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이우디 우는 얼굴이 웃으며 지나간다 입이 막힌 영상을 보다가 봄이 죽은 소식을 읽는다 너머에서는 총알이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는 소식이 자막으로 흐른다 아무도 없는 텅 빈 가게가 붐빈다 급발진한 말들이 꽃보다 붉다 개나리가 만발한 들판에서 잠시 죽어도 될까 귀를 세우고 죽은 봄을 기다린다 오지 않는 얼굴을 미리 읽는다 웃으며 지나가는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 농담을 끝내고 싶은데 화약 냄새가 닫힌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얼룩진 군복의 탈주병들이 우르르 쏟아진다 나를 겨냥한 말들이 앞발을 세운다 눈을 가린 나는 바람에 올라탄다 나의 무게를 견디는 게 무엇인지 묻는다 대답이 없다 자연처럼 무안하지 않다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베일을 벗은 오늘을 아름답다 해야 할까 외출하지 않는 날이란다 언제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되었는지 나만 모르는 날이 웃으며 지나가는 걸 본다 혼잣말이 빅스비를 호출한다 “우크라이나를 틀어줘” “헤네시 파라다이스 불러줘” 이스라엘이 지나간다 냉담한 전쟁이 지나간다 농담이 지나간다