 재미있게 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있는것 같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저질(!)인거 같다.
보고 있는동안도, 보고 나서도, 왠지 찝찝하고, 지저분한 생각이 가시질 않았거든.
난 그렇게 생각해. 구성의 묘미로도 충분히 유머러울수 있고, 재미있을수 있거든.
화장실 유머나 오버된 상황들만 가득한거 보다는...
하지만, 가벼움 속에 하지원의 낙태장면을 통해서, 요즘 많이 헤이해진 성 풍속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장면은 나름대로 맘에 들어.
여하튼 개인적 생각이지만, 그 두영화만을 놓고 보자면,
품행제로가 더 좋은영화라고 생각해."
4. 어둠속의 댄서
- 라스 폰 트리에 감독 각본 영화이다.
몇년전 킹덤 이란 4시간 짜리 호러 스릴러 영화가 밤샘 상영을 한적이 있었다.
같은 감독의 영화인데, 아주 독특한 색채와 영상이 특이한 영화였고,
밤을 새면서 보기에 딱 적당한 분위기의 영화였다.
이 영화는 그런 음습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감독의 이전작들과는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명랑 쾌활하진 않지만, 좋은 음악과 춤이 있는 뮤지컬 영화이다.
나름대로 긴 러닝타임(137분)을 갖고 있는데, 그리 지루하진 않게 보았다.
깐느에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주연 배우가 실제 유명한 가수라고 한다.
그럼 그렇지 노래를 아주 잘하더라구...
5. 007 어나더 데이
- 한참 반미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와중에, 민감한 남북 대치상황을
것두 왜곡되게 그리므로, 우리나라에선 흥행에 죽쓴 007영화이다.
여러가지 황당한 장면이 많이 있었지만,
북한 군부의 주요 지휘관들이 사용하는 군용 비행기안 집무실에 일본의 전국시대 갑옷과
투구 그리고 일본도가 전시되어있는 장면은 정말 어처구니 없었다.
액션의 명품!
뭐 이런 카피가 포스터에 있었던거 같다.
나름대로 돈 많이 들인 티는 팍팍 난다.
한가지 맘에 들었던 장면은 007이 익사직전의 할배리를 구하는 장면에서
자신의 값비쌀것 같은 특수장치된(투명해서 차 밖에선 차가 보이질 않는다.)
BMW 차의 유리창을 과감하게 깨버리면서, 차안으로 들어오는 물을 마다하지 않고,
그녀를 구해내는 장면은... 음...
플레이보이라도 저 정도 정성이면, 누구나 넘어갈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_-;;
6. 피아니스트(로만 폴란스키감독)
- 동명의 미하엘 하네케 감독 영화를 너무 너무 감명깊에 본 덕분에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는 안 봤지만, 이 영화보다는 여교수와 젊은 남 제자간의
사랑을 다룬 '피아니스트'가 훨씬 나을거 같단 소리를 공공연하게 하고 다녔었다.
그 장담이 꼭 틀린 것 같진 않지만, 이 '피아니스트'도 그닥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그닥 나쁘지 않은 수준이 아니라, 꽤 훌륭했다.
애드리안 브로디라는 배우의 좋은 연기.
살아남기위한... 단지 살아남기 위한...
유태인의 유복한 집안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피아니스트가 조국 폴란드에서 겪는 2차대전과
유태인학살을 그리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속을 맴도는 생각이 있었는데,
수백만이나 되는 유태인들이 몇년에 걸쳐 학살되는 동안.
그들의 레지스탕스 운동은 어떻게 벌어졌을까?
우리는 독립운동이네, 뭐네 하면서, 나름대로 많이 덤벼들었을텐데...
그들은 그냥 순순히 죽어줄뿐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은 가족이 모두 죽고, 주위 모든 유태인이 죽던지 말던지..
혹은 총을 들고 덤벼들던지 말던지...
그저 살아남기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
간간히 창밖으로 저항운동을 벌이는 (폴란드인인지 유태인인지..) 상황이 연출되곤 했는데,
어지간한 전쟁영화보다도 훨씬 실감났다.
7. 영웅
- 이 영화를 기다린것이 한 5년은 넘은 거 같다.
