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완전히 통달한 미라래빠는 인도의 다르마보디로부터 예배를 받은 후 더욱 유명해졌다. 그 당시 냐낭 사람들 모두가 산 자와 죽은 자를 위하여 그에게 예물을 바쳤다. 미라래빠는 뭇 존재들을 도우면서 냐낭의 복부형 돌굴에서 기쁨에 찬 나날을 보냈다.
그 당시 냐낭 수도원에서는 몇몇 학승(學僧)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미라래빠를 질투하고 시기했다. 그들은 미라래빠를 외도(外道)라고 비방하며 매도하였다.
어느 해, 냐낭 마을에 기근이 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씨앗을 구할 돈을 꾸려고 학승들을 찾아갔다. 승려들은 그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외도의 가르침을 수행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죽은 자에게 천도식(薦度式)을 베푼 대가로 그대들에게 어떤 예물도 받은 적이 없다. 게다가 우리는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진리를 연구하고 수행하기 위해 돈을 저축하고 있는 것이지, 그대들을 위해 모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을 꾸고자 한다면, 재산을 갖다 바친 그대들의 외도 스승에게나 가보는 게 좋겠어?!"
승려들은 마을 사람들의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돈을 꾸러간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 말했다.
"그래 어떤 의미에선 승려들이 한 말이 옳아. 우리는 이번 생을 위해서나 다음 생들을 위해서라면 미라래빠 스승을 귀의처로 삼을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생활이 궁핍할 때를 대비해 학승들에게도 예물을 바쳐야 해."
마을 사람들은 그의 말에 동의하고 수도원 측과 화해했다.
이 사건이 있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승들은 로뙨겐뒨붐과 라뙨다르마로죄의 주관 아래 큰 모임을 열었다. 이때 한 학승이 일어나 건의했다.
"미라래빠를 이곳에서 쫒아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신도들을 모을 수도, 가르침을 유포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미라래빠의 가르침은 외도적이고 사악하기 때문에 그를 추방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장로들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가 그를 강제로 추방한다면 사람들이 비난할 테니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그 대신 좋은 방법이 있다. 산스크리트와 논리학과 철학과 경전에 통달한 승려들을 세 명 뽑아서 그에게 보내 불교에 관한 논쟁을 벌이는 것이다. 그는 목소리 하나만 지닌 무지한 자이기 때문에 우리의 논쟁과 도전에 응할 수 없을 거다. 백 가지 질문을 던지면 기껏해야 겨우 한두 가지만 대답할 테니 그때 그를 질책하고 호되게 비방하면 된다. 그러면 굴욕감을 느
끼고 스스로 떠나게 될 거다."
이리하여 그들은 가장 학식 있는 세 명의 승려들을 뽑아 미라래빠에게 보냈다. 래충빠는 이들이 오는 걸 보고도 별로 반기지 않았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 미라래빠에게 여쭈었다.
"세 명의 학승들이 찾아와 선생님을 뵙고자 하는데 저들을 어떻게 할까요?"
미라래빠는 대답했다.
"마르빠 스승은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몸과 입과 마음을 모두 바쳐 일체 중생들의 유익을 위해 힘쓰도록 하라. 심지어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그들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라.' 그러니 그들을 안으로 모시도록 하라. 내가 그들을 만나보겠다."
그들은 안으로 안내되었다. 그리고 시원한 생수를 한 잔씩 받았다.
미라래빠는 학승들에게 말하였다.
"신념의 힘은 바위를 깨고, 땅을 가르고, 물을 나눌 수 있는 것이오. 자, 그럼 경전의 가르침을 설명해보도록 하시오."
학승들의 상수(上首)는 손뼉을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있게 응수했다.
"좋습니다! 우리는 모든 공덕을 상징하는 세 벌 옷[法服]을 입은 승려들로, 삼학(三學)과 수행을 통달한 법사들입니다. 우리는 경전의 가르침을 설할 수도 있고 설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먼저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당신과 같은 속인(俗人)이 무슨 공덕을 지녔길래 추호의 의심도 없이 신도들의 예물과 음식을 기꺼이 받습니까?"
첫댓글 몸과 입과 마음을 모두 바쳐 일체 중생들의 유익을 위해 힘쓰도록 하라.
나무아미타불 _()_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