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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년 반만에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추가 금리인상으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것을 경계하고, 앞선 금리인상에 대한 정책효과를 지켜보는 차원에서 동결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은은 “7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은 당분간 기준금리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동결 후에도 언제든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은이 금리동결 결정을 한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한은은 같은 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 전망치인 1.7%보다 낮은 1.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에서 3.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수출 부진은 계속되고 있고, 소비 동력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이렇게 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이유가 약해집니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기둔화 흐름과 가팔랐던 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1년 반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뉴스1
한은 통화정책의 큰 목표는 물가경로이고 환율은 부수적 조정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는 미래를 보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동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해 방향을 모르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주변을) 봐야한다”며 현 상황을 비유했습니다.
이제 한은은 물가경로를 지켜보고 싶어합니다. 이 총재는 “지금 있는 수준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경로로 가느냐를 확인해 보기 위해 (동결로) 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해는 미 연준의 결정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했던 상황에 몰렸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계속 가파르게 오르니 점검을 떠나서 매번 금리를 인상해야 했습니다. 한은은 현재 금리수준이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그대로 유지해도 물가 억제가 가능한지 점검에 나선 것이지요.
또 경기회복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끝난 것이 아닌 만큼 금리인상 카드를 더 소진하기란 어렵다는 계산도 섰을 겁니다. 이 또한 경제전망이 불확실해서 그렇습니다.
이 총재는 한미금리 차이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국내 물가가 이번 금리 결정에 더 중요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3월과 5월에 0.25%포인트씩 금리인상을 결정한다면 양국의 금리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집니다. 그는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변동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고려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통화정책에서 차이가 벌어지면 환율을 절하할지 외환보유고로 쏠림현상을 막을지 금리를 올릴지 등 정교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한은 금통위는 ‘불확실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과거보다 더욱 커졌다고 합니다. 이 총재도 이번 금리동결은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안개가 짙게 껴서 운전을 멈추고 시야가 트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말한 ‘안개’는 언제쯤 걷히게 될까요? 우리는 시계 제로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행진 멈췄다... 한은, 경기 방어 위해 3.5% 동결
한국은행이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동결했다. 국내 경기 둔화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고려해 작년 4월 이후 7번 연속 올렸던 금리를 이번에 묶어두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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