어느 영화 잡지에서 진시황의 암살을 주제로 한 대형 무협사극이 제작된다는 기사를 접한것이
대략 5년은 된거 같다.
당시 감독, 배우진은 전혀 계획된바 없다고 했었다.
장예모 감독이 이 대형 상업영화의 연출을 맡게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다소 의외였다.
이연걸, 양조위, 장만옥, 장쯔이등이 출연한다는 것도 그렇게 맘에 들진 않았지만,
홈페이지의 예고편을 본고 난뒤에는 들뜬 기대감으로 극장을 찾았다.
생각보다 재미있진 않았지만,
(화려한 화면뒤로 지루함이 느껴져 시계를 바라봤을때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장면 장면들은 참 예뻤다.
특히 두가지가 인상적이었는데, 진나라 군의 화살을 쏘는 장면과
이연걸과 양조위가 아름다운 호수에서 천하제일의 경공을 바탕으로 물위를 날아다니듯
흡사 수중이 아니고 수상에서 싱크로나이즈드를 하듯 그렇게 대결을 하는 장면이다.
전횡을 일삼고, 자신의 민족과 나라를 없애려하는 침략국의 지배자를 암살하려는
무도가의 입에서 '천하'와 '대의'등을 논하며,
죽일수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살려두었다는 설정은... 다소...
억측에 가까운 거 같다.
그렇담 수천의 호위병들을 뚫고(?) 그 앞까지 가긴 왜 간걸까?
죽을 위험을 무릎쓰고...
이연걸은 황제의 10보앞까지 다가가기 위한 갖가지 작전(아마 평생간 수련한 무공까지)들을
모두 팽개치고, 목숨마저 버리면서 까지 적국의 침략자들중 우두머리를 살려두어야 했을까?
장예모감독의 명성에 비해선 다소 안타까운 점이 많은 영화이다.
8. 히트(DVD)
- 비디오는 127분인가 그렇구, DVD는 170여분이다.
'40분이 넘는 러닝타임은 어떤것이 숨겨져있을까?'하는 의구심을 품고 영화를 보았다.
이젠 너무 많이 봐서, 어학공부를 하는셈치고, 느긋하게 봤는데,
역시 이 영화는 너무나도 매력적인거 같다.
하지만, 비디오로 봐도 충분할듯.
전체 맥락에 크게 관계 없는 캐릭의 에피소드가 몇개 들어있을 뿐.
DVD판은 전반적으로 늘어지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이 영화의 장점인 사실적인 총성은 DVD판에서 아주 잘 살아있다.
9. 익스트림
- X 게임 메니아들을 모아서, CF를 찍는 팀이 동유럽의 한 고산지대에서 인공 눈사태를 만든다.
거기서 활강하는 스키어를 화면에 담는 다는 계획을 담고...
X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그 자유분방함을 뛰어넘는 독특한 개성을 담고 있어서 좋았다.
자유로움(!)은 저런것이 아닐까...싶은...
달리는 기차에 줄을 달아서 수상스키 타듯 눈위에서 보드를 타고,
호텔 옥상에서 활강하듯 스키를 타는...
다소 오버된 화면도 많았고, 멋진 액션만 가득한 영화였지만,
그래도 즐겁게 볼수있는 영화였다.
10. 가문의 영광
- 400만이 극장을 찾았다기에 나도 애써 찾아 보았는데, 기대만큼 재미있진 않았다.
거의 유동근의 원맨쇼같단 느낌이 들만큼, 유동근의 연기가 돋보였다.
정준호가 나와서 흥행이 잘 된거 같진 않다.
흥행이 잘 된 영화에 정준호가 나왔겠지....
11. 캐치 미 이프 유 캔
-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디카프리오의 캐릭은 현재도 살아있어서, 사업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범인을 검거한 형사역시 실존인물이고, 최근에도 둘은 친구처럼 지낸다고 한다.
스필버그의 연출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난한 느낌.
영웅과 이중간첩이 이 영화와 함께 개봉했을때 이 영화가 제일 재미있다는 말이 지배적이었는데,
실제 박스오피스는 '영웅'이 3주이상 이 영화를 제압하고 있었다.
'나 잡아봐라 ~~~'
ㅇ 추천작
1. 진용
- 진시황에 관한 영화 '영웅'을 보다 보니, 10년도 더 된 영화 '진용'이 생각난다.
장예모가 감독이 아니라, 배우로 출연한 영화인데, 실제 부부이기도 했던
공리와 함께 멋진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진시황의 돌로 만든 병정들이 있는 거대한 무덤의 어느 돌 호위기사는 실제 시황제의 근위기사였다.
그는 당시 사랑했던 여인 '공리'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가, 돌이 된채 수천년이 흐르고,
그 '공리'는 관광안내원이 된채 거대한 무덤 관광 안내를 한다.
거기서 해후를 하는 연인.
나름대로 아주 재미있다.
장예모가 생각보다 연기도 잘한다.
난 연출이랑 연기를 함께 한줄 알았더니 '정소동'이 감독했었다.
2. 더 셀
-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스릴러 물이다.
영화자체는 그리 재미있거나, 뛰어나다고 할수는 없지만,
CF감독 출신이라는 '타셈 싱'감독의 독특한 이미지는 정말 탁월하다.
심야상영하는 극장에서 자정이 지나서 이 영화를 보았는데,
극중 등장하는 각종 이미지들은 정말이지, 화려하고, 음습하며, 독특했다.
사실 문장력이 딸려서, 온전히 표현할수는 없지만,
가상세계의 이미지들을 이렇게도 멋지게 표현한 영화는 처음이다.
미술이나 디자인 전공하는 사람들은 꼭 봐야할듯...
사족...
어릴적 한 일곱살이나 되었나...
내 아버지는 시내 소극장 바로 옆에서 구멍가게를 경영하셨다.
자전거에 영화 포스터랑 풀을 싣고 시내 곳곳에 붙이러 다니는 아저씨는 아빠 가게게 곧잘 들렀었고,
아빠 가게에 포스터를 붙이면서, 초대권을 두어장씩 주고 가곤 했다.
난 그 때부터 극장에 들락거리기 시작했고,
처음엔 그저 총싸움이 좋았고, 큰 화면에서 보는 것이 좋았다.
그 소극장 옥상으로 올라가면 언제나 극장 건물 앞에 붙어있는 커다란 영화 포스터를
그리고 있는 아저씨가 있었다.
그리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지만..
참 신기했던거 같다.
지금도 어설프게 기억나는 것은 서극의 '촉산'을 당시 소극장에서 본것이다.
요즘은 거의 사라지고 없지만, 10년전만 하더라도 번화가 주위의 골목에는 소극장들이 많았다.
2본 동시상영이라고 해서, 개봉관에서 내린 영화들을 두개씩 연속해서 보여주곤 했다.
아빠 가게에서 나오는 초대권으로는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껏 볼수 없었고,
거의 전 극장의 포스터를 식당안 벽에 도배를 하는 그런 분식집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입장료의 절반값이면, 초대권을 구입할수가 있었다.
그렇게 영화를 찾아다니며 보았다.
물론 담치기를 해서, 화장실 창문으로 넘어들어간적도 있었구...
영화가 끝나고, 사람들이 우... 나오는 틈을 타서 극장안으로 뛰어들어간적도 있었구...
아주 어린시절에는 표를 사는 연인들 틈에 일행인척 끼여서 들어가기도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극장 종업원에게 들켜,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찰차에 실려 파출소로 압송되어,
무릎꿇고 혼이 난적도 있었다.
극장은 그렇게 내 어린시절의 놀이터 같은 곳이었다.
그런 극장들이 지금은 소극장은 절반이 넘게 없어졌으며, 그나마 남아있는 극장도,
3류 애로물만 상영하는 그런 장소로 전락해버렸다.
거기다가 항상 찾았던 개봉관은 전부 헐리고, 공사를 해서 지금은 멋있는 시네플렉스로 변해있다.
멋있지만은 않지만....
얼마전에 본 영화 '클래식'의 OST를 듣고있는데,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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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한달간 본 영화...
조니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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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1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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